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오락가락 관치에 은행 곳간은 불어나
조정현 기자
[앵커멘트]
예금금리는 제자리인데 대출금리 홀로 뛰면서 은행 곳간만 불어날 상황입니다.
금융당국의 오락가락 행보가 문제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조정현 기자입니다.
[기사내용]
국내 5개 대형 은행의 지난 8월 예대금리차는 0.57%포인트로, 한달 만에 0.136%포인트 올랐습니다.
지난 5월부터 계속 축소되던 예대금리차가 넉달 만에 확대된 것입니다.
예대금리차는 은행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차이.
은행권 예금금리는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지난 5월 연 3.56%에서 3.37%로, 석달 만에 0.2%포인트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사실 금리 하락이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글로벌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AAA등급 3년물 은행채 금리만 봐도 지난 5월 3.8%에 육박했던 금리가 현재는 3.1%를 겨우 넘는 수준입니다.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 금융당국이 섣부르게 개입하면서 대출금리만 뛰었다는 분석입니다.
당국 눈치를 본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상향하는 식으로 대출금리를 올렸습니다.
금리를 올려 대출을 줄이는 행위는 막겠다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뒤늦게 나섰지만 혼선을 초래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결국 금리를 '은행 자율'에 맡기기로 결론나면서 대출금리만 뛸대로 뛴 채 마무리됐습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 "차주들의 사정을 잘 이해하고 있는, 알고 있는 은행들, 금융 회사들이 현장의 창구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맞는 그런 방식으로.."]
우리은행이 오늘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를 올린데 이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도 모레부터 대출금리를 인상할 예정입니다.
3분기 실적을 우려했던 은행권은 반색하는 분위기입니다.
별다른 충당금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예대금리차 확대 등 요인으로 순이자마진 하락폭이 상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정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