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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정의선 책임경영 체제 시동…엘리엇 공세에 단호히 거절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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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 내정됐습니다. 지난해 9월 수석부회장으로 취임 한 이후 공식적으로 경영을 맡게 된 셈입니다. 주주들로부터 실력으로 인정 받기 위해 이사회 멤버도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들로 재구성하고 강력한 주주환원책도 내놨습니다.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차 당기순익의 3배에 달하는 배당을 요구한 데 대해선 단호하게 거부했습니다. 권순우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1>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이 된 것은 처음인가요?

기자>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기아차 대표이사를 맡았습니다.

당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K시리즈의 흥행을 이끌며 기아차를 정상궤도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영업, 기획 등 분야에서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습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주주들로부터 공인을 받으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서 공식적으로 취임하게 됩니다.

대표이사는 권한도 많지만 그만큼 법적 책임도 막중한 자리입니다. 명실 공히 현대차그룹의 CEO로 자리매김을 하는 셈입니다.


앵커2>
공식적으로 대표이사로 취임을 하면서 변화된 점이 있나요?


기자>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을 하는 것과 동시에 이사회 구성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사회는 경영진을 견제하며 투명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이뤄지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이사회는 외풍을 막는 방패막이나, 지인들로 구성해 형식적으로 운영을 하기때문에 '거수기'라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새로 구성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이사회 구성원들의 면면을 보면 오너라고 하더라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인물들이 아닙니다.

주주권익 보호 담당 사외이사를 맡게될 윤치원 UBS 자산관리부문 부회장은 국제 금융계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유진 오 전 파트너는 세계 3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캐피탈그룹에서 24년간 한국과 일본, 아시아 투자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은 사내이사도 선임이 됐습니다. 첫 외국인 현대차 연구개발 수장으로 임명된 비어만 사장은 사내이사로서 좀 더 비중있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현대모비스 이사진은 좀 더 파격적입니다. 외국인 이사 2명이 신규로 선임이 됐습니다. 시가총액 10위권 기업중에 외국인 사외이사를 두명을 둔 기업은 현대모비스가 처음입니다.

현대모비스 사외이사엔 칼 토마스 노이만 박사가 선임됐습니다. 노이만 박사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인 콘티넨탈 CEO, 폭스바겐 중국 총괄을 역임했고 전기차 스타트업 이벨로즈시티에서 영업마케팅 등을 맡고 있습니다.

또 재무분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브라이언 존스 미국 투자회사 아르케고스 캐피탈 대표를 선임했습니다.


앵커3>
이사회가 너무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일 텐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오너 일가의 대물림은 세습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습니다.

그런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자신의 의사결정을 전문가들로부터 평가 받고 주주들로부터 실력으로 인정 받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에 맞춰 주주환원책도 내놨습니다.

현대차는 올해 주당 3000원을 배당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중간 배당 1천원은 포함하면 4천원의 배당이 이뤄지는 셈입니다. 배당성향은 2017년 26.8%에서 2018년 70.7%로 크게 상승했습니다.

또 지난해 9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데 이어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하기로 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주당 3500원이었던 배당금을 4천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6월 말에는 분기배당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또 현대모비스 이사회는 3년간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의결했습니다.


앵커4>
최근 들어 국민연금의 비롯해 주주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데요. 현대차그룹에 대해서는 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공세가 점차 거세지고 있습니다. 당기순익의 3배를 배당하라고 요구했다면서요?


기자>
엘리엇은 현대차에 대해 주당 2만 1967원의 배당을 요구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배당총액은 4조 5천억원, 우선주까지 고려하면 배당 총액은 5조 8천억원으로 증가합니다.

지난해 현대차의 당기순익은 1조 6450억원입니다. 당기순익의 352%를 배당하라는 건데 누가 봐도 납득을 하기 힘듭니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에 대해서도 주당 2만 6399원을 배당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우선주까지 포함하면 2조 5천억원 배당을 하라는 건데요. 지난해 현대모비스 당기순익은 1조 8882억원입니다. 당기순익의 132%를 배당하는 겁니다.

현대모비스는 3년간 4조원 이상의 투자가 불가피한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현금 배당을 할 수 없다고 엘리엇의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현대차 이사회 역시 대규모 현금 유출은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 및 주주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거부했습니다.


앵커5>
엘리엇의 또다른 요구는 없었습니까?

기자>
엘리엇은 현대차에 3명의 외국인 사외이사 후보를, 현대모비스에 2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제안했습니다.

현대차 이사회는 각 후보자들의 전문성이 특정 산업에 치우쳐 있고 이해 상충의 우려가 있어 반대했다고 밝혔습니다. 현대모비스 이사회 역시 엘리엇이 추천한 후보들에 비해 회사측이 추천한 후보들이 글로벌 최고 전문가들이라는 판단에서 엘리엇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받아들여진 것도 있습니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이사회 내에 보수위원회를 설치하라고 제안했는데, 이를 검토하기로 했고 현대차는 엘리엇이 제안한 투명경영위원회를 정관에 명시하라는 정관 변경 안건에 대해서 찬성하기로 했습니다.

엘리엇이 가진 지분 비중이나 그들의 행태를 보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닙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시기에 시세차익을 보려고 투자를 했다가 수천억원의 손실을 보고서 거액 배당으로 만회하려고 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하지만 정의선 체제는 오너의 지배력으로 밀어 붙이기 보다는 전문가들의 감시와 주주들의 지원을 통해 유지가 된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 엘리엇의 제안에 대해서도 상세히 답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soonwoo@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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