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변희수 하사 “전차조종 A 성적 받아, 최전방에서 나라 지키고 싶다”

성전환수술을 이유로 강제 전역 대상이 된 변희수 하사가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며, 계속 군 복무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22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낸 변 하사는 “성 정체성을 떠나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며 "저를 포함해 모든 성소수자 군인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기지역 부대 전차 조종수로 근무하는 변 하사는 지난해 11월 성전환수술을 받은 뒤 성별 정정을 신청했다. 변 하사는 성별 정정 결과가 나온 뒤로 전심위 일정을 미뤄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변 하사는 "성 정체성에 대해 혼란한 마음을 억누르며 남성 군인과 기숙사 생활, 부사관학교 양성과정도 이겨냈다"며 "하지만 그에 비례해 제 마음 또한 무너져 내렸고 정신적으로 한계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결국 변 하사는 수도병원 정신과 진료를 결심했다. 변 하사는 "병원에서도 자신의 상태를 밝히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정체성을 밝히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막상 밝히고 나니 마음은 후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변 하사는 "제 주특기인 전차 조종에서도 소속 대대 하사 중 유일하게 '전차조종' A 성적을 받았다"며 "보직이 참모부서 담당으로 바뀐 뒤에도 공군 참모총장 상장을 받는 성과도 이뤄냈다"고 말했다.

변 하사는 앞으로 군 생활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변 하사는 "제가 계속 복무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용사들과 동고동락하는 생활을 경험한 유일한 여군이 될 것"이라며 "부대 재배치를 원하냐는 군단장님 질문에도 '최전방에 남아 나라를 지키는 군인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변 하사는 이날 소속 부대에 제출한 국외여행 허가서도 공개했다. 이 허가서에는 변 하사의 여행 목적에 '의료 목적의 해외여행'이라고 적혀 있다. 육군이 변 하사의 성별 정정을 사전에 보고받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 차원이다.

끝으로 변 하사는 “성별 정체성을 떠나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저는 대한민국 군인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머니투데이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