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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발행 규모 사상 최대…원유DLS에 '뭉칫돈' 몰리는 이유

허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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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 발행 금액이 이번 달 사상 최대치를 찍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격화를 시작으로 글로벌 경제가 불안해지자 유가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인 탓인데요. 증권사도 앞다퉈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오늘 원유DLS가 어떤 상품인지, 왜 발행규모가 크게 늘었는 지 허윤영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허 기자, DLS란 어떤 상품인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주가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이 주가연계증권(ELS)이라면 DLS는 원유와 금, 은, 광물 등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상품입니다.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상품이죠.

투자자분들이 많이 알고 계신 ELS와 수익 구조는 똑같습니다.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 내 정해진 조건에 따라 움직이면 사전에 약속한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인데요.

수익을 받는 방법은 크게 ‘조기상환’과 ‘만기 수익’ 두 가지로 나뉩니다.

가입 이후 6개월 단위로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조기 상환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통 가입 후 6개월 단위로 90% 이상, 85% 이상, 80% 이상이 조기상환 조건입니다. 기초자산 가격이 빨리 오르면 그만큼 빠른 기간 내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셈이죠.

조기상환을 받지 못한다고 해도 만기 시점에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사전에 증권사가 제시한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ELS와 DLS 등의 상품이 ‘중위험’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원금손실이 100%까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기초자산 가격이 원금손실 구간, 이를 낙인(Knock in) 배리어라고 하는데 이 아래로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은 커녕 원금을 날릴 수 있어 중위험 상품으로 분류됩니다.

앵커>
그렇다면 DLS와 ELS와 차이점은 뭔가요?

기자>
가장 큰 차이점은 처음에 말씀드린 기초자산이 주가지수가 아닌 원자재라는 점입니다. 가격을 매길 수 있는 기조자산이라면 DLS로 발행이 가능하죠.

또 통상 DLS는 ELS보다 위험도가 높은 상품으로 분류됩니다.

기업의 실적이나 금리, 금융시장 추이 등으로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지수와 달리 원자재 가격 변동은 사소한 뉴스에도 요동치는 만큼 가격 변동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은행에서는 DLS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현재 출시되고 있는 ELS의 만기 수익률은 4~6% 정도에서 형성되고 있는 반면 DLS는 9~11%로 이보다 높습니다.

앵커>
최근 원유 DLS 발행 추이 좀 설명해주시죠.

기자>
이번 달 국제 유가의 기준 격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 발행 금액은 2,740억원(26일 기준)을 기록했습니다. 월 발행량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인데요.

5월 발행 금액 1,082억원까지 더하면 DLS 발행 규모는 4,000억원에 육박하게 됩니다. 지난해 전체 발행량의 절반에 가까운 자금이 두 달 만에 발행된 셈이죠.

1분기(1월~3월)만해도 발행 금액이 300~400억원 수준이었는데 5월 들어서 급격하게 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ELS에 비해 발행 규모 자체는 미미하지만 발행 증가율을 보면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앵커>
자금이 이렇게 몰리는 이유는 뭐가 있을까요?

기자>
ELS와 마찬가지로 DLS 역시 ‘기초자산 가격이 너무 과도하게 떨어졌다’ 싶을 때가 투자의 적기라고들 합니다. 반등 가능성을 높게 보고 투자에 나서는 건데요.

4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원유 가격이 단기간에 급락한 게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힙니다.

실제 지난 4월만해도 WTI 가격은 배럴당 66달러 수준이었는데, 지난 12일 51달러까지 약 23% 하락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12일에 낙인 베리어가 50%인 원유 DLS를 가입했다고 하면 원유가격이 배럴당 25달러 아래로 가는 경우에 원금손실이 발생하는데, 25달러면 10년 래 최저가 수준입니다. 즉, 현 시점에서 원유DLS에 가입하면 적어도 원금 손실 가능성은 낮다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많은 거죠.

또 2분기 들어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완화되면서 주가연계증권(ELS) 만기 수익률이 다소 낮아진 점도 DLS로 자금이 몰리게 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특히 지난 4월 ELS·ELB 조기상환금이 10조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요. 조기 상환금을 받은 ELS 투자자들이 DLS로 몰렸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앵커>
투자자를 모시기 위한 증권사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 같습니다.

기자>
원금 손실 가능성을 낮추거나, 다른 기초자산과 조합해서 수익률을 크게 끌어올린 DLS 등 다양한 상품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형 증권사 중에서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발행 금액을 지난달보다 2배 넘게 늘리면서 적극적으로 상품을 내놓고 있는데요.

NH투자증권은 낙인 구간이 38%에 달하는 ‘초저낙인’ 원유 DLS(3769회, 3800회)로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만기 시점에 기초 자산 가격이 기준가의 38%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을 지급한다는 뜻인데요. 만기 수익률은 연 6%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변동성이 큰 원자재 투자의 원금 손실 가능성을 줄였다는 게 특징입니다.

삼성증권은 유가(WTI, 브렌트) 선물과 홍콩H지수를 결합시켜 수익률을 끌어 올린 ‘하이브리드 DLS(2674회)’를 내놨습니다.

투자기간 동안 세 지수가 모두 50%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없으면 세전 연 11%를 수익률을 지급하는데 현재 모집 중인 DLS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수익률입니다.

그 밖에 원유 DLS 상품이 거의 없었던 현대차증권도 이번 달 26억원 규모의 DLS를 발행했고 한화투자증권과 키움증권, 유안타증권 등 중소형사도 속속 DLS 투자 수요를 잡기 위한 상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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