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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펀드 KIC, 국내 운용사에 위탁 늘린다…"운용업계 성장 지원"

글로벌 주식·채권 부문 국내 운용사에 위탁 결정…최대 4억 달러 규모
"국내 금융·자산운용 산업 성장 위해 계속해서 다각적으로 노력할 것"
조형근 기자

지난 28일 서울 중구 한국투자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내 자산운용사와 해외투자 협력을 위한 간담회' / 사진=한국투자공사 제공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가 국내 자산운용사에 자금을 추가 위탁하기로 했다. 그동안 직접 운용하지 않는 자금을 주로 외국 운용사에 맡겼으나 이제는 국내 운용사도 해외 투자에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자산운용업계는 한국투자공사의 자금을 위탁 운용한 이력(트랙레코드)을 쌓으면 외국의 국부펀드 자금을 유치하는데 발판 역할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공사가 최근 국내 자산운용사에 글로벌 주식과 채권 운용을 일부 맡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주식 등 일부만 국내 운용사에 위탁하고 대부분은 해외 운용사에 맡겨왔지만,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자산 부문까지 위탁 운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투자공사는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의 외환보유액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국부펀드로, 지난 8월 말 기준 보유 자산은 1,455억달러(약 172조원)에 달한다. 이번 결정에 따라 내년부터 글로벌 주식·채권 투자에서 국내 운용사에게 위탁할 자금은 최대 4억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공사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국내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자금 위탁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며 "정확한 위탁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투자공사가 국내 운용사에 위탁 운용을 늘리기로 결정하자 운용업계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동안 국내 운용사를 위탁사로 선정하는 데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공사가 국내 운용사에 위탁 운용하는 자금은 지난 8월 말 기준 4억 6,000만달러에 불과했다. 외부 운용사에 맡기는 운용액(481억달러) 중 0.96%만 국내 운용사에 맡긴 것이다. 구체적으로 한국투자공사는 중국 주식 운용 부문에서만 국내 운용사에 약 4억달러 위탁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한국투자공사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포함한 글로벌 전통자산(주식·채권) 운용을 국내 자산운용사에 위탁하는 건 처음"이라며 "한국투자공사의 자금을 위탁받게 된다면, 향후 해외 국부펀드의 자금을 유치하는 데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공사가 국내 운용사에 위탁을 늘린 건 최근 성장하고 있는 국내 금융 산업을 지원해 성장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최희남 한국투자공사 사장은 앞서 "국내 자산운용사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한편 이번 위탁사 선정 이후에도 한국투자공사가 위탁 규모를 늘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자금 위탁은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투자로, 향후에는 액티브 부문까지 확대될 것이란 기대다.

한국투자공사 관계자는 "이번 위탁 운용사 선정 계획은 국내 자산운용사의 해외 투자 운용 역량 및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취지"라며 "이후에도 국내 금융·자산운용 산업 성장을 위해 계속해서 다각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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