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B, 내년 韓증시 엇갈린 전망…'회복 vs 저조'
다수 글로벌 IB "한국 증시, 내년 회복" 예상…'비중 확대' 제시씨티그룹 '비중 축소' 의견 내…"수출 등 무역 둔화 악영향"
조형근 기자
내년 한국 증시 전망을 놓고 글로벌 IB(투자은행)들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 업황 둔화 등으로 올해 국내 상장사가 힘든 한 해를 보낸 가운데, 향후 회복 정도에 대한 시각 차이가 시장전망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최근 '비중 유지'에서 '비중 확대'로 한 단계 높였다. 한국 증시를 긍정적으로 내다본 요인으론 ▲악재 선반영 ▲저평가 매력 ▲경기 회복 등을 꼽았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미중 무역분쟁 등 거시경제의 부정적인 요인이 이미 증시에 반영됐다"며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코스피가 그동안 부진했던 만큼 상대적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 예상치는 2,350을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도 이와 비슷한 의견을 내면서 지난 3분기에 이어 투자의견을 상향했다. 골드만 삭스는 지난 3분기 투자의견을 '비중 축소'에서 '시장 비중'으로 상향 조정했고, 4분기 들어 '비중 확대'로 재차 높였다.
골드만삭스는 "메모리 가격 안정화와 반도체(D램·NAND) 재고 정상화, 5G 수요 증가가 실적 반등을 이끌 것"이라며 "한국의 주당순이익(EPS)는 올해 -33%에서 내년 22%로 회복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씨티그룹은 지난 29일 진행한 투자자 발표에서 한국 증시에 대해 '비중 축소' 의견을 제시했다. 수출 둔화가 내년 증시까지 악영향을 이어갈 것이란 판단이다. 또 부진한 배당 등이 투자매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그룹은 "무역 둔화가 한국 증시의 이익 모멘텀을 해치고 있다"며 "최근 한국 기업이 주주친화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란 기대가 나오지만, 여전히 배당금 지급은 부진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조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