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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공들였지만…바람 잘 날 없는 상조

자본금 요건 강화(3억원→15억원) 시행 후 되려 후불제 상조 업체 난립

해약환급금 미지급 등 위법행위 여전

업계 2위 보람상조 그룹 장남 마약 스캔들 불거져

머니투데이방송 유찬 기자curry30@mtn.co.kr2019/11/18 13:58

상조 업체 정보 웹사이트 '내상조 찾아줘' 상담 게시판에 소비자 상담 글들이 올라와있다.(사진=내상조 찾아줘 상담게시판 캡처)

상조 업계는 선수금 기준 5조원이 훌쩍 넘는 시장 규모와 가입자 수 560만 명을 자랑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부실상조', '불법상조'라는 부정적 인식 역시 여전히 강하다.

정부가 지난 1년간 안 좋은 이미지를 바꾸고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지만 그 효과는 더딘 가운데 최근 대표적인 상조회사에서는 마약 스캔들이 터지며 이같은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늘(18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 관할 지자체와 함께 부실 운영 우려가 있는 상조 업체에 대해 대규모 조사를 벌이며 소비자 피해 막기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25일 할부거래법을 개정해 자본금 요건을 강화하는 등 혼탁한 상조 업계를 개선하고 소비자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시장으로 만드는 노력을 지속했지만 그 속도가 더딘 탓이다.

자본금 기준이 기존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높아지며 부실 상조업체 상당수가 정리됐음에도 여전히 적정한 해약환급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법정 선수금 50%를 보전하지 않고 영업하는 불법 상조회사가 다수 적발되고 있다.

상반기 30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해약환급금 미지급(13개), 선수금 미보전(7개) 등 위법 행위가 다수 나왔고, 올 1분기부터 현재까지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을 해지해 등록이 취소된 업체도 2곳 있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급여력비율이 업계 평균(92%)에 미치지 못해 해약환급금 지급 등 재무관련 운영이 부실한 업체를 중심으로 조사를 펼칠 계획이다. 지급여력비율은 선수금에 자본을 더한 값을 선수금으로 나눈 것으로, 비율이 높을 수록 부도나 폐업 등 상조관련 위협에 대응할 능력이 우수하다고 본다.

한편, 건실한 상조 업체 위주로 시장을 재편하려는 의도에서 시행한 자본금 요건 강화 제도가 오히려 탈법 상조 회사를 양산하는 풍선효과를 불러온 것으로 나타났다. 요건을 갖추지 못해 등록 말소된 업체 중 다수가 규제 법망을 피해 선불식 할부거래 업체로 등록하지 않고 후불식 상조회사로 돌아선 것이다.

한 상조업체 관계자는 "자본금 요건 강화 이후 수많은 업체가 사라졌는데, 그 인력은 그대로 남아있으니 규제가 강한 선불식 할부거래를 피해 후불 상조 업체를 새로 만든다"며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주요 후불 업체만 기존 10개에서 지금은 20개를 훌쩍 넘긴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홍정석 공정위 할부거래과장도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현재 등록된 상조업체 86개보다 배 이상 많은 변종 상조업체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보통 상조 회사는 소비자가 상을 치르기 전 대금을 미리 지불하면 선불식 할부거래, 상을 당했을 때 한번에 돈을 내면 후불식 상조로 구분한다.

업체가 대금을 미리 받는다면 선불식 할부거래로 등록하고 영업해야 하지만, 이들은 후불제 상조를 표방하며 정부에 등록 하지 않고 영업하면서도 동시에 가입비라는 이름으로 소비자에게 돈을 받고 있다.

이들은 또 공제조합이나 시중 은행과 보증계약도 맺지 않아 업체가 갑자기 폐업하거나 영업을 중단하는 경우 소비자가 미리 낸 가입비는 돌려받을 길이 없어 소비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

공정위는 이번 직권조사에서 다양한 변종 상조 거래 형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며 이들이 할부거래법을 위반해 소비자 피해를 일으키는지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다.

이처럼 정부가 건전한 상조문화 정착을 위해 애쓰는 가운데 자정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할 업계에서는 엉뚱한 마약 스캔들이 불거졌다.

지난주 업계 1,2위를 다투는 보람상조 그룹 최철홍 회장의 장남 최모 씨가 다량의 코카인과 엑스터시, 케타민 등을 밀반입한 혐의로 구속 기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다른 상조회사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우리까지 덩달아 고객 문의가 늘어나는 등 피해를 보는데 대형 업체의 경우는 더 타격이 크다"며 우려했다.

보람상조 측은 이와 관련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유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유찬기자

curry30@mtn.co.kr

산업2부 유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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