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현장+] 취임 100일 앞둔 은성수, '"소통 넘어선 액션파워 필요"
은성수 위원장 '소통 리더십'...금감원과도 '해빙무드''무색무취'하다는 평도...자신만의 색깔 보여줬으면
이유나 기자
금융권 인사들의 은성수 금융위원장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비슷하다. 은 위원장이 소통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 실제 은 위원장이 행장으로 재직했던 수출입은행 직원들도 모두 입 모아 은 위원장의 교감 능력을 칭찬한다.
한 수출입은행 직원은 "소통하는걸 좋아하시는 분"이라며 "주기적으로 타운홀미팅을 열어, 전 직원들과의 격의없이 대화했다"고 설명했다.
행장에게 행원들이 직접 질문하기 어려울 것을 대비해, 질문은 미리 문자로 받았다고 한다. 직원들과 진실된 대화를 원하는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은 위원장의 이런 '소통 리더십'은 금융위원회로 와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일단 기자들과의 백브리핑 시간이 길어졌다. 은 위원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금융위 출입기자들에게 모두 다 기사다.
그렇다보니 속된 말로 '은 위원장이 뜬다'하는 공식석상에는 전 매체 기자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들어 질문을 던진다.
은 위원장이 비교적 솔직하고 서스럼없이 대답해주는 덕에, 많은 기자들은 평소 궁금했던 질문들을 더 긴 시간 동안 위원장과 나눌 수 있게 됐다.
백브리핑 시간만큼이나 금융위 내부 회의도 길어졌다는 후문이다.
우스갯 소리로 회의가 이전보다 3시간이나 길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한 금융위 간부는 그만큼 모든 사안에 은 위원장이 애정을 갖고 들여다본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가장 큰 변화는 금감원과의 관계다. 한때 금융위와 금감원은 각종 이슈마다 사사건건 부딪히며 '앙숙'과 같았지만, 최근엔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DLF 후속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은 위원장이 감독원 쪽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려 했다"고 전했다.
두 당국의 '해빙무드'에 금감원 내부에서는 내년도 예산이 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흘러 나온다.
금감원 예산을 심의하고 있는 금융위도 이런저런 이유로 큰 폭은 아니더라도, 동결보다 예산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눈치다.
다만 은 위원장의 솔직하고 격의없는 소통은 때론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취임간담회 때 논란이 많았던 '공짜 점심'이나, 국회 정무위에서 사모펀드 투자 규제를 강화하는게 '소신과 다르다'고 발언한 것들이 그것이다.
일각에선 소통을 많이 하는 것에 비해 '무색무취'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2주 뒤면 어느 덧 은 위원장이 취임한지 100일이다. 이제는 캐릭터화된 덕장의 이미지에 더해 본인의 철학과 조정 능력을 보여줄 때다.
이유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