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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현대차에 구애하는 인도네시아…현대차는 머뭇 왜?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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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대차가 인도네시아에 자동차 제조 공장을 설립할 것이다'라는 뉴스가 인도네시아 고위 관계자의 전언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한술 더 떠서 인도네시아 측은 '세제 혜택도 주겠다, 수출할 수 있도록 항구도 지어주겠다'는 등 매우 적극적입니다. 하지만 정작 현대차는 매우 신중한 반응입니다. 무슨 일일까요? 권순우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앵커1>
우선 현대차가 인도네시아에 현지 공장을 설립할 것이란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지난해부터 현대차 제조 공장을 유치하려는 인도네시아의 구애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동남 아시아지역 10개국의 모임, 아세안 시장의 약 1/3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인도네시아 정부와 공장 건설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총 8억 8천만 달러, 우리 돈 약 1조 원 투자해 25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설치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중 절반은 인도네시아에, 절반은 동남아, 호주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대차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대차가 원활하게 수출을 할 수 있도록 항구를 새로 짓고 있습니다. 해양부 장관은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에서 현대차가 자동차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루풋 인도네시아 해양부 장관은 “대형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항구를 포함한 인프라 개발을 통해 운송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세계적인 전기 자동차 허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인도네시아 모로와리 지역에 4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통해 대규모 전기차용 배터리 산업 단지를 조성하고 현대차의 전기차 생산을 도울 예정입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법인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토지 취득 편의를 제공하며 수출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에 더해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앵커2>
배터리 산업 단지도 짓고 항구도 지으며 손을 내밀고 있는 인도네시아에 과연 현대차는 언제 공장을 짓게 되나요?

기자>
상황이 좀 묘합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에 새로운 생산 공장을 지을지에 대해서는 상시적으로 검토하는 사안”이라며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외신들은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과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과 관련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양해각서가 공장을 짓겠다고 확정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인을 할 정도로 아무 일도 아닌 것은 아닙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언론을 통해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이 확정된 듯이 보도가 되는 것은 그곳의 바람을 담은 것”이라며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자동차 제조 공장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전기차 제조 공장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는 전기차 공장을 유치해 미래 자동차 제조 기술을 얻고 싶다는 바람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3>
현대차는 동남아 시장 진출 계획이 있긴 한가요?

기자>
동남아시아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지난해 11월까지 동남아 아세안 10개 국가의 자동차 판매량은 323만대로 전년보다 7.4% 늘었습니다. 포스코 경영연구소는 2020년 480만대 넘게 판매되며 세계 6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현대차 역시 동남아 진출에 적극적입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동남아 시장은 일본 차 메이커들이 장악하고 있지만 확실한 전략만 있다면 점유율을 25%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다른 선진국 자동차 시장이 포화된 상황이라 빠르게 성장하는 동남아 시장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현대차는 2017년 베트남에 생산 합작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달 탄콩 그룹과 판매 합작법인을 만들었습니다. 탄콩그룹은 2009년부터 베트남 현지 판매를 대행해온 그룹입니다.

현대차는 지난해 베트남 시장에서 5만 6천 대를 판매했는데 전년보다 2배가 넘는 증가한 수준입니다. 점유율도 7.5%에서 19.4%로 높아졌습니다. 도요타에 이어 2위입니다.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27% 성장한 23만대가 판매됐습니다. 현대차는 앞으로 10만대 생산, 10만대 판매 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우선 근무 패턴을 2교대에서 3교대로 근무로 전환해 5만 대 생산 능력에서 최대 6만대로 늘렸고, 2020년 하반기에는 2공장을 증설해 생산량을 10만대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앵커4>
그렇다면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 가능성도 높은 것 아닌가요?

기자>
그동안 동남아시아는 일본 자동차 메이커의 아성으로 진출이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이 지역의 일본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84%에 달합니다.

특히 아세안 국가 중 최대 자동차 시장인 인도네시아와 태국은 일본계 브랜드 점유율이 98%, 88%에 달합니다. 또 국가별로 관세율이 높아서 현지에 공장을 짓지 않으면 진출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아세안상품무역협정을 통해 지난해 아세안 10개국의 관세 장벽이 사라졌고, 교역량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또 소득수준이 높아져 자동차 수요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현대차가 공장 설립을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있습니다.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포화가 됨에 따라 몸집을 불리기보다는 수익성 위주, 현지 시장 중심의 경영 전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차는 중국 공장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지면서 매우 곤란한 처지입니다. 현대차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가 현지 시장에서 모두 소화가 안 되기 때문에 동남아로 수출하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앵커5>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는 현대차 공장을 유치에 대한 기대가 큰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기자>
현지 분위기를 보면 적극적으로 현대차 공장 유치를 추진하면서도, 지지부진한 반응에 부정적인 분위기도 엿보입니다.

인도네시아와 한국이 적극적으로 교역을 시작한 것은 2014년인데요.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경제동반자 협정 IK-CEPA를 맺었습니다.
현지에서는 자신들은 한국에 시장을 개방했는데, 자신들이 얻은 것은 별로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사용자협회 캄다니 부회장은 “양국이 IK-CEAP 협상대로 진행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협상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협정을 통해 현대 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설립하는데 확신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는 현다차가 베트남에만 대규모 투자를 하고 인도네시아 투자는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낮아지는 중국 공장 가동률과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구애, 동남아 시장 진출에 대한 현대차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soonwoo@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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