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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뒤]'혈맹' 넷마블-엔씨, IP 제휴 연장계약 두고 '고지전'

어려울때 손잡은 혈맹...원만한 제휴 이어갈지 눈길 모아

머니투데이방송 서정근 기자antilaw@mtn.co.kr2019/12/12 16:44

넷마블과 엔씨소프트가 2015년 설날 연휴를 앞두고 양사간 지식재산권(IP) 제휴를 발표하자 세간의 이목이 쏠렸습니다. 양사간 합의의 핵심은 2018년 2월 이전까지 넷마블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 3종 게임의 IP를 활용한 게임 개발권을 얻는다는 것이었습니다.

IP 제휴와 함께 엔씨는 넷마블 지분 9.8%를 3800억원에 사들였고 넷마블도 엔씨 지분 8.9%를 3900억원에 매입해 '혈맹'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지난 2015년 2월, IP 제휴 협약을 체결한 방준혁 의장(우측)과 김택진 대표


김택진 대표가 김정주 넥슨 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에서 승기를 잡았고, 넷마블은 엔씨의 IP를 손에 넣어 성장동력을 얻었습니다.

양사의 제휴가 성사된 후 부터 2019년 3분기까지 넷마블이 엔씨의 IP를 빌려 만든 '리니지2 레볼루션'과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의 매출 누적분은 2조1000억원에 육박합니다.

넷마블이 엔씨 지분 취득 당시 주당 20만원 가량하던 엔씨소프트 주가는 50만원대에 안착해 투자수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의 배당으로 인한 수익은 덤입니다.

양사의 제휴 이후 엔씨소프트가 넷마블로부터 받은 로열티 총액은 2300억원 가량입니다. 엔씨소프트는 제휴 당시 넷마블의 시가총액을 3조9000억원으로 책정하고 지분투자를 단행했습니다. 넷마블의 시가총액은 현재 7조6000억원 규모입니다. 적지 않은 투자수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양측 모두 상대가 아니었으면 절대 얻지 못할 형태의 도움을 얻어 승승장구했고, 업계에서 좀체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윈-윈했다는 평입니다.

그런데, IP홀더인 엔씨가 모바일 MMORPG 장르에서도 개발력과 사업성을 입증하자 양사의 동반성장과 협업구도가 이전과 달라진 양상입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과를 '리니지M'이 넘어섰고,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의 성과는 넷마블의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힘의 균형이 엔씨로 기운 상황입니다.

넷마블은 '블소 레볼루션'외에도 '아이온' IP의 모바일게임을 만들 권리를 확보했으나 유효시한인 2018년 2월 전에 개발에 돌입하지 못해 관련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열티 배분 비율 변경도 양사간의 균형이 엔씨 쪽으로 다소 기울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엔씨는 2017년 중 넷마블로부터 '리니지2 레볼루션' 로열티로 1074억원(총 매출 1조812억원)을 수령했습니다. 2018년에 엔씨가 수령한 로열티는 599억원(총매출 5361억원)이었습니다. 총매출 중 10%를 가져가는 계약이었습니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엔씨가 넷마블에서 수령한 로열티 총액은 627억원입니다. 이 기간 중 '리니지2 레볼루션' 매출(2322억원)과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매출(1667억원)을 합산하면 3989억원입니다.

기존 계약기준으론 같은 기간 중 로열티 규모가 400억원선이어야 하는데, 이같은 기준의 로열티 책정이라면 총매출중 15%를 엔씨소프트가 가져가고 있는 셈입니다.

'리니지2 레볼루션' 서비스 3년차부터 10%보다 높은 비율로 로열티를 할애하고 있거나, 2017년 연말 서비스를 시작한 '블소 레볼루션'이 10%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로열티를 산정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리니지2 레볼루션'과 '블소 레볼루션' 모두 최초 상용화 시점으로부터 4년까지가 계약기간입니다. 먼저 만기가 도래하는 '리니지2 레볼루션'은 2020년 12월 13일이 만기입니다.

엔씨가 연장에 동의하지 않으면 '리니지2 레볼루션' 서비스가 중지됩니다. 엔씨소프트 입장에선 자신들의 IP를 다른 회사가 활용해 돈을 버는 것이 달갑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양사간 우호적인 관계를 감안하면 그런 극단적인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진 않아보입니다. 방준혁 의장과 김택진 대표가 2015년 협력체제를 구축한 후 '밀월'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IP 협업을 차단할 경우, 김택진 대표와 엔씨소프트가 가장 곤궁할 때 손을 내밀어준 파트너를 배신했다는 평가를 면키 어렵기도 합니다.

그러나 최정상간의 밀월과는 별개로 양사 임원들과 사업실무진들은 자사에 '한뼘'이라도 더 유리한 쪽으로 사업제휴를 이어가기 위해 '고지전'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넷마블 입장에서 여전히 아주 소중한 상품자산입니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2322억원으로, 북미에서 서비스 중인 '마블 컨테스트 오브 챔피언(2379억원)' 다음으로 가장 많은 매출입니다. 아직 해외 진출을 이루지 못한 '블소 레볼루션(1667억원)'과 격차가 적지 않습니다.

관련한 논의가 어떠한 양상으로 전개될지 내다보기 쉽진 않은데, 결국 엔씨가 IP 라이센스를 연장해주고 로열티 배분 비율을 더 높이는 쪽이 '원만한' 귀결일 것 같습니다.

넷마블은 경쟁사들보다 매출 대비 이익규모가 적어, 가치평가에서 손해를 봤습니다. 주력 게임 대부분이 엔씨, 디즈니 등 외부 IP 홀더와 제휴를 통해 만들어져, 수익 배분 과정에서 넷마블 몫이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엔씨 IP 비중을 낮추기 위해 IP 수급 주체를 다양화하고 'A3', '세븐나이츠', '스톤에이지' 등 자체 IP 강화에 나선 것도 이같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같은 노력이 아직까진 충분히 성과를 내지 못해, 웅진코웨이 인수에 나섰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넷마블은 내년 중 자체 IP 활용 신작들을 연거푸 냅니다. 그 성과가 엔씨와의 역학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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