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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정면 돌파'보다 '조율'…우리은행장 인선 관전포인트

허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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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우리금융이 지주사로 재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은행장을 선출했습니다.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가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낙점됐는데요. 이번 우리은행장 인선은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인한 감독당국의 중징계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이뤄져 금융계의 관심이 컸습니다. 금융부 허윤영 기자와 이번 은행장 임명 과정의 관전포인트를 짚어보겠습니다.

[기사내용]
앵커1) 허 기자, 어떤 인물이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선정됐는지 소개해주시죠.

기자)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가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추천됐습니다.

권 행장 후보는 1963년생으로 1988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투자은행(IB)그룹 겸 대외협력단 집행부행장을 역임했고, 이후 우리PE 대표이사를 거쳐 현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이사로 재임 중입니다.

우리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그룹임추위)는 권 후보가 과거 우리금융지주에서 전략, 인사 등 주요 업무를 두루 수행한 점, 은행의 투자은행(IB) 업무와 해외IR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략을 추진할 적임자로 판단했습니다.

최종 후보 선정을 위한 면접에서 권 후보는 △고객 중심 경영을 통한 고객 신뢰 회복 △내실 경영 △위험가중자산 관리 및 신규 사업 기회 발굴을 통한 경영 효율화 등 경영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앵커2) 지주 재출범 후 처음으로 선임된 은행장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이번 우리은행장 인선이 더 주목 받는 이유가 있죠?

기자)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중징계로 손태승 회장의 연임이 규정상 불가능해졌죠. 현재 우리금융의 최대 현안이기도 한데요.

손 회장이 연임하기 위해선 금감원 징계를 피하기 위한 행정소송이 불가피합니다.

결국 금융감독원과의 갈등이 시작된 상황이어서 우리은행장 인선이 과연 제대로 진행될지를 놓고 관심이 많았는데요.

지난 1월 28일 3명의 우리은행장 후보를 추렸고, 1월 31일 최종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었는데 하루 전인 1월 30일에 금리연계 DLF 사태 중징계가 결정됐습니다.

한순간 우리금융지주의 지배구조가 흔들리자 우리은행장 인선을 잠정 보류했고 고심 끝에 이사회는 손 회장 체제를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결정하면서 최종 후보가 어제(11일) 결정됐습니다.

앵커3) 사실 김정기 부행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이번 결과는 의외의 결과라고도 볼 수 있지 않나요?

기자)
네 맞습니다. 유력 후보로 꼽혔던 김 부행장은 손 회장이 발탁해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인물이라는 점, 또 현직 부행장이어서 DLF 사태와 라임 사태 등으로 어수선해진 내부 분위기를 다잡을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여기에 우리금융의 이사회가 손 회장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어서, 손 회장이 본인과 가까운 은행장을 선임해도 큰 무리가 없었던 상황인데요.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우리금융 이사회의 선택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깜짝 발탁'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4) 현재 우리금융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인사를 어떻게 해석 가능할까요?

기자) 손 회장이 연임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금감원과 전면적으로 각을 세우거나, 아니면 타개책을 선택하는 방식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이중 후자를 택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손 회장이 자신과 손발을 맞출 파트너로 김정기 부행장을 낙점했다면, 앞으로 격해질 금융감독원과의 마찰을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는 분석이 나왔을 겁니다.

김 부행장을 단독 후보로 선정했다면 사실상 ‘더 이상 관치에 휩싸이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어서 금감원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권 후보를 선정하면서 금융당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인선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울산 출신으로 학성고를 나온 권 후보는 금융당국은 물론 정권 핵심부와도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사회 입장에선 금융당국과의 갈등이 격해지는 상황에서 손 회장과 가까운 김 부행장까지 은행장으로 선임되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즉 당국과의 갈등을 정면 돌파할 인물보다는 조율자를 택하면서 흔들리는 지배구조를 잡아가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앵커5) 라임 사태도 엮여 있어 상황이 더 어수선한데, 신임 행장으로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어떤게 있나요?


기자) 일단 DLF 사태로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안정시키는 게 가장 시급합니다. 권 후보 역시 최우선 과제로 ‘고객 신뢰를 되찾기 위한 조직안정’을 제시했습니다.

오는 14일 금감원의 펀드 실사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둔 라임 사태도 넘어야 할 큰 산 중 하나입니다. DLF 사태보다 파장이 훨씬 큰 사안이어서 더 큰 위기가 올 수도 있는데 이를 어떻게 돌파해낼 지도 관심사입니다.

손 회장과 호흡을 맞춰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는 것도 장기적인 관제인데요, 이를 위해선 인수합병(M&A) 전략이 필수인데 당국과의 마찰을 잘 조율해야 M&A 전략에도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6) 전체 금융권으로 시각을 넓혀보면 주요 시중은행의 은행장 세대교체라는 의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1963년생인 권 후보가 새 우리은행으로 낙점되면서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수장이 모두 1960년대생으로 세대교체됐습니다.

허인 국민은행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1961년생,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1963년생으로 권 우리은행장 내정자와 동갑이고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윤종원 1960년생)과 특수은행인 농협은행(이대훈 1960년생)도 모두 1960년대생 은행장이 이끌고 있습니다.

이들은 앞선 세대보다 금융과 디지털 접목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국내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글로벌 진출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게 공통점입니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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