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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손노리 지분 되찾은 이원술 사단...'탈 카카오' 게임장인들 재기모색

'수직계열화' 핵심으로 꼽혔던 이원술·강기종 프로듀서 독립 후 독자행보
서정근 기자

카카오게임즈를 떠나 독자행보에 나선 이원술 손노리 대표이사

최근 카카오 계열에서 제외된 게임사 손노리의 지분을 이 회사 창업자 이원술 대표가 되사간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게임즈의 손자회사 대흥개발을 이끌던 강기종 대표도 회사를 떠난 후 다시 독자적인 개발재개를 모색하고 있다.

카카오 게임부문이 카카오게임즈-프렌즈게임스-산하 스튜디오로 수직계열화 하면서 자체 개발에 한 때 힘을 쏟았는데, 당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전문 프로듀서들이 '탈 카카오'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오딘'의 메가히트와 '우마무스메'의 라인업 가세로 카카오 계열 내에서 입지를 잃었던 이들이 재기에 성공할지, 게임 부문을 새롭게 재편한 카카오게임즈의 향후 행보는 어떠할지 눈길을 모은다.

8일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이원술 손노리 대표가 프렌즈게임즈에 매각했던 손노리 지분 중 상당량을 재매입해 독자행보에 돌입했다.

프렌즈게임즈는 2017년 출범한 게임 개발 전문법인이다. 당시 카카오게임즈 대표를 맡고 있던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초대 대표를 맡았다. 앞서 출범했던 카카오게임즈가 카카오 본사가 운영하던 모바일게임 채널링 서비스를 이어받아 모바일 게임 배급사업을 본격화했고, 자회사 프렌즈게임즈를 설립해 자체 개발에도 나섰던 것.

프렌즈게임즈는 스튜디오 손노리를 이끄는 이원술 대표, 스튜디오 대흥개발의 리더 강기종 대표 등 9인의 전문프로듀서가 제작 실무를 주도하고, 박영호·김동준·권미진 등 본부장 3인이 개발을 주도하는 구조였다.

이원술 대표는 9인의 전문 프로듀서 중 가장 네임밸류가 있는 개발자로 꼽혔다. 1999년 손노리를 설립해 20여년간 개발을 이어왔다. 손노리 스튜디오는 그간 소프트트라이, 판타그램, 로커스홀딩스, 구름인터렉티브, CJ ENM 넷마블, 카카오게임즈에 차례로 인수된 바 있어, 독립 스튜디오로 존속한 시기는 길지 않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다크사이드 스토리', '화이트데이' 등 PC 패키지게임을 선보여 명성을 얻었다. 그라비티와 합작해 '라그나로크'의 제작에도 참여한 바 있다.

로커스홀딩스 계열에 편입된 후에는 '트릭스터', '팡야' 개발에 나섰다. 그라비티와 함께 개발했던 '스타이리아'가 흥행에 실패하며 하향세를 걸었고, 구름인터렉티브로 이적한 후 '어스토니시아 온라인' 개발을 추진했으나 이 또한 완성을 보지 못했다.

방준혁 넷마블 창업자의 개인회사 인디스앤에 인수된 후 넷마블 산하 계열사 턴온게임즈를 맡아 '다함께 차차자'를 개발해 흥행시키며 재기에 성공했으나 이내 넷마블을 떠나 독립했고, 카카오 계열에 편입됐다.

강기종 전 대흥개발 대표. 프렌즈샷을 선보이고 회사를 떠나 독자행보에 나섰다.


강기종 프로듀서는 2003년 PC 패키지게임 '니트로패밀리'의 제작을 맡아 게임업계에 입문한 이다. 웹젠에 합류해 MMOFPS 장르 게임 '헉슬리'의 개발을 총괄했다. 김형철 전 웹젠 부사장이 설립한 브리디아에 합류해 개발총괄 부사장을 맡았다. 스포츠게임 '역전! 맞짱탁구K'를 제작해 흥행시켰고, 후속작으로 슈팅게임 '르네상스 히어로즈'를 선보였다.

두 사람이 합류한 프렌즈게임즈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등장하는 프렌즈 캐릭터 IP를 활용해 캐주얼 게임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이원술 프로듀서는 레이싱게임 '프렌즈레이싱'을, 강기종 프로듀서는 골프게임 '프렌즈샷'을 각각 개발했다.

두 게임 모두 일정 수준의 흥행을 달성했으나, 손익분기를 넉넉히 넘어 해당 스튜디오에서 차기자을 만들 자금력을 창출할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두 프로듀서 모두 캐주얼 게임보다 코어 게임 장르를 선호했고, 후속작 개발도 코어 장르 제작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경우 카카오게임즈의 승인과 추가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 후속작 개발 돌입이 어려워지자 '결별'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노리의 자회사 툰노리가 먼저 지난해 연말 청산됐고, 프렌즈게임즈가 보유하고 있던 손노리 지분을 이원술 대표에게 매각해 게열에서 제외하면서 '호적정리'가 완료됐다. 손노리 법인 주소지는 기존 삼평동 GB1타워에서 삼평동 판교타워로 이전한 상태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이원술 대표가 지분을 되사가 손노리가 계열에서 제외된 것이 맞다"며 "손노리에서 만들었던 '프렌즈레이싱'의 IP(지식재산권)는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는 '프렌즈레이싱'의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손노리 지분 중 이원술 대표가 보유한 지분은 75% 규모이며, 직원 수는 20여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강기종 프로듀서의 경우 '프렌즈샷' 서비스를 지속하고 대흥개발을 프렌즈게임즈에 흡수합병하는 조건으로 홀로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강기종 프로듀서는 회사를 떠난 후 "개발재개를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중이다"고 밝힌 바 있다.

프렌즈게임즈는 가상자산 '보라' 운영사 웨이투빗과 합병해 사명을 메타보라로 변경한 상태다. '프렌즈샷' 등 카카오 계열 게임을 블록체인 기반의 P2E게임으로 재구성해 선보이고 있다. 자체 신작 개발보다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IP를 활용한 블록체인 게임화에 주력하는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합류한 전문프로듀서들 대신 인수합병을 통해 품은 라이온하트의 '오딘', 배급게임 '우마무스메'가 카카오 게임부문의 확고한 수익원으로 자리잡아 있다. 넥슨 출신인 김희재 프로듀서와 반승철 프로듀서가 각각 설립한 오션드라이브와 세컨드라이브에 투자해, 그 성과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

남궁훈 대표가 구상하고 진용을 짰던 '수직계열화'보다 조계현 대표가 주도한 투자·배급 부문과 그 성과가 회사의 주력으로 자리잡은 양상이다.

새롭게 짜여진 카카오 계열 게임부문이 성공을 이어갈지, '탈 카카오' 행보에 나선 프로듀서들이 다시 활로를 찾을지 눈길을 모은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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