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s] 고용 지표 악화 우려에 뉴욕증시 혼조
테슬라, 내년 1분기 완전 자율주행 출시오펙 플러스, 증산 연기
염현석 기자
<편집자주> 뉴욕에서 전하는 미국 경제와 시장 이야기. MTN 뉴욕특파원이 [뉴욕 is]로 생생하게 풀어드립니다.
(뉴욕=머니투데이방송) 염현석 특파원= 뉴욕증시가 지난 달(8월) 초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용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 자체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나스닥 지수는 장 초반 1% 이상 상승하면서 반등세를 이뤘지만 장 막판으로 갈수록 힘을 잃었고, 다우 지수는 전일 소폭 오름세에서 하락세로 전환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19.22포인트(0.54%) 하락한 40,755.75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16.66포인트(0.3%) 내린 5503.41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만 43.37포인트(0.25%) 상승한 17,127.66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미 정부 발표에 하루 앞서 나온 민간 고용 보고서 영향을 받았다. 3년 반 만에 고용열기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다그나마 다행인 점은 실업급여 청구건수 데이터는 전주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량해고의 징조는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마크 말렉 시에버트 파이낸셜의 최고투자책임자은 "매우 좁은 범위에서 지수가 움직이고 있다"며 "내일 고용보고서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면 어느 쪽으로든 꽤 큰 움직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급격히 식어가는 미국 고용시장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 ADP에 따르면 8월 민간 부문 신규 일자리 고용은 9만9000건 늘었다. 2021년 1월 이후 가장 적은 수치로 월가 전문가 전망치인 14만4000건에 한참 미치지 못한 실적이다. 전월치인 11만1000건보다도 하회한 수치다. 전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7월 구인 건수가 3년 6개월 만에 최저임을 감안하면 이틀 연속 미국 노동시장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점을 찾아보면 고용은 둔화했지만 실제 일자리 감소를 보고한 부문은 먾자 얺다는 점이다. 전문 및 비즈니스 서비스에서 1만 6000명이 감소했고, 제조업에서 8000명, 정보 서비스에서 4000명이 줄었다.
또 아직까지 대량해고 사태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로 끝난 주에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22만 7000건으로 전월비 소폭 감소했고, 예상치인 22만 9000건보다 다소 낮았다.
넬라 리차드슨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시장 하락세는 지난 2년간 엄청난 성장 이후 정상보다 느린 속도의 채용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 주목해야 할 다음 지표는 임금 성장률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극적인 침체에서 안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다 정확한 미 노동시장 현황은 내일(6일, 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내놓을 8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이 16만5000건 증가하고, 실업률은 4.2%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약 내일 고용 보고서에서 비농업 신규 고용이 10만건 밑으로 떨어지거나 실업률이 4.4~4.5% 이상으로 오를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컷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월가는 분석하고 있다.
◆테슬라 "내년 초 유럽과 중국에서 완전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를 출시"
테슬라가 내년 유럽과 중국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FSD(Full Self-Driving)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5% 가까이 주가가 뛰었다.
테슬라는 이날 오전 자사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홍보하는 '테슬라 AI'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FSD 출시 '로드맵'을 게시했다. 여기에는 내년 1분기에 유럽과 중국에서 FSD를 출시한다는 계획이 "규제 당국의 승인에 달려있다"는 단서와 함께 포함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 게시물에 댓글로 "바라건대, 오른쪽 운전석(RHD) 시장은 (내년) 늦은 1분기, 이른 2분기에"라고 썼으며, 역시 "규제 당국의 승인에 달려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테슬라의 로드맵에는 FSD 작동 중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하기까지 차량이 자율적으로 주행하는 거리를 종전보다 6배 늘린 'v13 버전'을 오는 10월에 출시하겠다는 계획도 담겼다.
◆오펙 플러스, 증산 연기…미국 등 경기침체 우려
미국 경제 침체 우려가 커지자 산유국 모임인 오펙 플러스(OPEC+)가 생산량 증가계획을 2개월 연기하기로 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오펙 플러스 회원국들은 10월로 예정된 일일 생산량 증산(18만 배럴) 계획을 연기하기로 했다.
산유국들의 증산 연기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 주 초에 폭락했던 원유선물은 상승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05달러(0.07%) 하락한 배럴당 69.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1월 만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73.63달러로 거래돼 전일 가격보다 1% 상승했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국채금리는 떨어졌다. 오후 4시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4.1bp(1bp=0.01%포인트) 내린 3.727%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2.2bp 하락한 3.748%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날 일시적으로 해소됐던 장·단기물 역전현상은 다시 유지됐다.
염현석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