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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피플] '유령' 설경구 "여성 중심 작품, 더 많아지길"

 
장주연 기자

사진 제공=CJ ENM

"한국영화가 예전만큼 올라오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영화로 설 극장가가 조금이나마 살아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배우 설경구(55)가 신작 '유령'(감독 이해영/배급 CJ ENM/제작 더램프㈜)을 들고 설 연휴 관객을 만나고 있다. 지난 18일 개봉한 '유령'은 1933년 경성, 항일조직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은 용의자들이 외딴 호텔에서 탈출하기 위해 펼치는 사투와 작전을 그렸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설경구는 "제가 말만 하면 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지금 인터뷰가 되게 힘들다. 알아서 잘 정리해 달라"며 웃었다.

"(이해영) 감독님을 만났는데 장르로 접근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동일한 시대를 다룬 영화가 많이 있지만, 색감부터 모든 걸 다르게 만들고 싶다고 해서 관심이 갔죠. 작품을 보고 나서는 '역시 색감이 다르긴 다르구나' 싶었어요. 미쟝센도 그렇고요. 굉장히 꼼꼼하고 정확한 감독이죠. 모든 정확하고 딱 떨어지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과함이 있었다면 그조차 계산된 거죠."

사진 제공=CJ ENM

극중 설경구는 무라야마 쥰지를 열연했다. 명문 무라야마 가문 7대, 조선말과 사정에 능통해 성공 가도를 달리던 엘리트 군인에서 통신과 감독관으로 좌천된 인물이다. 유령의 용의자 중 한 명으로, 경쟁자 카이토(박해수)의 덫에서 빠져나와 화려하게 경무국으로 복귀하겠다는 꿈이 있다.

"악역, 선역이란 생각을 아예 안했어요. 다만 처음부터 유령처럼 연기하려고는 했어요. 하지만 그걸 또 완전히 드러나게 하지 않고 알듯 모를듯하게 했죠. 정확하게 정체를 알려주지 않고 혼선을 주고 싶었어요. 의심받는 게 목적이었달까요. 캐릭터 서사도 일부러 만들지 않았죠. 저 역시 연민을 가지고 싶지 않았거든요. 또 외적으로는 살을 좀 뺐고요. 얼굴에 각이 좀 있었으면 했죠. 아무래도 군인이니까 그게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영화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 액션 장면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특히 개봉 후 하이라이트 신으로 꼽히고 있는 이하늬(박차경 역)와의 맨몸 액션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설경구와 이하늬는 성별과 힘의 격차를 뛰어넘는 액션을 주고받으며 영화의 긴장감을 챙겼다.

"처음에는 굉장히 조심스러웠는데 며칠 하다 보니 조심하지 않아도 되겠더라고요. 하하. 워낙 잘 받아주니까. 액션 찍을 때 상대가 힘들거나 지치면 정말 힘든데 (이하늬는) 액션도 밝게 찍어요. 너무 고마웠죠.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여성 중심 액션, 서사의 작품이 만들어져서 반가워요. 이 작품에 출연한 이유 중 하나도 그거고요. 그동안 브로맨스만 너무 많잖아요.(웃음) 바람직한 현상이고 더 많이 나와도 되죠."

사진 제공=CJ ENM

열심히 달리다 보니 어느덧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대중에게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킨 '박하사탕'(2000)을 비롯해 '공공의 적'(2002), '실미도'(2003), '해운대'(2009), '감시자들'(2013),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 등 설경구는 그간 수많은 히트작을 내놓으며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 시간이 마냥 행복하기만 했던 건 아니었다.

"매너리즘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느 순간 그냥 연기를 하고만 있더라고요. '이러다 추락하겠다' 싶었어요. 그러면서 '추락하기엔 아직 젊은데 어쩌지?' 하고 걱정이 됐죠. 그즈음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만났고 살짝 구원을 받으면서(웃음) 연기와 현장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됐고요. 절실함이라고 하긴 그렇고 감사함이 커진 거죠. 절실함은 사람을 너무 불안하고 오버하게 만드니까."

나름의 부침을 겪고 또 이겨냈기 때문일까. 설경구는 여전히 새로운 길을 찾고 기꺼이 도전에 응한다. 영화 '더 디너'(가제), '소년들', '더 문'(가제), 그리고 넷플릭스 '길복순'까지. '유령'에 이어 개봉 또는 공개를 앞둔 작품도 네 편으로 각기 다른 색을 띠고 있다.

"아마 차기작 중에 두 편은 올해 공개되지 않을까 해요. 지금 개봉일을 조율 중인데 부담은 되지만 '유령'이랑은 완전히 다른 결이라 저도 기대하고 있어요. 다음 작품들도 그렇고 '유령'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극장가가 예전 같지 않잖아요. 영화를 완성하는 것도, 극장에 붐을 일으키고 극장을 다시 세울 수 있는 것도 관객이니 많이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장주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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