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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지수 논란 커지자 ETF 출시 앞둔 운용업계도 골머리

거세지는 '종목 구성' 논란…연내 리밸런싱 가능성 ↑
운용업계 "비슷한 상품 한 번에 나와…보수 경쟁 격화될 것"
김현정 기자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구성 종목에 대한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벌써부터 종목 변경 가능성이 제기되자 해당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앞둔 자산운용사들도 고민이 깊어진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들이 연내 변경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거래소는 지수 발표 당시 시가총액 400위 이내의 시장대표성을 비롯해 수익성, 주주환원 성과 등과 함께 전체 또는 산업군 50% 이내 주가순자산비울(PBR), 산업군별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위 등 5가지 평가 지표를 기준으로 100개 종목을 지수 구성 종목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거래소 측이 제시한 당초 기준과 달리 수익성(2년 합산 적자) 측면에서 SK하이닉스가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점이 논란이 됐다. 여기에 밸류업 공시에 적극적으로 나선 KB금융과 하나금융은 빠진 점 역시 도마에 올랐다.

이에 양태영 유가증권시장본부 본부장은 "SK하이닉스의 경우 시장 영향도를 고려한 특례 편입 종목으로, 올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며 "반면, KB금융의 경우 ROE가 산업군 상위 50%에 들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편입 종목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거래소는 연내 리밸런싱(재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밸류업 지수 정기 리밸런싱은 연 1회로 매년 선물만기일 다음날로 예정돼있다.

운용업계는 밸류업 지수를 기초 지수로 삼은 ETF를 11월 출시할 예정이다. 거래소가 연내 리밸런싱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지만, 운용사들의 ETF 상품 출시 계획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란 반응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필요하다면 리밸런싱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ETF가 출시되는 시점 혹은 한 달 안에 리밸런싱한다는 건 이례적"이라며 "리밸런싱을 하게 된다면 업종 분산 보다는 주주가치를 위해 행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기업이 담기는 등 실질적인 주주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항목들의 스코어가 가중되는 방식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운용업계의 우려는 보수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발표하는 정책 관련 지수인 만큼 공신력 있는 지수가 될 거라는 기대감은 있다"며 "하지만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을 여러 운용사가 동시에 상장하는 건 운용사 입장에서는 지나친 보수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운용업계 관계자 역시 "밸류업 지수 종목은 모두가 알고 있고,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출시하다보니 지수 수익률과 최대한 비슷하게 움직이는 패시브 ETF형으로 내놓을텐데 그러면 결국 유사한 상품들이 나올 것"이라며 "이런 경우 대표적으로 ETF 성과를 많이 낸 주요 운용사들 비중으로 가져가고, 중소형 운용사들은 경쟁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후속 지수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주 쏠림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거래소가 소형주 중심으로 후속지수를 발표할 예정인 거로 파악하고 있다"고 제언했다.


김현정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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