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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조 脫디스카운트면 경제민주화·내수부양 안될까요!"

-20년째 한국투자 전문가, 달튼인베트스먼트와 인터뷰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자산가치 크게 불어나 '주가상승=경제민주화'
-대주주 소유 지분, 다른 나라에 비해 많지 않아 '자본시장선진화=양극화' 인식 바람직하지 않아
-기업의 자본배분 효율성 개선하고 탄탄한 재정 활용하면 '저렴하게'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할 수도
유일한 기자

“전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내수 경기 부양 뿐 아니라 경제민주화를 위한 매우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기업들이 번 돈을 대만처럼만 배분해도 코스피지수가 80% 상승할 여력을 갖게 되며,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약 1,000조원 증가할 것입니다. 정부 국회 나아가 국민 모두가 이런 인식을 갖고 기업들을 지원하고 자본시장의 환경을 잘 정비해야합니다. 이미 주요 상장사의 주요주주로 오른 국민연금, 앞으로 주식시장 투자를 늘릴 수 밖에 없는 퇴직연금, 직간접적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개인, 기관투자가 등을 생각하면 한국에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미국의 가치투자 운용사 달튼 인베스트먼트(Dalton Investments)가 ‘대한민국에 드리는 제안, 코리아 디스카운트 개선을 통한 경제발전’이라는 제목의 서한을 통해 제안한 내용이다. 달튼은 우리와 경제구조가 유사한 대만처럼만 기업의 자본배분 효율성이 개선되어도 계층의 양극화, 경기침체 등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어려운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물론 가장 기본적인 배당조차 인색한 우리나라의 공고한 기업지배구조(거버넌스)를 보면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배당을 늘려야한다고 하면 ‘대주주와 주식부자들 배만 불린다’는 좌(左)와 ‘외국인의 먹튀만 돕는다’는 우(右)의 날선 공세가 따라붙는다. 이런 주장은 지극히 자극적이어서 쉽게 대중 사이로 스며든다. 감사위원을 한 명이라도 분리선출하자고 하면 ‘왜 소액주주가 경영권을 공격하려드느냐’는 일차원적인 비판이 어김없이 꽂힌다.
이런 환경에서 국내 주식에 100조원 넘게 투입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코드의 도입을 결정, 올해부터 본격 이행에 나설 예정이다.

국민연금 주도로 스튜어디스십 코드가 정착돼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자본배분의 효율성이 정상화돼 정말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변혁이 가능할까. 현실을 외면한 이상은 아닐까. 20년동안 한국시장을 지켜보며 투자해왔다는 달튼의 분석과 판단을 자세하게 듣기 위해 별도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와의 전화인터뷰는 우리시간으로 지난 25일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됐으며 답변은 임성윤 시니어 애널리스트가 맡았다. 그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베인&컴퍼니, 시카고 MBA를 나와 달튼에서 근무한지는 4년이 지났다.


1)반갑습니다. 먼저 달튼 인베스트먼트를 소개해주세요.

장기 가치투자를 원칙으로 한다. 1999년 설립한 이래 한국과 같은 아시아 이머징시장에 집중 투자하며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운용자산이 4조원이다. 외형만 보면 작아보일 수 있지만 뮤추얼펀드를 안하고 리테일 없이 대학기금, 연기금 같이 장기 자금만 운용한다는 점도 같이 봐줬으면 좋겠다. 외형을 키우는 게 최고의 가치는 아니다.
이번에 제안을 같이한 4개 회사를 합치면 운용 규모가 50조원에 이른다. 참고로 대형 기관투자가 이를테면 블랙록이나 뱅가드는 패시브가 주류다. 피델리티나 캐피탈그룹은 비중이 작아 한국이 주력이 아니다.

2)달튼의 투자 철학과 노하우를 설명해주신다면...

소액주주와 경영진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면서 주주가치가 증가하는 다시말해 회사의 자본배분이 우수한 회사를 찾아 오래오래 투자하고 있다. 그런데 아시아시장은 거버넌스의 특성상 비즈니스 능력은 너무 좋은데 자본배분이 너무 낙후돼 있거나 거버넌스의 변화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있다. 이런 기업에 투자한 후 변화를 추구하는 것도 한 축이다.

