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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전사 포상' 김택진 엔씨 대표, 성과 저조 임원에겐 '경고장'

'리니지2M' 흥행으로 전직원 150억원 규모 균등포상...임원들 진퇴는 성과 책정 통해 결정
서정근 기자

최근 '리니지2M'의 흥행으로 전사 직원들에게 150억원 상당의 포상을 내놓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성과가 부진한 임원들을 대상으로는 "주기별 실적평가를 통해 진퇴를 결정하겠다"며 '경고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는 개발과 사업의 주요 포스트 임원들이 실적을 내지 못해도 퇴사시키지 않고 꾸준히 자리를 보장해 왔는데, 앞으로 다른 기업들처럼 임원들의 진퇴를 실적 베이스로 가리겠다는 것이다.

김택진 대표는 임원 처우와 관련해선 보통 대기업에서 보기 힘든 '온정주의'를 보여왔는데, 이제 성과 여하에 따라 '당근과 채찍'을 함께 드는 리더십을 보여줄지 눈길을 모은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28일 엔씨소프트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최근 일부 임원들을 호출해 '실적 평가를 통해 진퇴를 묻겠다'며 경고 메시지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입지가 위태로운 일부 임원들의 이름이 거명되는 양상인데, 다른 회사들 처럼 주기적인 평가를 통해 진퇴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택진 대표가 일부 임원들을 대상으로 '경고장'을 날린 시기는 최근 엔씨소프트가 임직원 전원에게 1인당 최하 400만원의 특별 보너스를 지급하기 직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의 파격적인 흥행이 가시화하자 연초에 1인당 300만원의 보너스를 지급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1인당 100만원을 추가 지급해 사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정직원은 물론 기간제 근무자, 파견직까지 보너스를 수령했다.

엔씨소프트 본사 임직원의 수는 3700명에 육박한다. 이들 모두에게 400만원의 기본 보너스를 책정했는데, 이를 통해 150억원 규모의 보너스가 이미 지급된 것이다.

'리니지2M' 개발팀과 이성구 리니지2 유닛장 등에게 지급한 개별 포상을 더하면 '리니지2M' 흥행으로 인한 포상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3월 전후 연봉협상 시즌에 전직원들에게 제공될 인센티브는 별도다. '리니지2M'의 연간 매출이 1조원을 상회할 전망인데, 이로 인한 사내 포상 규모도 수백억원 규모다.

엔씨 직원들에게 지급된 '역대급 보너스'는 다른 게임사 직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고, 두둑한 포상을 이행한 김택진 대표에 대한 사내 칭송도 자자하다. 그럼에도 일부 임원들에겐 경고 메시지가 주어진 것이다.

엔씨소프트 개발 임원 출신인 한 인사는 "김택진 대표는 그간 임원들이 성과를 못내도, 심지어 대형 개발 프로젝트가 좌초된 개발 임원들이 한동안 휴식기를 보내도 품에 안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회사를 배신하지 않는 이를 회사가 먼저 저버리진 않는다는 의미였는데, '리니지3' 개발 좌초와 개발팀의 대규모 퇴사가 이같은 기조가 형성되는데 역할을 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송재경 전 부사장, 박용현 전 프로듀서 등 엔씨 개발진의 중추였던 핵심 인사들의 퇴사가 이같은 기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관련해 엔씨소프트 홍보팀은 "임원진에 대한 인사 정책 변경 사항은 알고 있지 않다"며 "(실적 베이스로 진퇴를 묻겠다는 언급이 있었다면) 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달라는 '독려'차원이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 임원진은 김택진 대표를 정점으로 하는 7명의 등기임원, 윤송이 사장을 필두로 하는 45인의 미등기임원 등 총 52인으로 구성돼 있다. 미등기임원의 수는 2018년 연말 기준으로는 37명에 달했다.

임원 개개인이 창업 등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퇴사하는 경우는 종종 있으나, 성과 베이스로 진퇴를 묻지 않고 신규 임원을 선임하고 있어, 그 규모는 점차 느는 추세다. 3년 주기로 임원들의 진퇴가 엇갈리는 넥슨, 넷마블 등 경쟁사에 비해 임원진의 '물갈이' 폭이 좁다.

김택진 대표의 용인술에 '변화'가 오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지적도 있는데, 한편으론 엔씨의 사업 스타일과 제품 출시 주기 등을 감안하면 개별 임원들이 눈에 띄는 성과를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평도 나온다.

제품 개발에 오랜 시일이 필요한 MMORPG 위주의 라인업이 주력을 이루고, "1등 제품이 되지 못하면 아예 시장에 내놓지 않는다"는 기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 출시 주기가 길어 각 개발 임원들이 다양한 게임을 내서 성과 경쟁을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외부 게임 수급도 드물어 사업 임원들이 활로를 모색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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