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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CJ헬로 지분 3.9% 남긴 CJ ENM…혈맹 관계는 유지하나

'계열사'에서 냉정한 'SO-PP'관계로 전환
김예람 기자



CJ ENM이 보유하고 있던 CJ헬로 지분 53.92% 중 50%+1주를 8,000억원에 LG유플러스에 매각했습니다. 당초 시장에서는 53.92% 지분 전부를 팔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일부를 남겨놓은 것입니다. LG유플러스는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50%+1주만 가져갔습니다.

애매하게 남은 3.9%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CJ ENM이 CJ헬로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일까요, 아니면 LG유플러스가 인수대금이 살짝 모자랐던 것일까요?

그동안 계열사였던 CJ ENM과 CJ헬로의 관계를 보면 유의미한 해석이 가능합니다. CJ그룹은 ‘그룹 내 시너지’를 강조하는 기업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CJ ENM과 CJ헬로는 실질적으로 서로 협력하는 관계였습니다.

하지만 계열사 타이틀을 떼어내면, CJ ENM과 CJ헬로는 방송업계 내 냉정한 갑을 관계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CJ ENM은 PP(Program Provider)로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입니다. CJ헬로는 채널을 공급해주는 SO(System Operator)로, 케이블TV 플랫폼 1위 사업자입니다.

CJ ENM은 tvN, Olive, Mnet 등 16개의 채널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공급하며, CJ헬로가 이 채널들을 각 가정에 몇 번으로 송출될지 정합니다. 그동안 CJ ENM과 CJ헬로가 계열사일 때는 사실상의 협력 관계였지만, 매각 이후 ‘계열사 시너지’는 사라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분을 모두 매각하기보다 ‘피를 섞은’ 주주 관계를 유지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3.9%의 지분을 가지고 있음으로써 상법상 소수주주권도 발동할 수 있습니다. 상장사의 주식을 1.5% 이상 가질 경우 주주총회 소집 청구와 업무 및 재산상태 조사 검사인 선임 청구를, 1% 이상 가질 시 주주제안 등을 할 수 있습니다.

CJ ENM 관계자는 “경영에 관여하기 위해 지분을 남긴 것은 아니며, 향후 지분 처리에 대해서도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제 PP들이 SO지분을 갖고 있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기도 하다”며 “혈맹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과거 대주주였다가 일반적인 PP사의 위치가 되는 CJ ENM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PP사로서 CJ ENM의 위치는 국내 독보적이긴 합니다.

모든 상장사는 주주를 위해 일하고,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힘써야 합니다. CJ ENM이 CJ헬로의 주주로 남은 것은 ‘아무 관계도 아닌’ 것보다 향후 사업 협업이나 채널협상권 등에서 일부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예람 기자 (yeahram@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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