3)최근 대한민국 국민연금과 정부 및 국회 그리고 국민을 향해 여러 제안을 했습니다. 국내외 기관들 4곳이 함께 했는데, 특별히 제안을 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달튼의 대표를 맡고 계신 분이 1990년대부터 한국에 투자했다. 한국투자 1세대로 통할 정도로 일찍부터 관심이 많았다. 당시 한국의 거버넌스는 더 안좋았다. 달튼은 비효율적인 시장에서 기회를 찾고 있는데 한국은 예나 지금이나 매우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다. 새로운 시각으로 보면, 임계점에 다왔다고 생각한다. 큰 그림에서 보면 기업들은 그동안 돈을 잘 벌었고 가치를 잘 창출했는데 이런 긍정적인 부분이 주가나 주주 가치, 가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단적으로 10년간 기업 이익이 80% 증가했는데 주주 수익은 25%밖에 되지않는다. 다시말해 지난 7, 8년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더 심화됐다. 이 갭이 1천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지금 한국 경제상황이 어렵다고 한다. 1천조원 정도의 어마어마한 자산(주식) 가치가 반영이 되지 않고 구멍이 뚫려 있는데,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겠는가. 기업 활동과 경제전반의 연결고리를 찾아내야한다. 서민들의 터전인 내수를 중시하는 현 정부에서 이 지점을 주목해야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언급이 거의 없다.

3-1)주식시장의 과도한 저평가를 해소해서 경기를 살려야한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조금더 설명해준다면...

단순히 말하면 그렇다. 명분도 좋고 방향도 좋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을 100조원 넘게 투자해둔 상태다. 우리 계산으로 경제 체질이 한국과 비슷한 대만처럼만 기업들의 자본배분이 개선된다면 코스피지수가 80% 더 오를 힘이 생긴다. 국민연금 국내 주식투자액이 무려 90조원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면 그 약효가 일부 개인에 돌아가는 게 아니라 전국민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퇴직연금이 지금 150조원 규모가 됐는데, 2025년이면 450조원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자금의 2%만 주식에 투자돼 있을 뿐이다. 우리시장이 전세계에서 가장 싼데 국민들은 가장 투자를 안하는 것이다. 연기금, 개인, 기관은 주주로서 투자를 늘리고 정부는 기업들이 정상적으로 자본을 분배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면 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더 이상 악화될 수 없을 정도로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고 본다. 아쉽게도 한국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공론화가 됐으면 한다.

4)주식시장을 부양하면 부자들에게만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적지않습니다. 배당을 더 늘려야한다고 하면 대주주에게 이익이다, 외국인에게 돌아간다는 비관도 여전합니다.

그렇지 않다.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소수 주주 지분이 매우 많은 시장이다. 기업집단의 총수지분은 10% 이하인 경우가 많다. 나머지는 개인이나 국민연금이나 외국인, 기관이 들고 있다. 대주주 지분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두 번째 국민연금의 비중이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셋째, 자금흐름도 감안해야한다. 퇴직연금은 채권과 예금에 크게 쏠려있어 향후 주식시장으로 일부가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더 크게 보면 시중자금이 부동산에 압도적으로 쏠려 있다. 역으로 이제 주식시장에서 기회를 찾아야한다. 전체적으로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자금이 많은데 주가는 가장 저평가 된 상황이다.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경제민주화는 가치를 많이 창출한 기업의 지분을 국민들이 갖는 것 아니겠는가. 때마침 주식시장까지 저평가되어 있으니 경제민주화에 매우 저렴하게 다가갈 수 있다. 가상화폐에 프리미엄이 붙는 나라가 일본과 우리나라 밖에 없다. 경제민주화의 잠재적 재원이라할 수 있는 부동자금이 그렇게 많다는 의미다.

4)배당세, 상속 및 증여세를 낮춰서 기업의 자본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해야한다고 하셨는데요. 당장 세금 걷어야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가 줄어들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주주 배당금만 크게 늘었다는 비판도 쏟아질 겁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하나만 보자. 한국시장의 PBR이 1배가 안된다. 기업들이 부가가치를 전혀 창출하지 못한다는 극단적 비관이 반영된 결과다. 시장이 가끔 비효율적일 수 있지만 이런 말도 안되는 현상이 유지된다는 건 큰 문제가 내재돼 있다고 봐야한다. 문화와 제도를 바꾸면 1천조원에 이르는 디스카운트가 해소된다는데, 이를 거부할 이유가 있을까. 미국 수준을 언급하는 게 아니라 대만이다. 두 번째, 배당소득세의 경우 많은 이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민주화의 촉매가될 수 있다. 대주주에게 유리하다는 건 매우 편협한 사고다. 대주주 몫이 다른 나라에 비하면 그렇게 크지 않다. 세수측면에서 우리는 재정이 튼튼한 나라다. 작년에도 25조원의 초과세수가 있었다. 배당소득세가 연 3조~4조원인데, 세율이 절반으로 떨어져도 배당액이 2배로 늘면 전체 세수는 커버가 된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약 40%로 OECD 평균인 약 110%보다 많이 낮고 국가 신용등급도 매우 양호하다. 이걸 잘 살려야한다. 남들보다 건강한 재정을 바탕으로 1천조원의 디스카운트를 해소한다면 국부(國富)가 얼마나 늘겠는가. 참고로 요즘 한국에서 증권거래세를 인하하거나 없애야한다는 논의가 시끄러운데 배당세 인하가 우선 순위에 있어야한다. 증권거래세 인하는 증시활성화 즉 거래를 많이 늘리는 조치인데, 이미 한국의 개인 기관 모두 단기성향이 강하다. 오히려 배당세 조절을 통해 장기투자를 유인해야한다. 배당세가 낮아지면 100조원의 자금유입 여력이 있다고 추정된다.

