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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CJ제일제당 바이오직원 웃지 못하는 이유?

바이오사업부 인센티브 '제로'
이유나 기자



최근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선 주인공인 드림즈 구단 단장인 백승수(남궁민)가 구단주 조카인 권경민(오정세)에게 갑작스러운 연봉 삭감 이유를 물으며, 이렇게 말한다.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어떻게 이런식으로 찍어 누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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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직장인들에게 자신의 성과에 대한 가장 확실한 보상이라면 당연 '금전적 보상'일 것이다.

특히 보너스로 불리는 '인센티브'는 직원들이 일을 더 열심히 하고 싶게 만드는 동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적절한 수준의 경쟁심 유발과 금전적 보상 제공은 팀별 신체 활동량을 높이는 효과가 있었다는 미국 한 대학교의 연구결과까지 있었을 정도다.

만일 회사가 인센티브를 주지 않는다면?

당연히 직원들이 납득할만한 합리적 설명이 뒷받침 돼야 한다. 특히 일부 사업부 직원들만 받지 못했을 경우에는 더욱 더 그래야 한다.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부 직원들의 아쉬움은 커지고 있다. 바이오 사업부의 올해 인센티브는 0%. 유일하게 이 사업부만 인센티브가 아예 나오지 않았다.

회사 직원들에 따르면 바이오 사업부가 인센티브를 받지 못한건 올해가 처음이다.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부는 약 5%의 인센티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바이오사업부의 실적이 좋지 않았던걸까? 그것도 아니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매출은 22조, '사상 최대'다. 영업이익도 8,969억원으로 전년대비 7.7% 성장했다. 주력인 식품과 바이오 사업부의 선전 덕분이다.

특히 그 중 바이오 사업부의 매출은 2조7,631억원. 바이오사업 영업이익은 1년전보다 약 20% 늘어난 2,327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사업부문 중 영업이익률은 8.4%로 가장 높다.

이렇다보니, 직원들은 회사가 인센티브를 주지 않은 것에 대해 납득을 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언론기사를 보면 'CJ제일제당 사상 최대 실적'이란 수식어가 따라 붙지만, 정작 직원들은 체감할 수 없다고 토로한다.

회사는 "전년도 성과와 비교해, 성과를 창출했을 때 인센티브가 나온다"며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인센티브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타 계열사를 보면서, 바이오 사업부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아카데미를 휩쓴 영화 '기생충' 배급사인 CJ ENM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CJ ENM의 성과금은 약 10% 내외가 나온 것으로 알려진다.

한 바이오 사업부 직원은 "그룹 전체는 잔치 분위기인데, 바이오 사업부 직원들에게는 와닿지 않는 이야기"라고 전했다.

사실 인센티브를 두고 잡음이 발생하는건, 비단 CJ만의 일은 아니다. 이런 잡음의 배경에는 경영진의 일방적인 목표하달이 꼽힌다. 최근 구글의 목표달성 방식인 'OKR(Objective Key Results)'이 각광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OKR은 분기 단위로 각 팀원이 경영목표에 맞춘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성과관리기법이다.

경영자가 위에서 목표를 세워 하달하는 일방적인 방식이 아니라, 직원이 목표설정부터 핵심결과까지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올해 바이오 사업부의 목표는 지난해보다 더 높게 올려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실적이 좋았던 올해도 못받았는데, 내년엔 당연히 받지 못할 것이란 자조섞인 이야기마저 들린다.

일방적으로 하달된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로 직원들 사기만 또 한번 꺾이고 있다.



이유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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