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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인터뷰⑦] 글쓰는 의사 남궁인, "경제적 빈곤 자살자 급격히 늘어...살려놔도 필사적"

유지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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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보트에서 만난 지식인들 시간입니다. MTN은 9명의 지식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우리가 당면한 사회, 경제, 환경, 산업적 문제를 짚어보고, 지금 시대에 필요한 인문학적 통찰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① '1세대 환경운동가'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② '빗물박사'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③ 조천호 대기과학자, 경제 산업 흔드는 '기후위기'
④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쓰레기 섬의 위협'
⑤ '잡식가족의 딜레마' 황윤 감독, 공장식 축산에 일침
⑥ 대한민국 대표 소설가 은희경, '지금 세상에 필요한 것'
⑦ 글쓰는 의사 남궁인, 죽음 오가는 응급실에서 본 삶이란
⑧ 청춘들 열광하는 오은 시인, 현대인들이 놓치고 있는 것?
⑨ IT 전문가로 돌아온 전 이투스 창업자 김문수 대표

[MTN인터뷰⑦] 글쓰는 의사 남궁인, 응급실에서 본 삶이란

#어린 아이들 죽어가면 부모에게 전달하는 것. 참 끔찍합니다.
#경제적인 문제로 자살하시는 분들이 이렇게 어려워요. 필사적으로 저렇게 죽어야 하나
#심정지로 3만명이 쓰러지는데 그 중 10% 정도만 살아요. 심폐소생술로 살릴 수 있는

질문>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답> 안녕하세요. 저는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임상조교수로 있는 남궁인이라고 합니다. 만약은 없다. 지독한 하루 등의 책을 쓰고 작가라는 이름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질문> 의사라는 직업으로, 글을 쓰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요?

답> 워낙에 문학청년이었어요. 글쓰는걸 좋아하고 일기라던지 일상을 늘 기록해두는 삶을 살고 있었는데 어쩌다가 응급의학과를 선택해서 그 길을 가보니까. 뭔가 응급실에서 응급학과 의사가 직접 이야기하지 않고는 안돼는 그런 일들이 많았어요. 그러니까 너무 응급실이란 현장이 고통받는 사람들도 많고 힘들어하는 사람도 많고 우여곡절도 많은 곳이잖아요. 이런 곳의 이야기를 글을 쓰고자 했던 사람으로서 이런 이야기를 써서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글을 쓰다보니 어느덧 글쓰는 의사라고 사람들이 불러주는 그런 사람이 됐습니다.

글을 쓴다는게 물리적으로 앉아서 이 원고지를 채우는 게 아니라, 결국 생각을 하고 그 다음 생각들을 완결해서 한편의 글로 만들어 내는 거잖아요. 생각은 끊임없이 하고 있고. 어떤 포인트가 있구나하고 체크를 해놓아요. 이것들을 쉬는 날에 쓰는데, 제가 아침에 퇴근하거든요. 기록해놨다가 자고 일어나서 완성된 글로 만든다던지. 그런 식으로 틈틈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질문> 응급실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 있다면요?

답> 늘 마음이 아픈 순간이 있어요. 제가 한번에 24시간씩 근무를 하는데 근무를 하면은 보통 1~2명은 사망해요. 그리고 한 5~10명 정도는 중환자실에 가 있고 그러면 사람이 죽거나 중환자실에 가는데 거기서 슬프지 않은 일이 없을 수가 없잖아요.

게다가 그런 환자들의 우여곡절들이 과학을 하는 사람이지만 어떤 다루는 것이 사람들의 삶이란 말이에요. 인간적인 한계에서 어쩔 수 없는 일들도 있고 해서. 가령 뭔가 많이 심하게 다친 중증외상 환자가 왔는데 대처 상태가 불가항력으로 어쩔 수 없어서 눈앞에서 죽어가는 그런 모습을 본다면 의사의 책임으로서 힘들어요.

자살자나 자살시도자가 발생했다고 하면 그 사람들을 누가 보겠어요. 동네 병원갈 것도 아니고 대학병원 응급실로 다 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사실 이 자살 시도자들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보는 직업이에요. 정신과의사들은 자살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겠지만. 저는 정말 참혹한 결과를 직접 보는 사람이에요.

질문> 강연에서 경제적 문제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언급 하셨는데요.

