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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갈피 못잡는 중고차 책임보험..교통정리 못하는 국토부

머니투데이방송 김이슬 기자iseul@mtn.co.kr2019/11/22 10:28

<충북 청주시 중고차 매매단지. 사진=뉴시스>

중고차를 샀다가 불량 점검으로 피해를 입으면 보상받는 중고차 성능·상태점검 책임보험(이하 책임보험)이 의무화됐지만 현장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매매업자들의 의무가입 반발에 어느덧 보험료는 소비자들에게 떠넘겨졌고, 의무화를 주도했던 국회의원은 사실상 폐지법안을 들고 나왔다. 국토교통부는 교통정리를 못하고 땜질식 처방을 되풀이 중이다.

지난 6월부터 본격 시행된 중고차 성능책임보험은 차량 상태를 점검하는 업자가 향후 차량 고장이나 문제시 책임을 지는 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게 골자다. 지난 3년여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중고차 피해 10건 중 8건은 '불량 점검'이 원인이었다. 이 제도의 취지는 이처럼 거래 전 성능기록부에 적힌 것과 차량 상태가 달라 피해를 입은 소비자를 구제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차량 성능을 보증하는 성능기록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매매업자는 중고차 매도시 성능기록을 전산으로 입력하도록 되어 있지만, 의무보험에 반발하는 일부 지역 매매업자들은 이를 거부하거나 거짓으로 입력해도 문제없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제도시행 6월 이후 넉달간 책임보험 계약차량은 12만3500대에 그쳤다. 연간 220만대 중고차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달간 계약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책임보험 미가입은 과태료 1천만원 행정처분 대상임에도 현장조사가 뒤따르지 않아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매업계가 의무보험에 반대하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과도한 보험료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국토부는 책임보험 의무화로 보험료를 떠안은 매매업계가 강력 반발하자 부랴부랴 보험료를 소비자에게 받을 수 있다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소비자들만 중고차를 사는 비용이 더 늘어났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6~9월 기준 대당 책임보험료는 3만8500원 수준이다. 아우디, 벤츠 등 외제차의 경우 20만원 안팎으로 국산차보다 비싸다.

하지만 성능점검업계와 보험업계는 매매업계의 반대 이유가 '시장 투명화를 꺼리기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과거 깜깜이 성능점검과 달리 체계적인 검사가 이뤄지면 중고차 거래가 예전만큼 수월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책임보험 제도만 시행되고 현실은 외면받는 엇박자가 나고 있는 모습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소관부처인 국토부는 각 지자체에 관리와 행정처분을 위임하면서 방관하고 있다. 책임보험 가입 관련 행정처분은 관할 관청이 처리할 사항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책임보험 의무화를 주도한 함진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시행 3개월만에 의무보험을 선택사항으로 돌리는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상황은 더 꼬이기 시작했다. 폐지법안까지 나온 마당에 매매업자들은 가입을 더욱 꺼리고, 지자체도 수수방관하는 사이 소비자들의 피해 구제만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상황정리를 해야 하는 국토부는 일단 표적 대상인 보험료 낮추기에 혈안이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국토부는 금융당국과 보험개발원에 '중고차 책임보험 요율을 검증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책임보험 의무화가 시행된지 6개월도 안된 상황에서의 요율검증 의뢰에 보험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통상 화재보험 등 일반 손해보험 상품은 5년 통계치를 근거로, 자동차보험료는 1년 자료를 토대로 요율검증을 한다. 손해율을 산정하기 위한 통계 자료가 최소 1년치는 쌓여야 요율을 정확하게 산출할 수 있어서다.

중고차 책임보험이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전환되면 보험사들은 해당 상품을 팔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누구나 가입하는 의무보험일 때와 달리 '문제있는 차량'만 가입하기 때문에 손해율이 오를 수밖에 없고 결국 보험료가 올라 일반 가입자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과거 책임보험이 도입되기 전에도 중고차 피해를 구제할 최소한의 장치는 있었다.자동차관리법에 따라 매매업자가 보증보험에 가입하고 향후 성능점검 미달이나 성능장 과실로 피해가 발생하면 성능업체 측에 피해액을 구상하도록 하는 식이었다.

문제는 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피해 입증을 위해선 법원의 확정판결이나 공적증서 발급 등 절차가 복잡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보증보험에서 연간 지급된 보험금은 2억원 수준에도 못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가입하지 않은 자동차 딜러들도 많아 주먹구구식 보상이 이뤄지고 있던 셈이다.

6월 중고차 책임보험이 도입된 이후 구매자 1600여명이 피해 구제를 받았다. 아우디 A6 중고차량을 샀다가 실린더 이상이 발생한 A씨는 700만원이 넘게 나온 수리비를 780만원의 보험금으로 충당했다. 16만5천원 보험료가 들었지만 결과적으로 한숨을 덜었다. 손보협회는 9월 한달간 673건의 사고지급 건수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한해 약 8000건의 보험금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 피해를 막겠다며 중고차 책임보험이 의무화된지 아직 반년도 채 되지 않은 초기 단계다. 특정 업계 눈치 보기에 급급해 땜질식 처방이 되풀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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