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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눈] 무역·물가 모두 최악인데...'정신승리' 중인 윤석열 정부

무역수지 적자인데..."흑자인 경상수지 봐야"
물가는 하늘 찔렀는데..."상승률 완화돼"
이재경 기자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8.2/뉴스1 )

무역수지는 지난달까지 누적 150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56년 이후 66년 만의 최대 적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3%로 23년 8개월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엉뚱한 통계를 가져와 "흑자"라고 주장하고 "물가 상승률은 완화됐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을 보여줬다.

한덕수 총리는 2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무역적자의 원인으로 "수출에서 수입의 기준이 우리가 국제수지에서 보는 기준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지난 6월에 기재부가 예측한 경상수지의 흑자, 이것이 진정한 국제수지의 흑자"라고 강조했다.

무역수지가 적자이니, 흑자인 경상수지를 가져온 것이다. 숫자가 마음에 안드니 다른 통계로 갈아타자는 얘기인 듯 하다.

심지어 실제 통계도 아니다. 한 총리가 "진정한 국제수지의 흑자"라며 "약 400억불에서 450억불 정도"라고 제시한 것은 기획재정부가 지난 6월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예상치로 내놓은 수치일 뿐이다.

경상수지가 흑자이기 때문에 괜찮다는 시각도 문제다. 통상 경상수지는 무역수지보다 흑자폭이 크게 나오기 때문이다. 무역수지는 수출품에는 물건의 가격만 반영하지만, 수입품에는 운송비와 보험료까지 가산되기 때문에 같은 물건을 사고 파는 경우 적자로 계산된다. 통관지점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반면 경상수지는 물건의 가격만 반영하며, 여기에 서비스, 급료, 투자소득 등도 포함된다. 따라서 무역수지는 적자라도 경상수지는 흑자일 수 있으며, 올해 그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기재부가 예상한 경상수지 흑자 450억 달러도 문제가 없는 수치는 아니다. 이 수치는 지난 2012년 488억 달러로 올라선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한 총리가 흑자라고 가져온 경상수지 예상치마저 10년만의 최저 수치라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우리 수출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그래도 일별 수출은 늘어났다"라든지 "지역별로는 수출 기록을 경신한 곳도 있다"며 긍정적인 면을 꾸역꾸역 찾아내곤 했다. 그렇다고 다른 통계를 가져오지는 않았다.

한덕수 총리는 소비자물가에 대해선 "상승의 정도는 다소 완화됐다"며 "하지만 아직도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평가는 수치가 이미 상승한 상황에서 그 숫자가 다소 줄어들었을 때에나 쓸 수 있는 표현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 4%대, 5월 5%대에서 6월엔 6.0%로 올라섰고 7월에는 6.3%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3년 8개월만에 최고 고점을 찍었다.

이를 두고 "상승의 정도가 다소 완화됐다"든지 "하지만 아직도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너무나 여유로운 태도가 아닌가 싶다.

정부가 조급함을 버리고 침착하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측면이라고 좋게 해석하기엔 지금 우리 경제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악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은 괜찮다"식의 인식이라면 위기 대응을 위한 대책 또한 현실과 동떨어질 수밖에 없다. 마음에 안드는 통계는 무시하고 마음에 드는 통계만 갖다 쓰고 현실을 무시한다면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수 없다.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의 몫이 될 것은 뻔한 이치다.



이재경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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