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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CFD 거래 10명 중 8명은 못한다"…CFD 시장 축소 불가피

CFD, 장외파생상품 거래요건 신설…'월말평균잔고 3억원 이상 보유'
증권사 CFD, 신용공여 한도에 포함…"자기자본 100%이내에서 관리"
김현정 기자

사진=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차액결제거래(CFD) 제도 전반을 손보면서 CFD 시장 자체가 크게 쪼그라들 것으로 관측된다.

30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및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26일 금융위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관계기관 회의를 개최해 'CFD 규제 보완 방안'을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이번 규제 보완 방안에는 ▲CFD 실제 투자자 유형·종목별 잔고 등에 대한 투명한 정보제공 ▲다른 제도와 CFD 간 규제 차익 제거 ▲개인전문투자자 신청 및 심사 요건 강화 ▲장외파생거래 투자요건 별도 신설 등을 포함했다.

이번 사태를 조사하면서 2019년 당시 완화한 개인전문투자자요건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금융위는 CFD 제도 관련 규제를 강화해 재발을 막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날 금융위는 개인전문투자자 지정과 관련된 절차를 대폭 손질하고, CFD 등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위한 별도 요건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는 개인이 전문투자자 지정을 신청할 때에는 영상통화를 포함한 대면 확인이 의무화된다. 증권사의 의무도 강화돼 2년마다 전문투자자 요건이 지속적으로 충족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개인전문투자자 지정을 유도하기 위한 권유행위도 전면 금지됐다.

이번 규제 보완 방안에서 주목받은 건 별도로 마련되는 장외파생상품 거래 요건이다. 전문투자자 요건 자체는 그대로 유지하나 CFD 등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위해 별도 요건을 신설해 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겠다는 목적이다.

별도 신설된 장외파생상품 거래요건은 개인전문투자자 가운데 최근 5년 내에 1년 이상 고위험 금융투자상품의 월말평균잔고를 3억원 이상 보유한 경우에 한해서만 거래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수영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전문투자자는 CFD 등 장외파생거래 뿐 아니라 모험자본 공급을 위한 다양한 투자를 허용하는데 널리 적용되는 개념"이라며 "별도 최소투자금액 요건을 적용 중인 사모펀드와 유사하게 장외파생거래 요건을 별도로 신설해 고위험 투자를 감내할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을 대면으로 엄밀히 심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개인전문투자자 지정 절차와 관련 요건을 강화하면서 시장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개선된 거래요건 적용 시 현재 개인전문투자자 가운데 22%만 장외파생상품을 거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수영 과장은 "기존에는 개인전문투자자가 CFD 거래를 다 신청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7-80%는 신청을 못하고 22% 정도만 신청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CFD를 신용공여 한도에 포함하겠다는 내용 역시 CFD 시장을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신용공여 한도에 포함될 경우 증권사가 자기자본 100% 이내에서 관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증권사의 서비스는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금융위는 이번 발표를 통해 신용융자와 동일하게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에 CFD를 포함하고, CFD 중개 및 반대매매 기준을 포함한 'CFD 취급 관련 모범기준'을 마련해 저유동성 종목 등에 대한 CFD 취급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즉, CFD 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던 기반으로 작용한 특징들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CFD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CFD 제도가 문제인지, 악용한 세력들이 문제인지는 살펴봐야 하고, 여러 장외파생상품이 있는데 CFD에만 한정해 제약을 두는 것이 의미가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날 발표된 규제보완 방안이 시행될 때까지 앞으로 3개월간 개인전문투자자의 신규 CFD 거래 제한을 권고하고, 이후 시스템 및 내부통제체계 보완이 이뤄진 증권사부터 신규 CFD 거래를 재개할 계획이다.



김현정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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