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식료품·자동차 부품 제조업에 '산재 고위험'…안전 지침 배포

지난 4월 5일 오전 1시36분 충북 진천군 문백면 플라스틱 제조공장에서 40대 근로자 A씨가 플라스틱 병 사출기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1. 지난 2020년 2월 충남 예산군에 위치한 플라스틱 부품 제조업체 A사에서 사출성형기의 금형 체결 문제를 해결하던 노동자가 작업 도중 금형과 성형기 사이에 끼어 숨졌다.

#2. 지난 2020년 9월 경기 고양시에서 인쇄업을 하는 B회사에서 작업자가 파레트를 이용해 적재물을 옮기는 도중 넘어지는 적재물에 깔려 사망했다.

#3. 지난 2020년 12월 경기 성남시의 식료품 제조업체 C사에서 사골육수를 만들기 위해 시운전 중인 압력솥이 폭발해 고온의 증기와 사골육수에 의해 작업자가 화상을 입고 숨졌다.

#4. 지난해 9월 경남 소재의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D사에서 차체 부품 조립라인의 '스폿용접 팁'을 교체하던 작업자가 갑자기 가동한 공장 로봇 팔과 작업대 사이에 끼어 사망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플라스틱 제품 제조업, 자동차 신품 부품 제조업, 식료품 제조업, 펄프와 종이제품 제조업, 인쇄업 등 중대 산업재해 고위험 5개 업종을 위한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가이드북'을 배포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가이드북은 이들 고위험 업종 중 상시 근로자가 50명 미만인 사업장이 대상으로, 이들 업장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노동자 128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등 중대재해가 다발하고 있다. 같은 기간 50인 미만 제조업체에서 산재로 숨진 노동자는 767명인데, 이중 약 16.7%가 이들 5개 업종에서 발생했다.

고용부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각 업종에서 발생한 주요한 중대재해의 원인을 전체 공정 흐름도에서 제시해 재해 예방을 위한 현장 직원들의 이해도를 높이고자 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플라스틱 제조업은 사출기 또는 압출기의 폭발, 가공설비에 의한 끼임, 지게차 등 운반기계에 의한 깔림에 의한 사망사고 발생이 높았다.

자동차 신품 부품 제조업은 용접 등에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에 부딪히거나 끼여서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식료품 제조업은 지게차 또는 혼합기에 의한 끼임, 각종 기계에 의한 깔림 등의 사망사고 위험이 높았다.

펄프와 종이제품 제조업은 초지기, 탈수기, 인쇄기 등 설비에 의해 끼이거나 재단기 칼날에 베이는 사고가 많았고 인쇄업 공정에서는 인쇄판 교체 작업 중에 롤러에 의한 끼임, 인화성물질 취급 중 화재 발생 등의 사고가 발생했다.

가이드북은 이러한 위험요인의 개선대책으로 작업자 안전 교육과 예방 설비 설치 등과 함께 설비 작동범위 내 울타리 설치, 지게차 후방감지센서 설치, 배합기 덮개와 연동된 인터록 설치 등 공학적인 방법과 작업지휘자 배치, 안전작업절차서 마련 등의 관리적인 방법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고용부는 연말까지 이들 업종 외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총 20여 종의 가이드를 배포할 예정이다.

올해 1월부터 시행 중인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자가 대상이지만, 오는 2024년 1월 17일부터는 50인 미만 사업장도 법 적용 대상이 된다.

고용부는 "가이드북은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확인해야 할 공정별 위험요인, 안전보건 내용, 비상 매뉴얼 등을 안내하고 있다"며 "현장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