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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新남방시대를 이끄는 사람들③]안병욱 대림산업 소장 "브루나이 템부롱대교, 無에서 有 창조"

템부롱 대교, 양분된 국토 잇는 브루나이 최대 국책 사업…'저가수주' 중국업체 누르고 기술력 인정받아
문정우 기자

<사진: 브루나이 대림산업 사무소에서 만난 안병욱(오른쪽) 템부롱 대교 현장소장>

"2014년 템부롱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에 현장답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볼 수 있었던 것은 망망대해 그리고 푸른 하늘과 고요한 적막함, 평화로움 뿐이었습니다."


브루나이 템부롱 대교 건설을 총괄하는 안병욱 현장소장은 사업 초기 현장을 둘러보며 느낀 소감을 전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만큼 고민이 많았지만 현재는 브루나이 역사상 가장 큰 해상대교의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안병욱 소장은 브루나의 역사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고 있다.

템부롱 대교는 브루나이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책 사업으로 사업비만 2조원, 총 길이만 30㎞에 달하는 거대한 해상교량이다.

개발이 이뤄진 서쪽 무아라 지역과 상대적으로 저개발된 동쪽 템부롱 지역을 연결하는 교량으로 이동시간만 기존 3~4시간에서 20분으로 크게 단축된다. 이에 따라 브루나이 경제의 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가 높다. 현재 총 공정률은 약 95%로 올해 11월 말에 준공될 예정이다.

◆ 중국 저가 공세에도 기술력으로 승리
<사잔: 브루나이에서 대림산업이 짓고 있는 템부롱 대교 현수교 구간>

대림산업이 이 공사를 수주한 배경은 오로지 기술력 하나였다. 2015년 당시 주요 경쟁 대상은 중국 건설업체들이었다. 중국은 저렴한 공사비를 내세워 입찰 당시 순위 1~3위를 독점했다. 대림산업은 4위였지만 발주처인 브루나이 정부는 대림산업을 선택했다.

안 소장은 "규모로 설명하자면 중국은 1,000여개 현장을 보유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100여개 현장이라고 보면 된다"며 "덩치가 큰 중국업체들이 경쟁 상대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안 소장은 이어 "입찰 당시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가장 힘들었다"며 "'중국 업체들과 비교해 어떻게 경쟁력을 창출할 것인가'가 가장 큰 숙제였고 많은 노력과 모색 끝에 특수한 공법을 도입하고 적절한 수행 계획을 마련해서 발주처의 신뢰와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이 시공하는 구간은 해상공구 13.65㎞ 구간을 7,500억원에 수주해 건설하고 있다. 특히 사장교 구간은 특수공법이 핵심인 만큼 비용보다 기술력 점수가 더 높았다. 대림산업은 여수와 광양을 연결하는 '이순신대교'를 통해 현수교 기술 자립화를 세계에서 6번째로 성공했고 브루나이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템부롱대교 건설에 적용된 가장 특징적인 기술은 특수기중기를 사용하는 '론칭 갠트리'(launching gantry)공법이다. 이 장비는 교각 위에 상판을 들어 올리는 방식인데, 기존 장비가 800톤인데 반해 대림산업의 장비는 최대 1,700톤까지 한 번에 2개씩 올릴 수 있다. 일반 장비보다 4배 이상 효율성이 높아 발주처가 원하는 공사기간 단축이 가능했다. 기간이 줄어든 만큼 공사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 '민간외교관' 역할…브루나이 수주 전망은 '흐림'

<사진: 3월 11일 브루나이 템부롱 대교 건설 현장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현장을 소개하고 있는 안병욱 소장>

브루나이 템부롱 대교가 유명해진 결정적인 계기는 문재인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해서다. 지난달 문 대통령은 브루나이를 국빈 방문하면서 대림산업 현장을 둘러보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안 소장은 당시 문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에게 현장을 설명하면서 덩달아 유명세를 탔다. 안 소장은 "직원 가족 모두 행사장이랑 떨어진 곳에서 손을 흔들기 위해 있었는데 문 대통령이 따로 걸어서 올라오기도 했다"며 "'인프라 외교를 실현하는 민간외교관'이라는 말처럼 격려 많이 됐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브루나이 건설시장에 대한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 브루나이 정부로부터 신규 프로젝트 발주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어서다.

안 소장은 "신규 물량이 더 나오지 않을 것 같아 새로운 사업 방향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기본적으로 브루나이 정부에서 예산 책정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인데, 신규 예산이 지난해와 올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대규모 사업인 템부롱 대교 사업에 인프라 예산이 몰린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세계적인 추세인 PPP나 투자개발형 사업에 대한 기대도 적다. 안 소장은 "민간경제가 사업을 이끌기는 역부족"이라며 "브루나이에서의 투자사업은 아직 쉬운 영역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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