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MR 헤드셋' 비전프로 공개…"미래 본듯" "메스껍다" 엇갈린 반응
"현실감 넘쳐…화면 충격적일 정도로 맑아""약간의 구역질…무겁게 느껴져" 평가도
박지웅 기자
애플 비전프로 (사진=뉴시스) |
애플이 혼합현실(MR) 헤드셋인 비전프로(Vision Pro)를 출시한 가운데 비전프로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미래를 본듯하다" "혁신적이다"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속이 메스껍다"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 등 부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최근 메타버스 흥행이 주춤한 가운데 MR 해드셋이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잇는 차세대 혁신 제품이 될지 주목된다.
애플은 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열린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선보였다. 2014년 애플워치를 소개한 후 9년 만에 내놓는 야심작이다. 애플은 2015년 독일 AR(증강현실) 소프트웨어 업체 메타이오를 인수하면서 VR·AR 기술을 연구해왔다.
팀 쿡 애플 CEO는 "컴퓨팅 방식의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라며 "맥(Mac)이 개인 컴퓨터,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터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비전 프로는 공간 컴퓨팅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전 프로는 이용자들에겐 엄청난 경험을, 개발자에겐 신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외신들은 비전프로에 대한 체험기를 내놓으며 다양한 장단점을 소개했다. CNN비즈니스는 공룡이 직접 무는 것 같았고, 새끼 곰이 옆을 지나가는 것은 너무 현실감이 넘쳤다면서 "미래를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표현했다.
다만 약간의 구역질이 나고, 밀실 공포증이 느껴졌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애플 측은 전용 칩을 통해 이런 메스꺼움 유발을 줄일 수 있는 기능도 장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CNBC는 비전프로의 디스플레이에 대해 "충격적일 정도로 맑았다"면서 "마치 나만의 아이맥스(IMAX) 극장에 앉아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30분 정도 사용했을 때 약간 무겁고 불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며 단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출시 가격이 3499달러(약 456만원)로 너무 높다는 지적도 있었고, '킬러 앱'이 없다는 평가도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타와 바이트댄스는 500달러 미만의 헤드셋을 제공한다면서 "한 가지 문제는 사람들이 장치가 필요하다고 느끼도록 하는 킬러 앱이 없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 비전프로가 식어버린 메타버스 열기를 되살릴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올 들어 챗GPT 등 생성형AI(인공지능)가 전 세계 디지털 산업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도는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애플의 신제품 출시로 메타버스 생태계 부흥의 새로운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실제 삼성은 퀄컴, 구글과 삼각 동맹을 맺고 메타버스 헤드셋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올 하반기에 출시한다. 지난 3월 특허청에 '갤럭시 글래스'라는 상표도 출원했다. 메타는 지난 2일 차세대 MR 헤드셋인 '퀘스트3'을 공개했다. 전작 대비 디스플레이가 선명해졌고, 안면부 두께가 40% 얇아진 것이 특징이다.
박지웅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