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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금감원 출신 5년간 GA 재취업 제한을 보는 시선

금감원 퇴직자 재취업 전용창구 'GA', 준법감시인 문턱 높여
기존 퇴직 후 2년에서 5년으로 상향, '퇴직자 발목잡기' 울상
김이슬 기자



금융감독원의 재취업은 한국은행이나 예금보험공사 등 다른 기관보다 엄격한 편이다. 금감원 4급 이상 직원은 퇴직 전 3년간 몸담은 부서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관에 향후 2년간 재취업할 수 없다. 4급 이상이면 입사 5~6년차에 해당한다. 금감원 노동조합은 지난 7월 재취업 제한이 유독 가혹하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법인보험대리점(GA)은 그간 금감원 출신들이 그나마 수월하게 이동했던 곳으로 꼽힌다. 주요 금융회사로 이직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우후죽순 늘어나는 GA는 일종의 은식처로 통했다. 3년 전 민병두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500명이상 설계사를 보유한 전체 43개 GA 중 14개사(32.6%)에 금감원 퇴직자가 재직한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다.

이런 이유로 GA에 포진한 금피아 (금감원+마피아) 출신들이 준법감시인이나 감사, 고문을 맡으면서 규제 방패막이 역할을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GA 공동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현 조경민 보험대리점협회장도 전임 강길만 협회장도 모두 금감원 출신이다. 금감원 측에서는 유착 논란에 대해 오히려 전문적인 당국 출신 인사가 GA 내부통제 역할을 하기 제격이라고 반박한다.

그런데 최근 금감원 퇴직자에 대한 GA 재취업 문턱이 대폭 상향되면서 내부에서 '퇴직자 발목잡기'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GA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보험업 감독규정을 개정하면서 준법감시인 선임 관련 기준을 제시하고 적용 시기를 내년 1월로 못밖았다. 임명 기준이 더 깐깐해졌다. 금감원은 물론 기획재정부, 금융위 근무경력 기간을 기존 2년 이상에서 7년으로 올리면서 동시에 해당 기관 퇴직 후 5년이 지난 자로 제한했다. 당장 내년 1월부터 금융당국 출신이 대형 GA에 재취업 하려면 퇴직후 2년이 아니라 5년이 지나야 자격이 주어진다는 얘기다.

당장 금감원 내부에서는 지나친 역차별이라고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른 금융기업 대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GA의 재취업 퇴직규정만 5년으로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당국 출신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 건 아니다. 보험회사나 보험협회, 보험개발원을 포함한 관계단체 출신 경력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강화됐고, GA나 보험중개사에서의 내부통제 및 감사 관련 업무 경력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다. GA의 영향력이 보험시장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커지면서 불완전판매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격기준이 엄격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의 재취업 문턱이 유독 높은 것은 과거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금감원 출신 인사가 저축은행에 재취업해 비리를 저지른 정황이 드러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최근 몇 년간은 또다른 재취업 창구로 알려진 보험사 상근감사직이 대다수 사라지면서 퇴직인사들의 재취업은 더욱이 힘들어졌다. 뿌린대로 거둔 결과라지만, 현역들은 과거 OB들의 잘못이 대물림되고 있다며 울상이다.

일각에서는 충분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금융 전문가들이 퇴직후 허송세월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것은 과도한 인력낭비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한편으로 직을 잃은 누군가에게는 생계가 걸린 문제일 수도 있다.

금감원은 조만간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다. 과거 수석부원장 산하에 있다가 금융소비자보호처로 분리된 보험 업권을 다시 떼어내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라고 한다. 연말은 인사철이 겹쳐 언제나 그렇듯 뒤숭숭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크리스마스 선물과 악몽 사이에서 줄다리기 하는 이들에게 재취업 한파는 더 매섭게 다가오는 것 같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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