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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높은 '임상3상의 벽'…바이오 살얼음판에 증권사도 '조마조마'

허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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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바이오 업종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습니다.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사태'가 현재 진행 중인 가운데 어제(27일) 에이치엘비가 기대에 못 미치는 임상3상 진행 데이터를 발표하면서 코스닥이 휘청였는데요. 가장 속이 타는 건 주주들이겠지만, 증권사도 바이오 업종의 투자심리 악화에 조마조마하고 있습니다. 허윤영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사내용]
앵커1) ‘임상3상에서 목표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가 에이치엘비 주가 급락의 원인이었던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발표한 건가요?

기자) 경구용 항암신약 ‘리보세라닙’의 임상3상 결과가 만족할 만하게 나오지 않았다고 회사 측이 밝힌 게 핵심입니다. 여기서 만족할 만한 결과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할 정도를 의미하는데요.

어제 발표한 건 최종 임상 결과를 발표하기 전 일부 핵심 지표를 먼저 발표하는 ‘탑라인 데이터’였습니다. 이 탑라인 데이터 중 전체생존기간(OS)이 경쟁약인 ‘옵디보’와 ‘론서프’와 유사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 설명을 드리면, 개발 중인 ‘리보세라닙’이 신약으로 인정 받으려면 경쟁약보다 전체생존기간이 길다는 결과가 나와야 합니다. 전체생존기간이란 환자가 치료 시작 후부터 사망에 이르는 기간을 의미하는데요.

‘리보세리닙’의 전체생존기간은 ‘가짜약’ 대조군보다 높게 나왔고, 기존에 허가 받은 경쟁약과도 유사한 수준을 보였지만 통계적으로는 효과의 차이가 유의미하게 나오지 않아 임상의 최종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발표 후 시장에서는 ‘리보세라닙’의 FDA 허가 신청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에 투매가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2) 장 종료 후 에이치엘비 측에서 주주들과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했다면서요?

기자) 먼저 에이치엘비가 이틀 전(지난 26일) 오전 탑라인 데이터를 확인했는데, 이를 바로 발표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주주들의 이해를 구했습니다.

에이치엘비 측은 "수치의 공개 필요성이 논의되기도 했으나 주요 임상 데이터를 수치까지 사전에 공개할 경우, 리보세라닙의 효능을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 학회 발표가 어려워진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긴급 설명회를 갖게 된 배경에 대해선 “수치를 제시 않은 것이 오히려 더 많은 억측과 혼란을 야기하는 것으로 판단돼, 최대한 시장이 판단할 수 있는 내용을 빠르게 제시하는 게 맞겠다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현재 분석이 종료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회사의 판단 내용도 공유했는데요.

방금 말씀 드린 것처럼 가짜약을 투약(대조군)한 보다 나은 전체생존기간을 보였지만, 기존에 허가 받은 약물과 비교해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해 임상 최종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일각에서 우려하고 있는 적응증 확대 임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특히 '가장 보수적 입장에서 임상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밝힌 것'을 거듭 강조했는데요.

모든 데이터가 확정되는 대로 FDA와 방향성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3) 임상을 진행 중인 다른 바이오 기업들도 주가에 타격이 있었죠?


기자) 코스닥 시총 5위 기업인 에이치엘비가 휘청인 여파는 상당했습니다.

에이치엘비가 해당 데이터를 발표하기 직전인 오후 2시까지만해도 소폭 상승세였는데, 발표 직후 급락세로 전환하면서 1.57% 하락한 채 마감했습니다.

특히 임상3상을 진행 중인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했는데요.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 중인 신라젠이 8.25%나 폭락했고,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미국 임상3상을 진행 중인 헬릭스미스도 5% 급락한 채 마감했습니다.

특히 메지온은 장중 ‘임상3상에 실패했다’는 근거없는 루머가 확산되면서 무려 28%나 폭락했는데요. 에이치엘비의 탑라인 데이터 발표 이후 투자심리가 더 악화되면서 낙폭을 더 늘렸습니다.

그외 셀리버리, 셀리드, 알테오젠, 올릭스 등의 주가도 10% 넘게 빠졌습니다.

하필이면 인보사 사태 직후 임상3상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바이오 업종 투자 심리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4) 이런 상황에 가장 속타는 건 주주들이겠지만, 증권사도 불안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기자) 하반기 증시 입성을 노리는 바이오 기업들이 줄줄이 대기 중인데요. 바이오 기업이 주인공이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주로 적자 기업이 상당수라는 바이오 기업공개 특성상 실적보다는 심리가 공모 과정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당장 올해 상장한 바이오 새내기주의 주가가 줄줄이 공모가 아래로 내려간 상황입니다.

올해 상장한 바이오 기업 6곳 중 1곳을 빼고 모두 공모가를 하회(27일 종가 기준) 중인데요. 평균 하락률은 20%에 이르고 있습니다. 전체 새내기주 평균 주가 상승률이 18%인 것과 상당히 대조되는 주가 흐름입니다.

실제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사태’ 이후 기술특례상장이 좌절된 기업도 등장하고 있는데요.

최근 의료기기 사업을 영위하던 코넥스 상장사 젠큐릭스가 최근 심사를 철회했습니다.

올해 들어 심사를 철회한 기업이 총 4곳(스팩합병 제외)인데 이중 3곳의 기업이 기술특례상장(2곳)과 성장성특례상장(1곳)을 추진하던 기업이었습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최근 바이오 업종 일련의 사태를 고려하면 거래소도 기술특례 상장 심사를 좀 더 깐깐하게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이런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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