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株 투심 돌아왔는데…주도주 사라진 韓증시
2차전지株, 외국인 폭풍 매수…개인은 팔았다반도체株 연일 급락세…SK하이닉스 8%대 하락
김현정 기자
주춤했던 2차전지 관련 섹터들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높아진 금리 인하 기대감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관련 수혜주로 꼽히는 등 정치적 영향까지 더해지는 모습이다. 다만, 미 경기 침체 공포가 재확산됨에 따라 이날 국내 증시가 하방 압력을 받으면서 2차전지 관련주들도 소폭 약세를 나타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5.29% 상승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차전지 관련주를 사들인 건 외국인이다. 최근 한 주간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으로, 약 1116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외에도 에코프로(388억원), 에코프로비엠(276억원), 포스코퓨처엠(273억원)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에코프로비엠은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두고 치열하게 순위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2일 종가 기준 시총 17조7803억원으로 알테오젠(17조1138억원)을 제치고 1위를 재탈환한 바 있다. 전날 다시 알테오젠에가 자리를 내줬으나 이날 에코프로비엠은 2%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다시 1위로 돌아왔다.
부진했던 2차전지 관련주들이 상승세를 돌아선 데에는 금리 인하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10월에는 한국은행도 기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국내 2차전지주 목표가를 올리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유럽연합의 2025년 이산화탄소 배출 목표 강화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상대적으로 소외돼있던 수급의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특히, 반도체 쪽으로 쏠렸던 수급이 최근 들어 분산되면서 그 대안으로 2차전지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대통령 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의 승산이 높아지면서 2차전지 섹터의 주가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2차전지를 향한 우려의 시선도 여전하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근래에 2차전지가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여전히 2차전지의 수출 증가율이 크게 개선되는 등의 모습이 보인건 아니기 때문에 의구심이 드는 건 사실"이라며 "2차전지 반등이 지속될 수 있을까라는 점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면, 반도체 관련 업종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3%대 약세를 보였고, SK하이닉스는 무려 8%대 급락세를 보였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엔비디아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로 반도체 관련 업종에 대한 전반적인 투심이 가라앉은 탓이다.
전날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3.26% 하락했고, 엔비디아는 9.5% 급락했다. 여기에 브로드컴(-6.2%), AMD(-7.8%), 퀄컴(-6.9%) 등도 내렸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ISM 제조업지수가 부진하면서 아직 진정되지 않은 시장의 우려를 재차 불러일으켰다"며 "전날 엔비디아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급락 여파로 반도체, 전력기기 등 AI 관련주 낙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김현정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