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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인터뷰②] 한무영 교수 "빗물은 돈"…빗물탱크로 월 수도세 단돈 200원


머니투데이방송 유지승 기자raintree@mtn.co.kr2020/02/1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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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보트에서 만난 지식인들 시간입니다. MTN은 9명의 지식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우리가 당면한 사회, 경제, 환경, 산업적 문제를 짚어보고, 지금 시대에 필요한 인문학적 통찰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① '1세대 환경운동가'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②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빗물의 경제학'
③ 조천호 대기과학자, 기후변화가 불러올 '산업재편'
④ '쓰레기 박사'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⑤ '잡식가족의 딜레마' 황윤 감독, 공장식 축산의 위험
⑥ 대한민국 대표 소설가 은희경, 지금 세상에 필요한 것
⑦ IT 전문가로 돌아온 전 이투스 창업자 김문수 대표
⑧ 글쓰는 의사 남궁인, 죽음 오가는 응급실에서 본 삶이란
⑨ 청춘들 열광하는 오은 시인, 현대인들이 놓치고 있는 것?

[MTN인터뷰②] 한무영 교수의 '빗물의 경제학'

질문> '빗물탱크'를 도입한 아파트의 월 수도세가 몇 백원에 불과하다고요?

답> 광진구 스타시티에서는 기가막힌 조경수와 정원을 쓰는데 물 값이 관리비를 보면 한달에 한가구당 200원밖에 안나와요. 실컷 쓰고도 200원 밖에 안나오니 지금 좋아하시죠. 여기에는 빗물시설 만드는데 4억 정도 들어갔습니다. 어차피 땅을 파는 값을 똑같고 바닥과 벽을 만드는 값도 똑같고. 단지 안에 벽을 쌓고 배관하는 비용만 들어가니 4억이 들어갔는데 4억이라는 돈은 물 값을 계산해보니 2년 만에 회수가 되는 비용이었습니다.

3000톤 짜리 빗물 탱크가 어떻게 만들어졌냐면 건물 한동이 바닥 면적이 1500제곱미터에요. 그래서 탱크 만들때는 수심 2미터 짜리 탱크를 만들었거든요. 1500 곱하기 2를 하면 총 3,000톤이 만들어졌습니다. 칸막이를 둬서 1000통, 1000통, 1000통으로 나눠 각각의 목적을 뒀습니다. 첫번째꺼는 홍수 방지용으로서 큰비가 올 때 100미리까지 한방울도 안 내보내게끔 비워놨어요. 두번째는 지붕에 떨어진 빗물과 정원에 떨어진 빗물을 모아서 이걸 정원수로 엄청나게 잘 쓰는거에요.

질문> 이 빗물탱크가 해외에서 주목을 받았는데,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답> 우선 두가지입니다. 이전에는 빗물탱크를 보통 홍수 방지용으로 하려면 홍수 방지용으로, 가뭄방지용으로 따로따로 단일 목적의 시설들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스타시티에 적용한 빗물탱크는 다목적으로 만든 거에요. 홍수용은 홍수 날때만 쓰니까 1년에 몇번이나 쓰겠습니까. 그런데 다목적으로 하다보니 1년 내내 쓸 수 있는거에요. 같은 돈을 들이고도 효과가 훨씬 많은 것이 주목 받은 첫번째 이유입니다. 특히 스타시티의 경우 인근에 침수가 되는 지역이었는데 이런 부분도 획기적으로 개선됐습니다.

두번째로 외국사람들이 감탄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빗물시설을 관리하게 되면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조례를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정부에서 조례를 만들어서 빗물이용시설을 하십쇼. 인센티브를 드리겠습니다. 광진구에서는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정부가 손해일 것 같지만 아닙니다. 왜냐면 커다란 홍수가 났을 때 그걸 복구하려면 엄청난 돈이 들거든요. 그런 돈보다 이런게 훨씬 더 싸게 먹히고 안전하고. 주민들도 행복한 시설을 만들기 때문에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줬다는 점입니다.

질문> 빗물탱크를 만들 때 비용이 또 필요할 텐데요. 경제성은 어떤가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수돗물 가격이 너무 싸기 때문에 빗물 탱크의 경제성이 없다고 얘기합니다. 근데 그것은 한가지 목적만을 가지고 했을 때 그렇습니다. 다목적으로 했을 때는 경제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건물에 새로 큰 시설을 만들면 돈이 드는데 설계 당시부터 지하 한 구석에 벽돌을 쌓아 탱크를 만들면 큰 돈이 안들어가요. 비용이 여러 단계지만 잘하면 더 싸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필요한 것이지요.

홍수 가뭄, 물부족 모두 빗물과 관련돼 있어요. 홍수는 비가 많이와서 그런거고, 가뭄은 비가 안와서 그런거고. 물부족은 물을 좀 아껴쓰면 되는데. 이런 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빗물관리가 필요하다. 비가 많이 올때 빗물을 모아두면 홍수도, 물부족도 가뭄도 방지할 수 있다. 이런 생각에서 빗물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통상 산성비라고 하잖아요. 생활수로 사용하기에 괜찮은 건가요?