5)상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임의 경우 재계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너무 반기업적이다, 경영권 침해 소지가 크다 이런 주장입니다. 왜 꼭 필요하다고 보는지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다름 아닌 한국 소액주주들의 소외로 볼 수 있다. 보호받아야할 소액주주가 오히려 피해를 입은 것이다. 때문에 보다 소액주주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야한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등에 있어 소액주주의 의사를 조금 더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사선임을 소수 주주가 전담하겠다는 게 전혀 아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은 경영 의사결정이 아닌 이사들의 경영 집행에 대한 감시, 견제가 주 역할이므로 경영 지배권을 위협하지 않는다. 현재의 제도는 지배주주가 이사를 선임하고 그 이사들 중에서 감사위원을 뽑기 때문에 이사들의 경영 집행을 효과적으로 감시, 견제하기 어렵다.

경영 지배권이 너무 쉽게 위협받는 것은 좋지 않겠지만 이 개정들은 매우 급진적인 변화가 아니다. 소액주주 보호가 약한 한국에서 그나마 소수주주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현재의 이사회와 경영진이 경영과 자본배분을 잘해 소액주주 가치가 극대화 된다면 이러한 법 개정이 있어도 목소리를 내는 주주가 많지 않을 것이다.

6)국민연금의 2018년 한해동안 기금 수익률이 마이너스(1.5%로 추정)입니다. 한국내 주식투자에서 14%의 마이너스를 낸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국민들로서는 충격 그 자체인데 무엇이 문제일까요.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할 국민연금의 역할이 크다. 지금 여건에서 국민연금이 기업경영에 관여할 한계는 명백하다. 목소리를 하나둘 기업에게 전달하고, 이런 과정을 거쳐 국민들의 인식이 올라가는 게 중요하다. 지금 당장 경영간섭 같은 논란이 있다고 해서, 문제점이 너무 큰데 개선을 머뭇하거나 미루면 효과적이지 않다. 글로벌 수준을 봐야한다. 우리가 제안하는 스탠다드는 미국이 아니라 대만처럼 한국과 유사한 나라와 비교하는 것이다. 무리한 요구는 전혀 아니다.

한편에선 국민연금의 압박으로 배당이 증가했다는 사례가 부각되기도 했는데, 의미를 크게 두지 않는다. 언론에서 얘기하는 배당성향은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을 포함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은 지금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을 너무 많이 해서 문제다. 주가가 높은데도 소각을 너무 하는 상황이다. 배당성향 비교할 때 주주환원(배당+자사주)을 전체적으로 봐야한다.

7)미국의 투자자들이 한국의 오랜 디스카운트 현상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한데요. 달튼처럼 구체적인 리서치를 통해 투자를 하고 사후관리를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투자자가 많은가요. 늘고 있나요?

솔직히 지금까지 많은 측면에서 한국은 '손놓은 시장'이었다. 패시브만 있고 개별 주식에 적극 투자하는 펀드가 많지 않았다. 거버넌스를 보면서 ‘안되겠다’는 인식이 컸다. 다만 이렇다보니 거꾸로 한국에 가장 큰 기회가 있다는 생각도 상존한다. 워런 버핏이 한국에 관심이 있다는 건 오래전부터 알려진 얘기다. 몇몇 유명 액티브 펀드들도 그렇다.
한국도 변화의 시기가 됐다고 본다. 스튜어드십코드가 나온 게 결정적이다. 이제 국민들이, 한국 투자자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대응하는지 눈여겨 보고 있다.

