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일본 수출 허가…배터리 파우치필름 국산화 멀어지나
김주영 기자
[앵커멘트]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를 시작한지 4개월 만에 액체 불화수소의 수출을 승인하면서 소재 국산화에 제동이 걸리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를 감싸는 파우치필름 업계는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국산화가 더 멀어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김주영 기자입니다.
[기사내용]
일본 수출규제가 시작된 이후 배터리 업계에선 전기차 배터리 포장재인 파우치 필름의 국산화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수출규제 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파우치필름의 일본 의존도가 큰 만큼 잠재적으로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습니다.
그 후 4개월, 일부 파우치필름 업계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업체와 몇 차례 제품 테스트를 하기는 했지만 그 이상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가 액체 불화수소의 수출을 추가 승인하면서, 업계는 파우치필름의 국산화가 더 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파우치필름의 국산화를 위해서는 이를 채택하는 배터리 업계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배터리 업계는 당장 파우치필름 국산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파우치필름까지 규제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한일관계가 악화하더라도 일본 업체에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제품을 공급해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찌감치 설비 투자를 마치고 공급에 나선 일본 업체들이 국내 업체보다 30% 가량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납품하는 점도 파우치필름의 국산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 : 일본업체들이 감가상각 끝났으니 우리가 더 싸게 줄 게 하면 셀메이커 입장에선 상식적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기존에 써왔던 걸 쓰는 게 모험도 아니고 안정적이면서 저렴하니까.]
파우치필름은 중대형의 경우 일본 DNP와 쇼와덴코의 점유율이 100%에 이릅니다.
당장은 수급에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앞으로 전기차 시장이 한층 커질 것을 고려하면 지금이라도 파우치필름 국산화를 통해 대외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주영입니다.
김주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