답> 자살률이 늘고 있는 것 같다가 아니라, 현격히 늘었어요. 2018년에 우리나라의 자살자가 10%도 넘게 늘었죠. OECD 평균 자살률이 10만명당 12명인데 우리나라가 25명으로 2배가 넘어요. 압도적인 1등이에요. 자살공화국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에요. 그 결과들이 제가 볼 때는 처참해요. 자기 신체를 파괴하고. 어린 딸들, 어린 아들들이 죽어가면 부모에게 전달하는 이런 일들이 참 끔찍합니다.

사회적인 문제도 확실히 있고요. 대부분 정신적인 문제, 누군가 손 내밀지 않는 것. 조현병 이런것들이 치료되지 않는 문제들도 있죠. 2위가 경제적인 문제인데요 이게 돈이 없고 사회가 사람을 계속 사람을 계속 절박하게 내모니까 이런 것 때문에 많이 돌아가십니다.

대부분 무직, 서비스업 이런 분들이 통계에서 보면 대다수에요. 정신적인 그런것들이라던지 자살을 꿈꾸고 있는 분들 기운내세요. 라고 하는데 저는 솔직히 무용하다고 봐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잘해야 해요. 사회가 잘해야 해요. 경제적인 자살에 몰린 사람들, 어떻게 살릴것이냐. 이런 논의도 필요하고.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도 어떻게 구제할거냐. 주변사람들이 어떻게 손 내밀어 줄 거냐 그런 사람들의 각성이 더 필요한 거 같아요.

질문> 경제적 어려움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현실, 참 안타깝습니다.

답> 남성이 좀 더 공격적으로 자살시도를 하고 성공률이 높다. 이건 학문적인 통계가 있잖아요. 이런게 대부분 생활고에요. 그래서 이런 분들은 자살을 시도했다. 그런데 자살에 실패했다. 성공과 실패라고 하는 것도 불경스런 일이지만 굳이 얘기하자면. 이 자살에 실패했다고 해도 구제된게 아니에요.

끝까지 시도해서 성공에 이를때 까지해요. 기껏 살려놓은면 다른 방식으로 돌아가시는거에요. 이게 그래서 경제적인 문제로 자살하시는 분들이 이렇게 어려워요. 끝까지 방법을 찾아내시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사람이 이렇게 우리랑 같은 사람인데 죽어야 하나. 필사적으로 저렇게. 그런 생각이 들수밖에 없죠.

질문> 강연에서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셨나요?


답> 오늘 강연 내용은 인권에 관한 내용이었어요. 인권이라는게 인권 운동가들, 어떤 단체를 많이들 생각하기 마련인데 저야말로 인권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해서 삶과 죽음의 생명이 존귀함에 관한 이야기를 했거든요. 이런 것들이 다양한 화제였는데 심폐소생술에 관한 이야기들, 뇌졸증, 골든타임에 관한 이야기들, 아동학대 당해서 죽어가는 아이의 이야기들, 산업장 재해로 우리나라에서 몇 천명이, 하루에 2.5명이 죽어나가거든요. 또 굉장히 끔찍하게 돌아가세요. 그리고 중증외상센터 시스템이 잘 안되서 죽어가는 사람들, 또 열사병으로 폐지줍는 노인분들이 죽어가세요.

관심을 가진다는 것 만으로도 중요성이 매우 커요. 우리나라에서 노동자들이 2.5명 죽어가고 아동학대로 1년에 84명. 3~4일에 아이들 한명이 맞아죽어요. 이런것들. 심정지로 우리나라에 3만명이 쓰러지는데 그 중에 우리나라에서 10% 정도만 살아요. 2만 7000명은 그냥 죽거든요. 적어도 관심을 가지는 것. 그래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구나. 우리 사회가 이런 사람들을 지키는 방식으로 발전해야겠다.

심페소생술을 배워서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1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2000여명정도 더 살리고 있어요. 또 뇌졸증이라는게 오면 폐인이 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것들을 돌릴 수 있는게 골든타임이에요.

질문> 끝으로 응급실을 배경으로 책을 여러권 쓰셨는데요. 신작이 나오나요?


답> 단행본을 3권을 썼고요. 그 다음책이 발간 예정입니다. 지금 확정된 제목은 아니지만, 제법 안온한날들로, 안온하다 있잖아요. 제가 안락하다는 안온이란 말을 좋아하는데, 응급실 이야기를 2권 썼고 독서 일기를 2권 썼는데 2년 만에 낸 책이에요. 여전히 응급실에 있고, 가끔은 연예에 실패하기도 하면서 어머니와 통화하는 어떻게든 안온한 날들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에세이에요.

[대담 : 유지승, 촬영·편집 : 심재진, 그래픽·자막 : 황미혜·박혜경]

유지승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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