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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연내 1500원 갈까...킹달러에 울고 웃는 기업

-원달러 환율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눈뜨고 나면 10원 변동돼
-식품업체, 곡물가 상승에 환율 올라 '이중고'...출고가 인상 러쉬
-의류 OEM 업체, 생산국가 통화 약세로 수익성 최대..."영원무역 영업이익률 30%"
박동준 기자

지난달 1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서 고객이 라면을 보고 있다. 농심은 지난달 15일부터 신라면을 포함한 26개 라면 제품 가격을 평균 11% 인상했다. 사진/뉴스1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 판매하는 대부분의 내수 업체들은 수익성 악화로 비명을 지르는 반면 달러 강세에 역대급 실적이 예상되는 기업도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40원으로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1080원에 비하면 33.3% 상승한 수치다. 특히 최근 들어 상승세가 가팔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8월 초만 해도 1300원 초반을 유지하던 환율은 하루에 10원 이상을 오르는 일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1400원을 훌쩍 넘겼다. 이런 기세라면 연내 1500원대 진입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적어도 연말까지, 나아가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 중앙은행인 미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계속 인상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Fed의 금리인상은 전세계 유동성의 달러 쏠림을 부추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자국의 통화가치 약세를 유도하던 2018년과 달리 현재는 연준과 미 행정부의 최대 과제가 물가 안정이기에 달러 강세를 놔둘 것으로 보인다"며 "겨울철 유로화 약세 심화와 맞물려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 전환은 연말까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했다.

◇원자재 상승에 환율 급등…식품업계 '이중고'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원자재를 수입해 국내에서 생산 판매하는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식품 업종이다. 라면업계 1위 업체 농심의 경우 지난 2분기 국내 법인이 3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이다. 회사 측은 충격적인 적자에 대해 원자재 급등에 환율 상승이 가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은 라면과 스낵 제조 등에 필요한 소맥분(밀가루)과 팜유 등을 전량 수입한다. 밀가루의 경우 지난해 톤당 평균가격이 258달러에서 올 상반기에는 365달러로 40% 가량 급등했다. 팜유 역시 같은 기간 톤당 1110달러에서 1554달러로 밀가루와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이미 비싸진 원자재를 달러 강세로 더 많은 원화를 주고 사와야 하는 상황이다.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위해 정부가 가격 인상을 자제할 것을 주문하고 있지만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식품 업계는 출고가를 가격 인상 자제 주문에도 식품업계는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출고가를 올리고 있다. 농심은 지난 15일부터 라면 출고가를 평균 11.3% 인상했다. 팔도 역시 다음달 1일부터 라면 제품을 평균 9.8% 오뚜기도 다음달 10일부로 라면류 출고가를 평균 11.0% 올린다. CJ제일제당은 이달 들어 장류 제품과 가정간편식 제품 가격을 6~14% 상향 조정했다.

반면 같은 라면업체지만 삼양식품의 경우 출고가 인상 행렬에서 비켜선 상황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삼양식품의 경우 지난 2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수출을 포함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0% 가량이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불닭볽음면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판매가 절대적인 스낵의 경우 삼양식품도 가격을 올린다. 다음 달부터 사또밥·짱구 등 일부 제품의 경우 15.3% 출고가를 인상할 방침이다.

◇달러 강세에 성수기 진입…의류 OEM 사상 최대 실적 예약

의류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업체들도 환율 상승의 수혜를 받고 있다. 영원무역, 한세실업, 화승엔터프라이즈 등 3개사의 올 상반기 OEM 달러 매출액은 전년 대비 38% 증가했는데 환율 효과로 원화 매출은 5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07% 급증했다.

이들의 실적 증가 배경은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과 생산 공장이 있는 동남아 현지 환율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매출과 원재료 모두 비싼 달러로 인식하지만 생산 과정에 필요한 비용들은 대부분 저렴한 현지 통화로 지급한다. 달러화 강세로 이익구조가 개선되는 국면인 것이다.

노스페이스, 룰루레몬, 엥겔버트 스트라우스, 파타고니아 등의 OEM 업체인 영원무역의 경우 방글라데시, 베트남, 엘살바도르, 이디오디피아 등에서 공장을 가동한다. 이 중 방글라데시 생산량이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금융투자업계는 달러 강세에 현지 통화 약세, 하반기 성수기 진입 등의 호재로 영원무역의 실적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DB금융투자는 영원무역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9951억원, 219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5.1%, 56.4% 급증한 수치다. OEM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30%를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박동준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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