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드리운 'R 공포'에 증시 주저앉았다…반도체株 '와르르'
김현정 기자
미국발(發) 경기침체 우려에 다시 국내 증시가 주저앉았다. 코스피가 장 마감 기준 2600선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달 12일 이후 처음이다. 특히, 엔비디아 쇼크에 국내 반도체 주가도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4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3.83포인트(3.15%) 하락한 2580.80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날보다 74.69포인트 내린 2589.94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2600선을 회복하는 듯 했지만 이내 하락전환했다.
투자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862억원, 7307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 급락을 이끌었다. 개인은 홀로 1조6481억원어치 사들였다.
지난달에 이어 미국발 악재가 다시 한번 국내 증시를 뒤덮었다. 지난밤 미국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2로 시장 예상치(47.5)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경기 둔화 우려가 되살아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증시 역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1.51%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2.12%, 3.26% 하락했다.
특히 엔비디아(-9.53%)와 AMD(-7.82%), 퀄컴(-6.88%), 브로드컴(-6.16%) 등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업종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 우려는 중요한 이슈이긴 하나, 추세적 하락을 이어오던 제조업 지표 결과에 오늘과 같은 하락세가 나타난 건 지난 급락에 따른 방어기제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하락했다. 특히, 엔비디아(-9.53%), 브로드컴(-6.16%) 등이 급락하면서 삼성전자(-3.45%), SK하이닉스(-8.02%) 등 국내 반도체 업종도 무너졌다. SK하이닉스가 종가 기준 15만원대를 기록한 건 폭락장이 덮친 지난달 5일 이후 처음이다.
이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2.80%),삼성바이오로직스(-1.56%),현대차(-2.11%),셀트리온(-3.45%)등이 하락 마감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주 약세의 경우 경기 우려에 더해 엔비디아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혐의 조사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62포인트(3.76%) 하락한 731.75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2.86% 떨어진 738.59에 출발한 뒤 730선 초반까지 밀린 모습이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에코프로비엠(-2.41%),알테오젠(-5.53%),에코프로(-3.93%),HLB(-1.36%),엔켐(-6.15%),삼천당제약(-6.11%)등이 내림세를 보였다.
김 연구원은 "오늘밤을 시작으로 고용관련 지표들이 발표될 예정으로, 6일 밤 고용보고서와 실업률 수치가 확인될 때까지 불안감은 지속될 것"이라며 "다음주에도 미 CPI, 미 대선후보토론 등이 기다리고 있고, 국내는 긴 휴장을 앞두고 있어 적극적 수급 유인이 제한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김현정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