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강릉 KTX 탈선사고 원인은 "신호기 배선 반대로 꽂아서…"

강릉선 KTX 열차 탈선 사고 <사진=뉴스1>

지난해 12월8일 발생한 서울행 KTX 강릉선 열차 탈선사고 조사 결과, 선로 시공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 사고로 승객 15명과 기관사 1명이 경상, 강릉역 직원 1명이 중상을 입었다.

24일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는 지난해 12월8일 오전 7시35분 강릉선 청량신호소에서 발생한 KTX-산천열차 탈선사고 조사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사조위에 따르면 열차가 탈선한 주된 원인은 선로전환기의 오작동이다. 철도시설공단이 열차 정지와 진행을 표시하는 선로전환기 신호 배선을 설계도와 반대로 시공했고, 선로 유지보수 의무가 있는 철도공사도 열차 운영 과정에서 이를 알아채지 못해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조위 관계자는 "강릉선 청량신호소 21B호 선로전환기 첨단부가 서울방향으로 밀착되지 못하고 벌어진 장애 상태에서, 청량신호소 출발 신호기에 정지신호가 나타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진행신호가 나타나도록 신호기계실 내 분선반 단자대의 21A호·21B호 선로전환기 배선을 반대로 시공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일 선로전환에 장애가 있다는 신호가 반대로 표시되면서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공사 당시 서울 방향과 강릉차량기지 방향의 배선 연결 도면이 서로 달랐는데, 이같은 내용이 설치·시공·감리 과정에서 현장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공단은 선로 준공 후 청량신호소 및 강릉차량기지 연동검사를 소홀히 해 21A호·21B호 선로전환기가 반대로 표시되는 것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 외에도 사조위는 "쌍동 선로전환기 표시회로를 분리하도록 변경하고, 유지보수 교육을 시행하지 않은 것과 유지보수 매뉴얼을 개정하지 않은 것, 종합시험운행 사전점검 결과 검토가 미흡하게 시행된 것 등이 사고 기여요인"이라면서 "공단이 시공을 헷갈리게 했고, 이를 넘겨받은 철도공사가 유지보수를 제대로 안 했기 때문에 양자의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사조위는 지난해 사고 발생 직후 즉시 사고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사고현장 현장상황·기계실 배선상태·공사 시행 자료수집·관련자 인터뷰·열차운행기록 분석·선로전환기의 동작시험·유지보수의 적정성 등 분야별 면밀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는 최종적으로 관계인 의견청취·관련분야 전문가 자문 등의 과정을 거쳐 지난 23일 확정 공표됐다.


김현이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