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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주주행동주의' 타깃된 에스엠, KB운용 서한 받아들일까?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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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모펀드 KCGI에 이어 KB자산운용이 주주행동을 본격화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라이크기획에는 100억원이 넘는 인세를 지급하면서 설립 이후 한번도 배당을 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은 건데요. 과연 에스엠이 KB운용의 요구를 받아들여 주주와의 상생에 나설지,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 증권부 박소영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최근 KB자산운용이 SM엔터테인먼트에 공개 서한을 보내며 주주행동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데요. 먼저 에스엠의 어떤 점이 주주에게 불합리하게 작용했는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에스엠의 3대 주주인 KB자산운용은 우선 라이크기획과 에스엠의 인세를 가장 크게 문제 삼았습니다.

이수만 회장이 1997년 설립한 라이크기획은 에스엠 소속 가수의 음악자문과 프로듀싱 업무 대행 등을 하는 업체로, 매년 에스엠 매출액의 6%를 인세로 지급받습니다.

KB자산운용에 따르면 라이크기획은 에스엠으로부터 2017년 108억원, 2018년에는 145억원을 인세 명목으로 받았습니다. 2000년 설립 이후 단 한번도 배당을 하지 않은 에스엠이 라이크기획 앞으로는 매년 100억원이 넘는 돈을 지급하니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거죠.

이에 KB자산운용은 공개서한을 통해 "에스엠은 지난 3년간 영업이익의 46%를 라이크기획에 지급했다. 에스엠 주주 입장에서 번 돈의 절반을 빼앗기는 상황"이라며 "라이크기획이 에스엠 영업이익의 46%를 가져가는 중요한 회사이므로 계약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라이크기획의 인세 문제 뿐 아니라 부진한 사업 부분을 정리하라는 요구도 했었다고요.

기자>
네, 에스엠의 무리한 사업확장에 대해 KB자산운용이 주주로서 이의를 제기한건데요. 본업인 연예기획과 관련이 낮은 적자 자회사를 정리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예를 들어 레스토랑이나 와이너리, 리조트 등의 사업은 현재까지 발생한 적자 규모를 고려하면 역량이 부족할 뿐 아니라 심지어 이수만 회장의 개인적인 취향을 반영한 사업이라고 날카롭게 꼬집었습니다.

더불어 에스엠 이사회 스스로 경영에 대한 내부 통제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신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이사회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즉 KB자산운용이 요청한 건 크게 라이크기획의 합병과 배당성향 30%,적자 사업 정리 등 크게 3가지인데요. 이에 대해 지난 20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었고, 에스엠은 검토 시한이 부족하다며 다음달 31일로 연기한 상태입니다.


앵커>
KB자산운용이 공개서한을 띄웠고 에스엠은 검토 중이다. 이것이 현재까지의 상황인건데, 서한의 내용이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입니까?

기자>
네, 에스엠은 답변기일을 미루면서 "단위 회사별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자산 등을 재배치하거나 처분할 경우 이사회에 대한 보고나 승인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서는 에스엠이 KB운용측의 요구대로 라이크기획을 합병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데요. 기관투자가들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이수만 회장의 지분(19.08%)을 넘어서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이 8.07%를 가지고 있어 에스엠의 2대 주주이고요. KB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각각 7.59%, 5.06%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 10일 에스엠의 지분을 4.91%에서 5.01%로 늘린 바 있습니다.


앵커>
만약 라이크기획을 합병하게 되다면 기업가치를 어떻게, 또 얼마나 산정할지가 관건이겠네요.

기자>
보통 비상장회사의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일은 회계법인이 맡는데요. 기업가치를 따져보려면 그 회사에 대한 정보가 많아야할텐데 라이크기획은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정보가 거의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익과 비용 구조가 불투명하고 자산 범위도 모호하기 때문에 기업가치 산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수만 회장의 입장에서는 라이크기획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높게 산정받아서 에스엠 내 지분을 높이는 게 이득이겠죠.

하지만 라이크기획의 기업가치가 높게 책정돼 합병할수록 에스엠 주식 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에 주주와 마찰을 일으킬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KB자산운용이 주주행동을 시작한 이후 에스엠의 주가 흐름도 짚어주시죠.

기자>
네, 에스엠은 21일 코스닥시장에서 350원(0.27%) 하락한 4만 4,600원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주주서한이 공개된 지난달 30일 이후 18.46% 급등했는데요. 시가총액은 1조 428억원 수준입니다.

금융투자업계는 에스엠 주가의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본업과 무관한 사업이 정리되면 연간 75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는건데요.

통상 연예기획사의 기업가치가 영업이익 기준 20배 안팎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에스엠의 기업가치는 1조 5000억원까지 뛸 수 있다는 겁니다.

최근 사모펀드 KCGI와 한진칼의 대립으로 주주행동주의가 경영권을 위협한다는 부정적 측면이 많이 부각됐었는데요. KB자산운용의 경우 에스엠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주주와 기업에게 모두 이익이 된다는 점에서, 주주행동주의의 긍정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박소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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