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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컵 보증금 시행 한달앞…점주들, "매장 부담 덜어야"

일회용컵 보증금제, 다음달 10일 시행…회수와 반납 쉬운 체계 구축해야
매장들, 보증금 현금 반환하면 카드수수료 떠안는 구조…지원책 필요
2002년 시행됐다가 6년만에 사라져…제도기반 없고 회수율 낮은 탓

머니투데이방송 천재상 기자 입력 2022-05-10 08:02:01

9일 세종시 던킨도너츠 세종정부청사점에 '일회용컵 보증금제도' 시행을 위한 태블릿PC가 설치돼있다.(사진=천재상 기자)

카페 등에서 사용하는 일회용컵을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한 달 뒤부터 시행된다. 제도 정착을 위해 회수와 반납이 쉬운 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제도는 지난 2002년 시행됐다가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고 소비자 유인책이 미비해 사라진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매장 점주들은 제도 시행 이후 카드수수료 부담, 업무 과부하 등을 우려하고 있어 매장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회용컵 보증금, 어플로 환급

9일 환경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0일부터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행된다. 일회용컵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음료 가격뿐 아니라 300원의 보증금도 함께 지불해야 한다. 보증금은 다 쓴 컵을 매장에 반납할 때 돌려받을 수 있다.

환경부는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던킨도너츠 세종정부청사점 등 세종시에 위치한 4개 매장에 대해 한달간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날 시범사업 매장에 들러보니, 다 쓴 일회용컵 보증금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어플)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었다.

일회용컵에는 보증금제도에 쓰일 바코드가 부착돼 있었다. 이를 매장에 설치된 태플릿 PC에 갖다 대니 '자원순환보증금' 어플을 통해 미리 등록해 둔 계좌로 200원의 보증금이 자동으로 입금됐다. 시범사업 기간에는 인센티브 개념으로 보증금을 200원으로 책정했다.

매장 직원은 다 쓴 컵을 건네 받아 물로 세척한 뒤 매장에 마련한 종이 상자에 보관했다. 이렇게 사용한 일회용컵을 모아놓으면 지정된 업체가 수거한 뒤 재활용에 투입된다.

시범사업 이후 제도가 적용되는 매장은 전국 3만8000여개 커피 판매점, 제과제빵점, 패스트푸드점 등이다. 매장 수 100개 이상인 사업자가 대상이며 이디야와 스타벅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맥도날드, 버거킹 등 음료를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대부분 포함된다.

반환 대상은 일회용 플라스틱컵과 종이컵이다. 사용 후 수거, 세척해 다시 쓰는 다회용 플라스틱컵은 보증금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소비자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시행하는 모든 매장에 컵을 반납할 수 있다. 버려진 일회용컵을 아무 매장에나 반납해도 보증금을 받을 수 있다.

보증금은 계좌이체 또는 현금 지급 중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지급된다. 계좌이체의 경우 사전에 설치한 모바일앱을 통해 본인 계좌로 입금되고, 현금 지급의 경우 매장에서 바로 받을 수 있다.

이중 반환을 막기 위해 컵 표면에는 한국조폐공사에서 제작한 위변조 방지 스티커가 부착된다.

9일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범사업에 참여한 세종시 던킨도너츠 세종정부청사점에서 한 시민이 매장에 설치된 태블릿PC를 통해 보증금을 환급받고 있다.(사진=천재상 기자)

◇보증금 카드수수료, 업무 과부하 등 매장 부담 완화도 필요

매장 점주들은 카드수수료 부담과 보증금 반환에 따른 업무 과중 등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는 보증금을 카드로 결제했을 때의 수수료는 매장에서 전액 부담해야 한다. 소비자가 컵을 반납하면서 보증금을 현금으로 달라고 요구할 경우 매장은 카드수수료만큼 손해를 본다.

제도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던킨도너츠 세종정부청사점의 유지희 점주는 "제도 활성화가 돼야하는 건 맞지만, 카드수수료가 크게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부가 지원을 해주면 좋겠는데, 지금 어떻게 지원하겠다는 이야기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수료뿐만 아니라 업무 과부하도 걱정이다. 반납된 컵을 씻고, 보관하고 (회수)업체로 보내는 일에 손이 많이 간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매장의 카드수수료 부담과 업무 과부하를 막기 위해 미반환금으로 수수료를 보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반환되지 않은 일회용컵 보증금을 활용해 매장의 카드수수료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시범사업을 통해 매장 직원의 업무 과부하를 줄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 무인 수거함을 매장 안팎으로 설치하자는 의견도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 폐지 이력…정착 위한 인프라 만들어야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지난 2002년 시행했다가 6년 만에 폐지된 이력이 있다. 당시 환경부는 커피 전문점 등과 자발적 협약을 맺고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시행했다. 보증금 수준은 컵 1개당 50~100원이었다.

제도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세계 최초로 시행됐지만, 홍보가 미비하고 소비자 유인력이 부족해 37%라는 낮은 회수율을 기록한 채 시행 6년만인 2008년에 폐지됐다.

자발적 협약이라 법적 근거가 없었고 일회용컵을 구입한 매장에만 컵 반납이 가능했기 때문에 소비자 참여가 저조했다.

환경부는 폐지된 제도를 부활시킨만큼, 과거 지적된 문제를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자원재활용법을 개정해 제도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고 환경부 산하에 보증금 관리 전담 기구인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를 뒀다.

컵 반납은 제도에 참여한 전 매장에서 가능하도록 했으며 소비자용 앱과 무인반납용 앱 등을 이용해 보증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승은 녹색연합 녹색사회팀장은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매장 직원을 통하지 않고도 컵을 반납할 수 있는 무인회수함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이 반환하는 것을 수거하는 방식도 보완될 필요가 있다"며 "1차적으로 판매점에서 회수하는 것이 기본 절차"라고 덧붙였다.

김태희 자원순환연대 정책국장은 "제도 시행에 앞서 전반적인 준비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시민 홍보 분야가 보완될 필요가 있다"며 "과거 제도가 폐지됐을 때도 시민 홍보가 부족해 일회용컵 회수율이 떨어진 측면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프랜차이즈 별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각각 참여 업체의 준비 상태가 다를 수 있다"며 "각 매장 상태를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야 순환 체계가 구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재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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