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열린 윤종원 기업은행장, "변하지 않으면 도태…혁신금융 최우선"

윤종원 IBK 기업은행장이 29일 오전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 첫 출근하며 환영인사를 받고 있다. / 사진=뉴스1


“집을 나서면서 ‘언젠가 만나게 될거에요’라는 IBK기업은행의 광고 문구가 떠올랐다. 여러 곡절이 있었지만 소중한 인연을 만났다. 1,700만 고객과 주주, 역대 행장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처음으로 본사에 출근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29일 열린 취임식에서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지난 2일 기업은행장으로 선임된 후 노조와 갈등 끝에 무려 27일 만에 나선 첫 출근이다.

이날 오전 ‘윤종원 행장님의 출근을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린 기업은행 본사 1층에는 약 300여명의 임직원이 도열해 윤 행장의 첫 출근을 지켜봤다. 오전 9시 본사 로비에 들어선 윤 행장은 직원들로부터 꽃다발을 건네 받았다.

이어진 취임사에선 ‘혁신금융’과 ‘바른경영’을 중점 과제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신뢰, 실력, 사람, 시스템 등 4가지를 강조했다.

윤 행장은 “새로운 60년을 내다보면서 IBK를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만들고자 한다”며 “다양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기업에 모험자본을 충실히 공급하고, 성장 단계별로 맞춤형 지원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회사와의 시너지 확대, 해외진출 등 변화하는 금융산업 변화 속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는 마중물이 되겠다”고 말했다.

또 변화하는 금융수요에 맞추기 위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조직의 유연성을 강화하는 시스템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뱅킹은 필요하지만 뱅킹은 필요없을 것이다’라는 빌 게이츠의 말처럼 변화를 거부하는 은행은 어느 날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기업은행은 그간 위기 속에서 저력을 발휘해 온 만큼 이제 다시 큰 힘을 발휘할 때”라고 말했다.

특히 은행의 근간인 신뢰를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운용 사태 등 은행권의 신뢰를 훼손한 사태가 잇따른 결과다.

윤 행장은 “단기실적에 집착해 은행의 핵심 가치인 신뢰를 잃으면 안 된다”며 “DLF 사태와 키코 사태 가운데서도 기업은행은 리스크관리를 잘해온 만큼 앞으로도 금융상품 판매 및 관리에서 고객을 최우선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윤 행장은 이날 취임식을 마치고 첫 공식일정으로 취임사에서 밝힌 '혁신금융'과 '행복한 일터 만들기'를 실천하기 위해 'IBK창공(創工) 구로', 구로동 지점, 참! 좋은 어린이집, 거래기업 올트의 스마트공장 등을 방문했다.

기업은행은 혁신창업기업 지원을 위해 대출금리를 1%포인트 낮춘 총 1조원 규모의 '혁신성장 특별대출'을 지난 20일 출시했고, 올해 총 22조원 이상의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