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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사이드25시]국민연금 의결권전문위 정례화...'삼성합병' 계기 권한 조정 박차

이충우 기자

자문사와 운용사, 연기금(LP) 그리고 연기금의 돈을 받아 관리하는 다양한 펀드(GP) 등 기관투자가를 포괄하는 바이사이드(Buy-side). 주식을 매수하는 쪽으로 반대 의미인 셀사이드와 함께 금융투자업계의 양대 축을 구성합니다. 그런데 이 바이사이드 전반에 부는 변화의 바람이 심상치 않습니다. 소규모 자문사부터 대형 연기금까지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고 한단계 도약하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자문사는 진입장벽이 낮아진 사모펀드 시장에 잇따라 진출할 채비를 갖추며 무한 경쟁을 예고했습니다. 아시아펀드패스포트 도입으로 해외 업체들과 국내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운용사들은 역량 강화라는 과제에 직면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의 2%에 불과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로 진출할 채비를 갖추는 것도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입니다. 마찬가지로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도 수익률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국내채권에 매몰된 투자포트폴리오를 해외, 대체투자 분야로 다변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GP도 예외가 아닙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사모펀드(PEF) 등의 경쟁은 지금 이순간에도 영역을 가리지 않고 숨막히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빠른 변화의 현장을 '바이사이드 25시'를 통해 생생하게 짚어보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충우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논란이 불거진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권한을 재조정하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관투자가 의결권 행동강령인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추진과 맞물려 최대 기관인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권한에 큰 변화가 예고된 것. 하지만 현재 국민연금 이사장은 공석인데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교체가 예정돼 논의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 국민연금 의결권전문위, 회의 정례화 추진...의결권 이슈 선제대응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 의결권전문위원들은 이달 중 모임을 갖고 '의결권 행사와 관련한 입장을 정리 및 결정하는 회의를 두 달에 한번 꼴로 정례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곧 의결권전문위 정례회의(가칭)의 운영안을 만들고, 최상위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에 넘겨 최종확정하기로 했다.

의결권 전문위는 정부와 사용자, 근로자 등 각계를 대표하는 인사로 구성돼있다.
그동안 위결권전문위는 간사인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장의 주도로 이슈가 있을 때만 위원들을 소집해 논의를 진행해왔다. 의결권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마다 회의를 개최했었는데 이제 정기적으로 회의를 갖고 의결권 관련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한 의결권전문위원은 "지금 전문위는 간사인 보건복지부 인사가 위원들을 소집하지 않으면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 3명 이상이 소집을 요청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다"며 "위원들간 자주 만나 의결권에 관련된 스터디(연구)도 진행하고 정기적으로 국민연금 투자위원회로부터 의결권 행사관련 이슈를 보고받거나 이를 토대로 논의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 삼성합병건 계기로 의결권전문위 역할 제고 본격화할 듯



기존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의결권전문위원 사이에서 나오게 된 데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건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지난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산하의 투자위원회가 찬성하는 과정에서 의결권 전문위가 배제됐다면서 일부 위원들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기금운용본부가 삼성합병건과 닮은 꼴인 SK와 SK C&C의 합병건은 의결권 전문위로 넘기고 삼성합병건은 산하의 투자위원회에서 찬성을 결정한 이유를 두고 논란이 거셌다.

격론 끝에 투자위원회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의결권 전문위에 해당안건을 위임할 수 있다는 규정은 있지만, 그렇다고 의결권전문위가 안건을 넘겨달라고 강제할 권한은 없다는 식으로 갈등이 중재됐다. 하지만 잠정적인 결론에 불과해 언제든지 제2, 제3의 삼성합병 사례가 불거질 여지가 있었다.


이에 의결권전문위원들은 의결권 관련 규정 개정 등 제도 개선을 기금운용위원회에 요청한 상태다.
결국 어떤 사안을 의결권전문위에 위임하고 어떤 사안을 투자위원회에서 내부 결정할지 기준을 정하는 것이 핵심인데 현재 추진 중인 의결권전문위 산하의 정례회의가 이 역할을 떠맡을 것으로 보인다.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와 의결권 전문위의 소통이 한층 유기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 '이사장 공석ㆍ기금운용본부장 임기만료' 국민연금, 해결과제 산적 부담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국민연금 측 의견 수렴도 필수적인데 현재 이사장은 최광 전 이사장 사퇴에 따라 공석, 기금운용본부장은 이미 임기가 만료돼 일시적으로 임기을 연장한 상황이다.

때문에 의결권전문위를 정례화하자는 요구가 제기된지 두달 가까이 지났지만 연내 논의가 마무리될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와 관련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슈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인데, 국민연금 인사파문으로 이또한 진척이 더디기만 하다.


금융위원회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기관투자자 의결권 행동강령인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추진하기 위한 공청회를 열었는데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 측 인사는 불참했다.

금융위원회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국민연금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지만 인사파문으로 뒤숭숭한 국민연금의 분위기가 공청회 불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먼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일본 공적연금의 사례를 보면 기관투자가 중 앞장 서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채택했을 뿐만 아니라 위탁운용사를 평가할 때도 코드 이행여부에 가점을 줘 제도정착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공청회에 참석한 이현철 금융위원회 증선위 상임위원은 축사에서 이 부분을 언급하며 제도활성화를 위해 국민연금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산운용사들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이행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채용해야하고 이에 따른 비용 부담도 상당하다고 호소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총대를 멜 수 밖에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 롯데 경영권 분쟁사태 손놓던 국민연금, 해결 실마리 찾을까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지난 7월말 운용지침에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손을 놓을 수 밖에 없었던 롯데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 사태가 두고두고 아쉽다. 의결권 행사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였지만 공적연기금이 민간기업에 대해 압력을 행사한다는 일종의 관치논란을 의식해 조심스럽기만 했다. 지금 논의중인 스튜어디십 코드 도입 역시 이런 분위기가 역력하다.
더구나 수장이 공석이 와중에 정례회의 설치에 스튜어드십 도입에 앞장서라는 요구까지 겹치면서 부담은 더욱 커졌다.


국민연금공단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금융위원회간 논의가 선행되야 하는데 복지부는 인사파문 후유증을 겪고 있는 국민연금 사정을 고려해 논의에 미온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기금운용본부장 후임 선정절차는 동시에 진행 중이다. 복지부는 기금운용본부장의 임면제청권자인 이사장을 먼저 정하는 절차를 밟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장 대리인 국민연금 공단 기획이사도 지난달 중순에 이미 임기가 만료됐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 신임 이사장 선임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제청한 인사를 대통령이 최종선임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머니투데이방송 이충우 기자(2think@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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