8)한국 사회에서는 론스타 후유증인지 몰라도 해외의 펀드들이 주주제안을 하면 ‘외국인이 경영권을 빼앗으려한다, 혹은 단기간에 먹튀하려고 한다’는 식의 비판이 어김없이 나옵니다. 이에 대한 달튼의 반론이랄까, 입장은 무엇인가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다시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코리아 프리미엄 상황에서 누군가 시세차익을 노리고 들어와 단기간에 이익을 실현하고 나간다면 ‘먹튀’라는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다. 지금은 가치가 억눌려있기 때문에 먹튀를 언급할 여건이 아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먹튀 논란과도 맞지 않는다. 행동주의펀드들의 공격을 걱정하는 시각도 있는데, 이들은 대체로 지분율이 10%가 안된다. 다른 국내외 주주들의 호응을 받지 못하면 지배권을 위협할 규모가 아니다.
외국인 차별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내부의 대기자금이 많은데, 저평가 주식을 살 기회가 얼마든지 많은데, 안사면서 외국인의 투자와 배당을 비판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

9)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채택을 계기로 한국시장에서도 주주 액티비즘(행동주의)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그 결과 지배구조가 개선되면 정말 주장처럼 코스피지수가 3천마저 훌쩍 넘을 수 있을까요.

가능한 상황이다. 아주 단순히 배당성향을 대만 수준(60%)으로 올리면 코스피 배당수익률이 7%에 육박한다. 이는 전세계 유일하다. 어려움을 겪는 산업이 분명 존재하고 산업 양극화도 뚜렷하지만 전반적으로 과거에 비해 국내 기업들이 현금창출력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매력이 큰데 그나마 여유가 있는 한국의 개인들은 해외주식 투자에 나서고 있다. 부진한 주가에 마음을 돌리고 있는데, 거꾸로 생각해야한다. 해외시장이 한국보다 훨씬 비싸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10)주주 행동주의가 활성화된다면 어떤 기업들이 주목받으면서 그 가치가 재평가될까요. 어떤 방법으로 재평가 여력이 큰 기업들을 찾아야할지 한국 투자자들이 궁금해할 것 같습니다만.

먼저 주주와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실제로 주주를 위해서 자본배분을 하는 기업에 우선 투자해야한다. 경영진의 역량이 좋고 주주환원도 많이 하는 기업인데, 한국시장에 있기 때문에 제값을 못받는 회사가 적지 않다.
현금창출능력은 좋은데 자본투자(시설투자 등) 여지가 적은 기업들도 대상이다. 이런 기업들은 대부분 돈을 쌓아두고 있다. 변화가 생기면 주가가 많이 오를 것이다.

11)한국의 기관투자가에게 스튜어드십 코드는 낯설기만 합니다. 한국만의 오래된 지배구조와 경영 관행 등의 이유로 운신의 폭이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주총장에 가서 대주주와 경영진의 거수기 역할에 머물렀던 기관들에게 한말씀 해주신다면...

한국의 변화를 ‘확신’할 수는 없다. 확실한 건 지금의 디스카운트가 오래 지속될 구조는 아니라는 점이다.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절실하게 인식하고 해결해 가는냐가 중요하다. 삼성그룹의 경우 변화가 있고 진행중이다.

12)주주 행동주의의 성공사례를 보면 한국 투자자들도 확신이 설 것이라고 보는데요. 미국의 경우 가치투자자들이 대거 액티비즘으로 전향해 큰 성과를 냈다고 하는 얘기도 들립니다만.

미국의 사례를 보면 액티비즘의 성과는 그때그때 다르다. 단 규모는 엄청 커지고 있다. 한 예로 마이크로소프트(MS)가 대표적이다. 이전 CEO 체제에서 폐쇄적이었는데 지배구조 개선 이후 크게 달라졌다. 주식 가치도 애플 아마존과 함께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한국에 널리 알려진 엘리엇은 지금 심지어 테크(IT) 업계에서 매우 활발하게 하고 있다. IT 서비스도 이제는 성장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이익을 극대화하고 효율적으로 주주환원하는 중이다.
미국 행동주의는 시장의 비효율을 개선한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너무 성장해 경영간섭이 지나치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행동주의는 펀드나 기관만 하는 게 아니다. 국민 주주의 인식이 중요하다.

13)아시아의 모범 사례가 있다면 언급해주시죠.

잘 아는 것처럼 소프트뱅크는 일본의 IT 소프트회사이면서 세계적 투자 회사다. 벤처투자를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위험을 감수한다. 그런데 최근 6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발표했다. 손정의 회장이 직접 소각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자사의 기업가치에 비해 시장의 가격이 너무 낮다”고. 괴리가 크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바이백)을 공격적으로 하겠다고 직접 얘기했다. 2년전에도 6조~7조원 정도 바이백을 했다. 각각 발행주식의 6~7% 규모다. 2년전 주가가 100% 뛰었고, 이번에 다시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아시아에선 '주주환원을 많이 하면 투자를 마음대로 못한다'는 경영진의 해명이 많은데, 투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소프트뱅크가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도 이런 선택이 갖는 의미를 잘 살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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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 유일한 기자 (onlyyou@money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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