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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반발에 발목 잡힌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 논의…재계 '경영간섭' 반발
국민연금 "경영 간섭 없이 명확한 절차 따라 진행"…다음 기금위서 재논의
전문가들 "재계 우려 과도…가이드라인 마련해야 예측가능성 높아져"
조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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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의 횡령·배임 등 기금운용에 명백한 손해를 입히는 중대 사안이 발생할 경우 해당 기업의 이사 해임을 요청하는 주주권 행사 방안을 명확히 하려 했으나 재계의 강력한 반발에 한 발 물러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안에 대해 기관투자자가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건 오히려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데다 무엇보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당연한 결정인 만큼, 재계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지적합니다. 조형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사내용]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 방안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려던 계획을 재계의 반발을 고려해 뒤로 미뤘습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오늘 회의를 열고 '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 관련 후속조치안'과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는데, 적극적 주주권 행사와 관련된 내용만 부결됐습니다.

국민연금은 배당정책이 미흡하거나 횡령·배임 등의 행위로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훼손되면, 이사 해임 등을 포함한 주주제안을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재계에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경영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강력하게 반대해 결국 한 발 물러나게 된 겁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 전반적으로 재계를 대표하시는 분들이 기금운용위원회가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에 대해 근본적으로 잘못 이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기본적인 주주권 행사가 재계 반발에 발목을 잡혔다고 평가합니다.

국민연금은 주주권을 행사하기 전에 사전에 충분한 대화를 진행하는 등 개선기간을 제공하는데도 재계가 과도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실제 국민연금은 중점관리사안에 해당하는 기업에 비공개 대화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적극적 관리대상에 올랐음에도 문제가 개선되지 않을 때에만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한 뒤 다음 기금위에서 가이드라인 안건을 재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 중점관리 대상 선별 과정이 좀 더 명확하게 규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고, 예상 밖의 우려사항 등은 매우 구체적으로 적시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다 보완해서 이 정도면 구체성이 있고 재계의 우려가 없겠다는 의견이 수렴되면 가이드라인을 통과시키려고 준비할 것입니다.]

재계의 반대 탓에 국민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주주권 행사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조형근입니다. (root04@mtn.co.kr)


조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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