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압박에 '아파트 원정거래' 줄었다…전년보다 23% 감소

<자료=경제만랩>

지난해 서울 거주자의 타 지역 아파트 매입 거래량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큐레이션 서비스 경제만랩이 6일 한국감정원의 매입자거주지별 통계를 살펴본 결과 지난해 서울 거주자의 타 지역 아파트 매입 거래량은 3만1,444건으로 전년도 4만1,070건보다 23.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 2만9,439건 이후 최저치다.

서울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매입한 경기도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2만580건 거래돼 전년 2만8,245건보다 27.14%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도 지난 2018년 2,779건 수준에서 지난해 2,484건으로 같은 기간 10.62% 감소했다. 서울 거주자의 대구 아파트 매입은 2018년 491건에서 지난해 422건으로 14.05% 하락했고, 대전과 광주도 각각 16.98%, 34.09%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서울 거주자의 타 지역 아파트 매입이 줄어든 것은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 등의 조치로 다주택 투자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란 분석이다.

경제만랩 관계자는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종부세가 중과되고 공시가격 인상으로 다주택자들의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서울 거주자들은 타 지역 아파트 원정 거래량을 줄이고 서울에서 똘똘한 한 채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와 타 지역간의 아파트 중위가격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 4억9,341만원 수준이었던 서울과 경기도 아파트 중위가격 격차는 지난달 5억5,597만원으로 커졌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9억1,216만원으로 치솟으면서다.

또한, 서울과 5대 광역시 아파트 중위가격 격차도 지난해 1월 6억99만원 수준에서 올해 초 6억6,584만원으로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지역 간 아파트 매수우위지수 격차도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연초 서울의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102.1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지만, 5대 광역시의 경우 56.6에 그쳤고, 경기도 역시 73.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지난해 서울 거주자가 경기도 내 가장 많이 매입한 곳은 고양시로 아파트 매입 거래량은 2,430건에 달했다. 이어 남양주시가 1,889건으로 뒤를 이었고, 용인시 1,841건, 성남시 1,483건, 김포시 1,455건을 기록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규제를 쏟아내고 있음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이 크게 흔들림 없고, 이제는 서울 9억원 미만 아파트들이 규제의 반사효과를 누리면서 서울 아파트의 똘똘한 한 채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이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