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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사상 최대실적 기업은행의 배당 '딜레마'

최대주주 정부가 좌지우지...재량권은 요원
이유나 기자


"연말에는 기업은행 주식을 사라는 이야기가 있죠."

얼마전 만난 금융업계 관계자가 진담반 농담반으로 한 말이다. 기업은행의 고배당 얘기였다.

올해도 고배당율은 이어질 전망이다. 시중은행들 대부분이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기업은행 역시 올 실적 전망이 좋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이 9월말까지 거둔 순이익(연결 기준)은 1조4,603억원. 3분기 누적 최대규모다. 연간 실적전망은 1조7,000억원을 웃돌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실적이 좋다고 마냥 웃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대주주인 정부가 순이익의 상당부분을 배당으로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수익을 많이 내고도 자체 금고에 돈을 쌓을 수 없는 구조다. 순이익을 많이 내면서도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쉽게 끌어올릴 수 없었던 이유기도 하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자기자본을 국제결제은행이 정한 위험자산으로 나눈 수치다. 높을수록 건전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9월말 기준 기업은행의 BIS 비율은 14.57%.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수준에는 부합하지만, 주요 시중은행들의 BIS가 15%를 넘는다.

이마저도 내년에 강화되는 자본비율(바젤Ⅲ) 규제 등을 고려해 올해 상하반기 대규모 자본확충을 통해 수치를 높여놓은 것이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기업은행도 마냥 웃기 힘들게 됐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한전의 큰 적자를 기업은행에 대한 고배당으로 어느 정도 메우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가 기업은행을 공공기관으로 묶어두려는 배경이기도 하다.

그런데 기업은행의 주된 고객은 중소기업이다. 이들로부터 생긴 수익을 정작 중소기업 지원보다 정부의 세수 늘리기에 쓸어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정부가 배당에 대해서 기업은행에 재량권을 줄 날은 언제쯤일까. 오기나 할 것인가.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유나 기자 (ynalee@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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