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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 사흘째…공급업체 대표는 목숨 끊고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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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시작된지 3일째인데 지연 상황은 어떤가요?

- 오늘 아시아나항공은 9시 기준 국제선 75편 중 10편이 1시간 이상 지연됐다고 밝혔습니다. 기내식 없이 비행하는 '노밀' 운항은 28편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사아나항공은 지난 1일 기내식 업체를 변경하면서 공급에 차질을 빚었고 그에 따라 출발이 지연되는 '기내식 대란'을 겪었습니다.

업체 번경 첫날인 1일 국제선 80편 중 53편의 항공기의 출발이 지연됐고, 36편은 아예 기내식이 없는 상태로 운항을 했습니다.

이틀째도 지연된 항공기는 11편에 달했고 6편은 기내식이 없는 ‘노밀(No meal)’ 상태로 운항을 했습니다.

승객들은 길게는 5시간까지 도착이 늦어져 연결편 비행기 탑승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고객들 줄 기내식도 부족한 판에 승무원들은 밥도 못 먹고 승객들의 항의를 받아야 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식사쿠폰을 제공하거나 30~50달러 상당의 기내면세점 쿠폰을 지급하며 대응하고 있지만 고객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고객들의 반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권우진/서울 송파구
일정 몇개 누락되서 못 가게 됐어요. 시간적 여유 못 갖고 촉박하게 다니는게 아깝고 기내식도 쉬었다고 들었는데 그건 여기(아시아나항공) 관리인데 왜 그렇게 되나 싶기도 하고요.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에는 "몇백명 목숨 책임자인 기장도 라면 하나 음료수 하나 초라하게 챙겨받았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Q) 도대체 기내식 공급에 무슨 문제가 생겼길래 이런 일이 발생한건가요?

- 아시아나항공은 7월 1일부터 기내식을 직접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를 위해 중국 하이난항공그룹의 기내식 업체 게이트고메와 합작사인 게이트고메코리아를 설립했고 여기서 기내식을 자체 공급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3월 짓고 있던 게이트고메코리아 기내식 생산 공장에 불이 났고, 7월 1일에 맞춰 기내식을 공급하는 것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공항내에 있는 다른 기내식 업체인 샤프도앤코와 단기 기내식 공급 계약을 맺고 기내식을 조달했습니다.

게이트고메는 사실상 샤프도앤코의 공장을 빌려 아시아나항공 기내식을 만들어 공급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샤프도앤코는 하루 평균 3000식을 생산하는 업체로 아시아나항공이 필요한 2만 5000~3만식을 공급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3~4곳의 외부 음식물 제조사를 섭외해 기내식을 조달했습니다.

만든 직후 바로 먹는 일반적인 음식과 달리 기내식은 만든 지 10시간 이상 지난 후까지도 먹는 음식입니다. 그래서 세균이 번식해 식중독이 발생하지 않도록 저온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서너곳의 공장에서 음식을 만들고 이를 모아 포장을 하고 운반을 하는 과정에서 일부 음식이 쉬는 일이 생겼고, 기내식 공급이 차질을 빚은 겁니다.

Q) 이런 와중에 기내식 공급 업체 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까지 발생했는데 무슨 일인가요?

- 어제 오전 기내식 공급업체 F사의 윤모 대표가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윤 대표는 기내식 공급을 위해 3박 4일 정도 집에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고, 집에 돌아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F사는 공장에서 만든 음식을 용기에 담는 업무를 하는 업체이고 윤 대표는 아시아나항공 쉐프 출신입니다.

기내식 포장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음식이 만들어지면 용기에 음식을 담고, 각각 용기를 포장하는 업무가 구분돼 이뤄집니다.

그런데 당장 기내식 공급이 급한 샤프도앤코는 F사에게 음식을 담는 업무부터 포장하는 업무까지 모두 맡겼고 업무가 과중했단 것으로 전해졋습니다.

또 생산에 차질을 빚어지면서 포장이 지연된 것에 대해서도 F사에 책임을 묻는 등 불합리한 업무 압박도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F사는 원래 아시아나항공에 납품을 하던 LSG코리아쉐프와 거래를 하던 업체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업무가 LSG에서 게이트고메로 이전이 되면서 F사도 이번 일을 맡게 됐습니다.

윤 대표는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업무가 게이트고메로 이전된후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업무를 중단할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200여명의 직원들의 일자리를 위해 이번 일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심지어 아직 기내식 공급 업무 계약도 체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MOU만 체결하고 업무에 뛰어든 상황이었고 무리한 사업 진행을 보며 직원들이 업무에 안착이 되면 그만둘 생각을 갖고 있던 터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사정을 잘 아는 F사 직원들은 어제 윤 대표의 빈소를 방문해 밤 늦게까지 슬픔을 함께 했습니다.
Q)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공급 차질과 그로 인한 출발 지연,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이 될까요?

- 아시아나항공은 외부 기내식 공급업체를 추가로 선정하고 메뉴를 단순화 하는 등 기내식 공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산 공장이 화재로 준공이 되지 못한 상황에서 소규모 업체들을 통해 기내식 공급 받다보니 아슬아슬한 공급 상황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또 기내식이 생산되고 비행기에 오르는 과정까지 꼼꼼하게 챙기지 않을 경우 위생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고 원산지 표기, 오폐수 관리 등 관련법 준수에 있어서도 신중한 관리 감독이 필요합니다.

서울지방항공청과 국토부는 아시아나항공에게 출발 지연의 원인과 향후 대처 방안 등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기내식 대란 3일째인 오늘 "기내식 공장이 완공을 앞두고 화재가 발생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쳤고 시행 첫 날 생산된 기내식을 포장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혼선이 발생했다"며 "회사의 인력과 자원을 집중 투입하여 시행 초기의 오류를 현저히 줄여나가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정상적인 기내식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불편을 겪은 고객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 드리며 아시아나항공 전 임직원은 하루 속히 기내식 서비스가 안정화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soonwoo@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progre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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