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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도 탈중앙화? 웹3.0 시대 준비하는 기업들

[조은아의 테크&스톡] 일방향에서 쌍방향으로…'개인의 소유' 중요해진 웹3.0
걸음마 시작한 웹3.0…ICT 기업부터 하드웨어 기업까지 눈독
조은아 기자

세상을 바꾸는 기술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K-테크'가 있습니다. '테크&스톡'에선 전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의 신기술을 톺아보고 미래 성장성을 조망합니다. 한순간 뜨고 지는 '테마주'가 아닌, 미래를 기대하고 투자해볼만한 '가치주' 관점에서 기술의 의미를 찬찬히 살펴보겠습니다.


WWW로 시작된 웹 세상이 바야흐로 웹3.0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웹3.0은 허상이고, 실체없는 마케팅 용어라고 평가절하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웹3.0에 대한 투자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오늘 테크&스톡에선 웹3.0이 무엇인지, 웹3.0 시대를 맞아 기업들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등을 짚어보겠습니다.

■ 웹3.0의 핵심은 '탈중앙화'와 '메타버스'

웹1.0은 초기 인터넷으로 웹페이지를 통해 정보가 한방향으로 전달됩니다. 웹2.0에서는 참여와 소통이 핵심으로 누구나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하게 됐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이용하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SNS가 대세가 되었고,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고, 공유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기존의 웹에선 플랫폼 기업이 이용자의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저장하고 관리해왔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익을 창출했죠. 예를 들어 이용자가 최근에 검색한 데이터를 활용해 관련 광고를 띄우는 식입니다. 이용자는 플랫폼을 사용하는 댓가로 광고를 보는 셈인데요. 문제는 이용자가 '원한 적도 없던 맞춤형 광고'를 보게 되면서 플랫폼 기업이 돈을 더 많이 벌게 됐다는 것입니다. 이용자 입장에선 광고도 보고 데이터도 내준 셈이죠.

웹3.0은 여기에 반발해 '소유'라는 가치를 더했습니다. 플랫폼 기업이 아닌 개개인이 콘텐츠와 데이터를 소유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 활용되는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입니다. 플랫폼 기업의 데이터센터에 저장되던 데이터를 전세게 수천대 컴퓨터에 분산하고, 참여자가 기여한만큼 가상화폐로 보상을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또한, 웹3.0은 평면으로 이뤄졌던 웹페이지의 공간을 3차원의 가상공간으로 넓힙니다.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상·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친 '메타버스'도 웹3.0의 주요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데요. 메타버스는 기존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확장현실(XR) 등의 연장선상에 있는 표현이라고 보면 됩니다.



■ 걸음마 시작한 웹3.0… 웹3.0 생태계 눈독들이는 기업들

윤창배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웹3.0은 약속된 프로토콜로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인터넷 형태"라며 "웹3.0의 근간을 이루는 기술은 블록체인, 암호화폐는 인센티브, 대체불가토큰(NFT)은 웹3.0 시대에서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자산으로 이러한 인프라 속 탈중앙화금융(DeFi), P2E(Play to Earn) 게임 등 수많은 탈중앙화분산앱(DApp)이 지금 이 순간에도 탄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웹3.0은 아직 걸음마 단계 수준입니다만, 이미 기존 플랫폼 기업들은 웹3.0 투자에 적극적입니다.

해외에선 아예 사명을 바꾸며 웹3.0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명을 '메타'로 바꾼 페이스북이 대표적인 사례죠. 미국 간편결제 기업 스퀘어도 '블록'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구글은 클라우드 사업부 내에 웹 3.0 팀을 신설했습니다. 아미트 자베리 구글 클라우드 부사장은 사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이 웹 3.0 개발자들의 첫 번째 선택지가 되게 하자는 취지에서 팀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는데요.

국내에서도 양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일본 라인을 통해 자체 블록체인 '라인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링크'를 선보였고, 올해 4월엔 NFT 종합마켓플레이스 '라인NFT'를 일본 시장에 출시했습니다. 라인은 NFT 플랫폼 자회사 라인넥스트를 통해 글로벌 NFT 플랫폼 '도시'를 상반기 출시할 예정으로 이를 위한 '도시 지갑'을 이달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라인 블록체인' 공식 블로그에서 '웹3와 라인의 전략'을 공유한 김우석 라인넥스트업 비즈니스 디렉터는 "라인은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가장 큰 NFT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글로벌 웹3.0 환경에서 사용자 네트워크를 더욱 혁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NFT는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라인은 NFT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중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네이버는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에 블록체인 기반 경제 시스템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자회사 그라운드X를 통해 가상화폐 '클레이튼'을 개발하고, 가장자산 지갑 '클립'과 NFT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싱가포르에 블록체인 개발·스타트업 투자 법인인 크러스트를 설립하고, 클레이튼 생태계 확장에 나섰습니다. 크러스트는 그동안 블록체인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해오다가 최근 자체 디파이 서비스를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게임 기업들도 웹3.0에 적극적입니다.

넷마블은 자체 블록체인 생태계 MBX를 공개한 상황으로 'A3:스틸얼라이브'를 시작으로 자사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나갈 방침입니다. 자체 코인 MBX 발행 뿐 아니라 NFT도 선보였습니다. 북미 자회사 잼시티의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게임 '챔피언스:어센션"에 NFT를 발행한 바 있습니다.

컴투스는 자사의 블록체인 게임플랫폼 'C2X'를 구축해 가상화폐 CTX를 발행했습니다. C2X 생태계 확장을 위해 블록체인 게임 '크로매틱소울:AFK레이드'를 공개했고, 2분기엔 '게임빌 프로야구 슈퍼스타즈' 등에도 C2X를 적용할 방침입니다. 지난달엔 K팝 아티스트 영상을 비롯해 게임, 디지털 아트 등 다양한 작품을 거래하는 C2X NFT 마켓플레이스도 열었습니다.

펄어비스는 신작으로 준비하고 있는 '도깨비'를 메타버스 플랫폼화할 계획으로 '이브 온라인'을 소재로 한 웹 3.0 기반 게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허진영 펄어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메타버스, 웹3.0 등 시장 변화에 따른 계획들을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블록체인과 웹3.0 트렌드에 맞춰서 이브온라인 IP를 활용한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게임 개발 스튜디오로 집중할 수 있는 부분을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크래프톤은 웹3.0 비즈니스를 강화하면서 네이버제트와 NFT사업 확장을 위한 조인트벤처(JV)설립에 나섰습니다. 블루홀스튜디오를 통해 서울옥션블루와 NFT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게임 개발이라는 핵심 능력을 기반으로, 딥러닝, 가상현실(VR), 그리고 웹3.0·NFT 대한 연구와 투자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밖에 위메이드는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블록체인 게임 '미르4'를 선보였고, 엔씨소프트는 올해 글로벌향 리니지W에 NFT를 적용할 계획입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메타보라를 통해 가상화폐 '보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ICT기업들 뿐 아니라 하드웨어 기업들에게도 웹3.0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을 구현하기 위한 VR 기기, AR글래스,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물론, 지금의 웹2.0 세상이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한 웹3.0으로 단숨에 전환되긴 어렵습니다. 아직까진 블록체인 데이터 처리속도(TPS)가 느리다는 기술적 한계를 가지고 있고, 게다가 최근 테라-루나 사태 등으로 인해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신뢰도도 추락하기도 했고요. 다만, 머지않아 도래할 수 있는 세상인만큼 기업들이 어떤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지 주시할 필요는 있어보입니다.

조은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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