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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인사이트] "국내 잡아야 中·동남아 잡는다"… 전기이륜차 배터리 시장 승자는?

늘어나는 전기이륜차…1분만에 교체 가능한 '교환형 배터리' 주목
아직 국가표준(KS) 없어…이륜차·배터리 제조사 시장 선점 노력
"중국·동남아·남미 등 시장 잠재력 무궁무진해"
최유빈 기자

배터리 교환형 스테이션. / 사진= 뉴스1

정부가 연내 전기이륜차 배터리 규격 국가표준(KS) 마련을 목표로 내세우는 등 전기이륜차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 관련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전기이륜차의 경우 우리나라를 넘어 해외 시장 잠재력이 큰 만큼 어느 이륜차 제조사와 배터리 공급업체가 국가표준에 발맞춰 시장을 선점할지 관심이 주목된다.

■ '시간이 생명' 배달 오토바이… 1분 만에 교체하는 '교환형 배터리' 관심↑

전기이륜차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배달 서비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덩달아 주목 받았다. 소음과 배기가스로 사회적 문제가 되던 배달용 오토바이가 전동화 흐름과 맞물린 것이다. 전기이륜차 판매량은 2019년 1만2003대에서 지난해 1만8072대로 2년 만에 50% 이상 성장했다.

정부 역시 전기이륜차 보급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었다. 환경부는 올해 전기이륜차 2만대 보급을 목표로 180억원의 보조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역시 2025년까지 전업 배달용 이륜차를 100% 전기이륜차로 교체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그러나 충전 문제가 전기이륜차 보급의 걸림돌로 지적돼왔다. 배달업 특성 상 짧은 시간 많은 장소를 다녀야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충전에 긴 시간을 쓰기 어렵다. 현재는 전기이륜차 완충에 3시간 이상 소요되고,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50㎞ 수준에 불과하다. 하루 150㎞ 이상 주행하는 라이더들의 매출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업계는 이 같은 한계를 해결한 교환형 배터리를 주목하고 있다. 충전소에서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이 아닌, 교환형 배터리 스테이션(BSS: Battery Swapping Station)에서 충전을 마친 배터리를 교체하는 방식이다. 과거 휴대폰 배터리를 빼 교체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1분이면 교체가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자동차에 비해 크기가 작은 이륜차는 일반인도 배터리 교체가 쉽기 때문에 교환형 배터리 대중화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표원, 연내 KS표준 제정…국내 시장 선점, 누가 웃을까

국가기술표준연구원 확인 결과 연내 전기이륜차 배터리 국가표준(KS)이 마련될 전망이다. 그간 전기이륜차 배터리 관련 표준 규격은 마련돼 있지 않았다. 때문에 국내 이륜차 제조사 및 수입업체들은 각사의 기준에 맞춰 각기 다른 충전 규격을 사용해왔다.

국표원에 따르면 전기이륜차 배터리 규격 KS표준 초안이 완성돼 7월부터 예고 고시에 돌입, 연내 제정을 앞두고 있다. 예고고시를 마치고 기술심의회를 거치면 산업부 장관 고시를 통해 KS표준이 제정된다. 이번 KS표준에는 전기이륜차 배터리 크기와 용량 및 전압, 커넥터,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이 포함된다.

KS표준은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이나, 이 기준이 마련되면 표준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국가 표준이 마련되면 이를 적용한 배터리 제조업체와 이륜차 제조사, 스테이션 사업자가 등장해 배터리를 공유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표준화시 원가 절감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실제로 전기차 충전기의 경우도 같은 절차를 거쳐 표준화가 진행됐다. 국표원이 2017년 DC콤보1 방식을 KS표준으로 고시하면서 이후 국내에서 출시하는 전기차는 대부분 해당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이전에는 전기차별로 충전 커넥터가 달라 충전기에 각 모델에 맞는 커넥터가 달려있었다.

아직까지는 표준 규격이 발표되지 않은 상태로, 업계는 자사 교환형 배터리 시장을 넓혀가며 표준화 선점 노력을 하고 있다. 널리 쓰일수록 설계 규격 등에서 표준을 선점하기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구로전화국 앞 전기오토바이 배터리 교환형 충전소. 제공= 서울시


현재 스테이션 보급에 앞서고 있는 것은 디엔에이모터스(옛 대림오토바이)다. 현재 서울과 경기 일부지역에 설치된 스테이션은 118기로, 공사 중인 곳까지 포함하면 148기다. 디엔에이모터스는 서울시와 손잡고 노후공중전화부스 150기를 스테이션으로 바꾸는 사업에도 나섰다. 현재 디엔에이모터스의 전기이륜차 배터리셀은 삼성SDI가 공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보다 적극적으로 전기이륜차 사업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지난 22일 LG엔솔은 '레디팩(READY PACK)'이라는 상표를 출원하며 '배터리 교환·임대업'을 명시했다. 지난 3월 '인터배터리 2022' 행사에서 역시 전기이륜차를 선보이며 스테이션 사업 본격 진출을 알린 것과 같은 맥락이다.

LG엔솔 관계자는 "레디팩 상표를 출원한 것은 맞으나, 스테이션 상표로 사용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스테이션 사업을 열심히 추진하고 있는 건 사실이며, 필요한 제반 사항에 대해서 열심히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다.

올해 LG엔솔은 강남지역 편의점에 스테이션 100기를 설치할 예정이며, 현재 KR모터스의 전기이륜차에 배터리셀을 공급하고 있다.

본 무대는 '中·동남아·남미'…글로벌 시장 경쟁 동참하나

전기이륜차의 사실상 본 무대는 국내가 아닌 해외다. 특히 오토바이가 주 교통수단인 중국과 인도·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볼리비아 등 남미시장의 경우 전기이륜차 시장 기회와 잠재력이 크다. 이들 나라의 경우 소득수준이 높지 않은 만큼 고가의 전기차보다 저가 전기이륜차 수요가 월등히 높다는 설명이다.

오토바이 등록대수가 자동차의 6배에 달하는 인도네시아는 2040년부터 전기이륜차만 판매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베트남의 경우는 이미 20만대 규모의 전기이륜차 시장이 형성돼 있다.

동남아시아 전기이륜차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장기적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도 아직 전기차 시장의 테슬라 같은 절대 강자가 없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글로벌 업체들이 관련 시장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이륜차 제조사 및 배터리 공급 업체들이 전기이륜차 배터리 시장 가능성을 확인하면 이를 해외 시장 진출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만큼, 누가 국내 전기이륜차 시장을 선점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유빈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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