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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코로나19'가 바꾼 근무 풍경…불안감 커지는 직장인들

재택근무ㆍ무급휴가ㆍ단축근무…쏟아지는 근무지침
"결국 고용 불안으로 이어지는 것 아닌지…" 불안감 커져
최보윤 기자

<지난 25일 광화문 네거리 출근길 모습. 2020.2.25/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세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재택이 불가능한 경우는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하거나 단축근무를 시행하는 곳도 있다.

코로나19로 부터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지만, 오히려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심지어 이 같은 조치들이 '그림의 떡'인 기업의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휩싸일 수 밖에 없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대책의 전부? "그래도 일할 곳 있으니 버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A씨는 재택근무를 하는 주변인들을 보면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A씨는 오늘도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출퇴근 중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여기저기 대책이 쏟아지지만 A씨가 다니는 회사의 대책은 '마스크 의무 착용'이 전부다.

A씨는 "마스크 값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재택근무는 아니더라도 회사가 마스크 지원이라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달 회사가 거의 개점휴업이나 마찬가지"라며 "출퇴근길이 불안하지만 아직 갈 곳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려 한다"고 했다.

◆같은 그룹인데도…근무 지침 제각각

대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대책 마련이 발빠르고 유연한 편이지만, 같은 그룹이거나 동종 업계 사이에서도 대응책이 천차만별이어서 말이 많다.

가령 롯데그룹의 경우 면세점과 홈쇼핑은 재택근무를 하지만 백화점과 마트는 하지 않는다. 또 대부분 계열사들이 가족돌봄 휴가나 연차 소진을 권장하고 있는데 롯데호텔과 롯데마트는 '무급휴가' 카드를 꺼내들었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단축근무를 시행하기로 했지만, 결국 임금 삭감을 위한 꼼수 아니냐는 강한 불만을 사고 있기도 하다. 다음달부터 한 시간 근무 시간을 단축하기로 하면서 시간외 수당은 주지 않겠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한시간 근무 시간이 단축된 만큼 월급이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롯데백화점 직원 B씨는 "휴가 사용도 권장한다지만 거의 반강제적으로 일주일씩 본인 연차를 소진하게 하고 있다"며 "집 밖에 나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휴가를 쓰라는게 말이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단축근무 역시 직원들을 위해 시행하는 것 처럼 포장했지만 결국 임금 삭감을 위한 회사의 아이디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계열사 관계자 C씨도 "코로나19로 회사가 어려워진 만큼 직원들도 어느정도 동참해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무급휴가는 근로자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떠넘기고 고용 불안을 키우는 꼴" 이라고 꼬집었다.

◆재택근무 해도…"사생활 노출 부담" 토로도

동종업계 내에서도 대응이 제각각이다.

현장직군이 많은 유통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재택근무를 덜 하는 분위기지만, 백화점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유일하게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재택근무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패션업계 종사자인 B씨는 "상사가 아침에 영상 통화로 근태를 확인한다"며 "재택이지만 출근때와 마찬가지로 정돈된 상태로 있어야 한다는 점과 직장상사와 영상 통화를 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색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특히 "개인 공간인 집 일부가 공개되면서 사생활이 노출되는 불편함도 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재택을 하면서 어수선한 환경에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거나 일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더 커졌다는 호소도 나오고 있다.

다만 어린이집 휴원 등으로 아이를 맡길 곳이 없었던 맞벌이 부부들은 육아와 근무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택근무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가 기업들의 근무 풍속까지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회사와 근로자간 갈등이나 고용 불안을 촉진할 것이란 우려를 동반하고 있다.


최보윤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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