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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생리가 멈췄어요…‘조기난소부전증’에 막막하다면

MTN헬스팀

[유재진기자]#통역사 양모 씨(39)는 최근 생리가 불규칙해져 단순히 피로로 인한 것으로 가볍게 넘겼다. 하지만 생리 주기가 빨라지고 이유 없이 피로감과 무기력감이 오래가 산부인과를 찾았더니 ‘조기난소부전증’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김태준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조기난소부전증은 40세 이전에 폐경이 되는 경우를 뜻한다”며 “전체 여성의 1~4%에서 발생하며, 30세 이전에도 1000명당 한명 꼴로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이들의 약 50% 정도에서 간헐적으로 난소기능이 회복돼 수년간 호르몬을 만든다는 보고가 늘고 있다”며 “따라서 조기폐경이라는 단어보다 ‘조기난소부전증’으로 표현하는 게 선호된다”고 덧붙였다.




난소는 여성의 장기 중에서 가장 빨리 노화하고 기능이 소멸된다. 배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등의 호르몬을 분비하며, 임신·출산·생리주기뿐만 아니라 피부나 신체·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난소가 노화하면 불임은 물론 조기폐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폐경은 보통 45~55세, 평균 50세에 나타난다. 마음의 대비를 한 일반 폐경인 경우에도 우울감을 느끼는데, 조기에 폐경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심리적인 충격이 더욱 크다. 더 이상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못한다는 생각에 이같은 진단을 받은 여성은 가족 구성원을 잃었을 때와 비슷한 상실감을 겪는다. 아직 아이를 낳지 않거나 미혼인 여성의 분노는 더욱 깊다.

김 원장은 “조기폐경의 대표적인 증상은 갱년기 여성의 폐경 증상과 흡사하다”며 “폐경이 되기 전에 생리가 불규칙해지면서 각종 전조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특히 △갑자기 3개월 이상 생리가 없거나 △생리주기가 불규칙하거나 △생리가 45일 이상으로 점점 길어지거나 △생리량이 점점 줄어들거나 △안면홍조가 심해지거나 △야간에 식은땀이 많이 나거나 △불면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가슴 두근거림 등 불안감이 자주 나타나거나 △질건조감이 느껴지거나 △성욕이 감소하는 증상 중 4개 이상에 해당되면 조기난소부전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확진은 40세 이전에 6개월 이상 생리가 없으며, 난소기능을 나타내는 호르몬 수치가 나타나지 않고, 1개월 간격으로 2회 난포자극호르몬 수치를 측정했을 때 일반적인 폐경처럼 수치가 높아져 있는 경우 조기폐경으로 진단한다.

최근 들어 조기난소부전증으로 진단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개 자가면역질환, 방사선치료, 항암제투여, 난소제거, 염색체 이상 등 다른 질환이나 치료가 의심되는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과도한 다이어트, 불규칙한 식습관, 스트레스, 피로, 흡연, 환경호르몬 등도 이를 부추기는 요소로 지적된다.

아직까지 조기폐경을 막는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다만 가족력이 있거나 생리가 자주 끊어지고 불규칙한 경우, 볼거리 등 바이러스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 흡연자 등은 조기폐경 위험군에 속하므로 평소 주의를 기울이다가 전조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대처하는 게 최선이다.

위험군 중 미혼 여성은 난자를 미리 채취, 동결했다가 결혼 후 체외수정으로 임신을 시도하기도 한다.

김태준 원장은 “요즘에는 AMH(항뮬러관호르몬)검사 등 정확한 혈액검사가 개발돼 있어 간단한 채혈만으로도 자신의 난소기능을 측정할 수 있다”며 “이를 활용하는 게 가장 적극적인 예방법”이라고 강조헀다.

AMH는 난소예비능지표로서 폐경 여부를 진단하는 중요한 기준치가 되는 검사다. 쉽게 말해 난소 나이를 측정하는 것이다. 김 원장은 “AMH는 난소 속 작은 난포들의 과립막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난소 노화가 진행되면서 감소돼 난소의 생체 나이를 반영한다”며 “20~30대 초반에서는 3~4ng/㎖ 정도로 유지되다가 40대 이후 1.03~4ng/㎖ 미만으로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혈액학적 지표검사나 초음파검사는 월경 주기에 따라 변화가 심해 생리주기에 따라 정확도가 떨어지는 게 단점이었지만 AMH 검사는 이를 보완해 정확도를 높였다. 생리주기에 상관없이 검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폐경 여부 진단에서 우수한 정확도를 보인다.

조기난소부전증으로 진단받은 경우 호르몬 투여요법을 활용한다. 활동이 왕성한 시기의 젊은 여성일수록 육체·정신적 문제를 고려해 호르몬 치료를 최대한 일찍 시작하는 게 좋다. 김태준 원장은 “조기폐경인 경우 에스트로겐이 급격히 소멸하므로 정상적으로 폐경에 이른 환자보다 에스트로겐 투여가 더욱 절실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막연히 조기난소부전증을 두려워하지 말고 증상이 의심되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 검사받는 게 좋다. 조기 발견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다 자연임신이 되는 경우도 상당수다. 호르몬치료를 받으면서 자연임신에 도전하는 경우 10% 정도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35세 이하의 젊은 여성이라면 더욱 희망적이다.

생활습관을 교정한다면 악화를 막을 수 있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금물이다. 스트레스,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술·담배·인스턴트 음식과 카페인 음료를 멀리한다. 운동은 마라톤이나 등산은 몸을 지치게 해서 좋지 않고 몸의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요가나 필라테스가 좋다.

규칙적으로 수면을 취하고 밤 늦게까지 깨어있지 않는 게 좋다. 자신의 유전자나 체질을 바꿀 수 없는 만큼 환경적인 요인과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게 최선의 예방법이다.

유재진 healthq@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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