답> 비는 땅에 떨어지면 다 중화돼요. 그래서 산성비란 말은 들어봤어도 산성 강, 산성 호수는 들어본 적이 없잖아요. 그건 산성비가 들어와서 중화되기 때문에 그런말이 없는 겁니다.오염되지 않은 빗물도 전부 산성입니다. 그렇지만 땅에 떨어지면 흙에 있는 양이온과 합쳐져 중화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습니다. 이건 초등학생들이 하는 실험으로도 증명할 수 있습니다.

질문> 우리나라가 물 부족 위기에 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인가요?

답> 물부족이라는 것은 절대적인 문제가 아닌 상대적인 것이거든요. 우리가 1000원을 벌었는데 1001원을 쓰면 부족한거고, 99원을 쓰면 남는 겁니다. 그런것처럼 상대적인건데 우리의 물 관리에서는 빗물이란게 없어요.

빗물은 빗물이고 우리는 강에있는 물만 강의 물이라고 생각해요.사람만 풍족하게 쓰면 물이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물은 사람만쓰는게 아니고 산에 있는 식물, 동물도 써야하는 것이고, 후손들도 써야하는데 이 지하수가 점점 고갈되고 있다고 하잖아요.

남한땅 면적이 10만 제곱미터 규모인데, 1년 동안 내리는 비의 양이 1300억 정도가 됩니다. 그중 26%만 쓰고 있어요. 나머지는 쓰고 있지 않아요. 강에 있는 물만 수자원이라고 생각하면 그것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우리 땅에 떨어지는 모든 빗물을 생각하면 부족하지 않아요.

버려지는 빗물을 생각하면 물부족을 해소할 수 있는거죠. 버려지는 빗물의 현재 26%를 쓰고 있거든요. 그럼 나머지 74%가 버려지고 있는데 그 중 1%나 2%만 받더라도 1,400억톤의 1%면 13억 톤이거든요. 만약 13억 톤이 부족하다고 했을 때 1%만 추가로 받으면 그 양을 확보할 수가 있는거죠.

☞한국은? '물 스트레스 국가'
OECD 국가 중 '물 스트레스' 1위(2003년 발표)
'물 스트레스' 상태는 물부족 직전 단계로 경고음

☞1인당 물 소비량 가장 많은 나라 13위
-비가 여름에만 집중적으로 내려 가뭄에 취약
-인구밀도 높아 물 활용하기 더 힘듦
-1인당 사용량 많아

질문> 우리나라에는 물 절약 정책이 있나요? 해외에는 아예 제품 생산단계에서부터 절수형으로 만들도록 한 제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답> 네. 제가 지난해 10월에 미국을 다녀왔어요. 그 상품(하드웨어) 파는데를 갔더니 모든 변기가 1회 물 사용량이 4.8리터 이하 되는 제품만 팔도록 제도적으로 만들었어요. 4.8리터 이상되는 것은 시장에서 퇴출되게 하는 강력한 제재를 한 사례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변기가 4.8리터 되는 것만 제조하고 유통하고 판매해야 한다는 조례만 만들면 되는 거든요. 사실 절수를 하고도 수압이라던지 물을 잘 쓸 수 있는 기술은 다 개발이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제도화가 안돼 있는 부분이 안타깝습니다.

이런 말이 있죠. '큰 놈부터 잡자.' 사람들이 물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것이 바로 화장실 변기입니다. 변기는 한번 누를 때 12리터 정도 들어가고요.

하루에 7~8번 누르면 80리터가 들어가니까 이것을 초절수형 변기로 바꿔서 한번에 4리터만 쓰게 하면 40리터가 팍 줄거든요. 또 수도꼭지 등을 절수기기로 바꾸는 것 만으로도 물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질문> 우리나라도 지방의 경우 지역마다, 때마다 가뭄이나 홍수를 겪는 경우가 있는데요. 빗물탱크가 대안이 될 수 있겠네요.

답> 그렇습니다. 빗물은 모든 수자원의 근원이고 가장 깨끗하고 하늘에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나눠주는 그런 물이거든요. 그런데 그 빗물이 산성비라는 생각 때문에 브랜드가 나쁜거에요.그래서 브랜드 네이밍을 다시하자. 빗물 대신에 하늘물이다. 빗물은 하늘물. 하늘에서 주는 신선한 물이고 가장 깨끗한 물이고 공평한 물이라고 했을 때 사람들이 빗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빗물을 잘 관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최근 하늘물 리브랜딩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하늘물 전시회를 보시면 빗물의 중요성이 많고 기후변화에 대비할 수 있겠구나. 특히 물이 부족한 국가에 식수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하늘물은 돈'이다. 하늘에서 돈이 막 떨어지면 사람들이 가만있지 않잖아요. 막 주우려고 하잖아요. 그와 같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이 돈이라고 생각하면 너도나도 아이디어를 잘 내서 빗물을 잘 받아서 관리하고 그걸로 홍수를 방지하고 물 절약을 하고 비상시에 확보할 수 있는 이런 것을 할 수 있는 캠페인을 하는 빗물은 돈이다. '비돈비돈'을 외치고 있습니다.

[대담 : 유지승, 촬영·편집 : 심재진, 그래픽·자막 : 황미혜·박혜경]

유지승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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