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로 본 건설업계 2020 경영전략]불황에 '내실 다지기' 결의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김형 대우건설 사장,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사장, 안재현 SK건설 사장,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 <사진=각 사>

지속되는 경기 불황에 건설업계가 올 한해 내실 다지기를 결의했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긴장 상태가, 대내적으로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건설경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체질 개선을 통한 성장이 경영 키워드가 된 모습이다.

2일 건설업계에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별도의 시무식 대신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원팀(One Team)'과 '이익 성장'을 강조했다.

이영호 사장은 "2020년은 시장과 고객에게 우리의 역량과 경쟁력을 보여주고 새로운 10년의 성장을 약속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프로젝트와 업무의 기본을 되돌아보고 진취적인 자세로 '원팀'이 돼 일해야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모든 가치와 업무를 프로젝트 중심으로 수행해 이익 성장의 기반을 다져야한다면서 "기술혁신 활동을 프로젝트 성과로 연결하고 미래 성장을 위해 준비하자"고 당부했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은 "국내에서는 부동산 규제 정책 등으로 건설시장은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보이며, 해외도 계속되는 무역 갈등 및 국제 유가의 하향 안정세 지속 등으로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고 올 한해를 내다봤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우건설은 '양질의 수주'를 강조했다. 김 사장은 "양질의 수주는 저성장 시대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양적 성장만을 위한 무분별한 수주는 철저히 배제하고 기존에 구축된 CRM 시스템 등을 활용한 보다 체계적인 마케팅 역량 강화로 대우건설이 재도약의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 "지난해는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여러 시도를 실현하는 노력의 과정이었다면 올해는 그 노력들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도 강조헀다.

포스코건설은 사업구조와 조직역량을 리빌딩하는 수준의 혁신을 주문했다. △친환경·고수익 상품 확대를 통한 사업 구조 고도화 △스마트와 강건재로 기술과 브랜드 경쟁력 차별화 △해외 사업과 인적 경쟁력 내실화로 수익성 개선 △기업시민 이념 실천활동으로 강건한 건설 생태계 조성 앞장 등이 구체적 목표로 제시됐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은 "건축 분야는 국내 시장의 위축이 우려되나 올해도 작년 만큼의 역할을 해줘야 하고, 인프라 분야는 흑자 확대라는 도약을, 플랜트 분야는 양질의 해외 사업과 캡티브(Captive) 수주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회사 전 부문에서 혁명에 버금가는 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롯데건설은 올해 경영 슬로건을 '내실성장을 통한 미래시장 개척의 해'로 정했다.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 속에서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회사의 경쟁력과 체질을 강화하겠다는 다짐이다.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은 △수익성 제고 경영 △기본과 원칙의 경영체질 강화 △글로벌 및 미래시장 개척 강화 △스마트 조직문화 조기 정착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하석주 사장은 "국내 건설시장은 정체 또는 축소가 예상되므로, 양질의 수주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별 사업수행 Risk를 사전에 제거해 내실 있는 성장을 추구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임대사업·개발사업 등 특화시장 선점, 화공플랜트 대규모 프로젝트 수행 역량 고도화, 밸류체인 전후방 확장 등을 주문했다.

이외에 SK건설은 '행복경영'을 올해 화두로 던졌다. 안재현 SK건설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우리는 경영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며,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회사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SK건설은 행복위원회를 신설하고, 비즈니스 모델 변화를 통해 친환경·도시화 사업 비중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신개념 주거상품을 선보이고 스마트 건설 도입을 통해 생산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최우선 목표로 뒀다.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사장은 "무엇보다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며 빠른 안정화와 통합을 이뤄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면서 "그룹 외연 확장에 따라 항공·교통·물류 인프라, 호텔·리조트, 발전·에너지 등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 주력하며 우리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포인트를 주도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이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