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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유령빌딩' 유화증권을 아시나요

허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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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화증권은 1962년 설립돼 업력이 50년이 넘은 증권사입니다. 이 증권사는 대외 영업 활동보다 임대수익, 자기매매로 대부분의 수익을 내고 있어 대표적인 '은둔의 증권사'로 불립니다. 그런데 몇년 전부터 사옥에 입주할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여의도에선 유령빌딩이란 얘기마저 나옵니다. 임대수익을 거두지 못해 전체 실적도 악화되고 있습니다. 어떤 배경이 있는지 허윤영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서울 여의도에 있는 유화증권 빌딩입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여의도 내 노른자 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정작 유화증권 건물 내부는 텅 비어 있습니다.

지상 20개 층 중 1층에 위치한 카페와 사무용품 판매점, 유화증권이 사용하는 5개 층(2~5층, 20층)을 빼고 모두 공실인 상태입니다.

불꺼진 층이 많아 유령빌딩 아니냐는 말도 나온는데 이런 상태는 꽤 오래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유화증권은 실적에서 임대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아 장기 공실에 따른 부담이 큽니다.

[임대수익 의존도가 높은 이 증권사는 보시다시피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습니다.]

2010년 100억원에 가까웠던 유화증권의 임대료 수익은 지난해 15억원으로 급감했습니다.

올해 1분기에 거둔 임대수익은 2억원에 불과합니다.

임대수익이 악화되면서 같은 기간 순이익은 155억원에서 60억원으로 반토막 났습니다.

주변 상권 관계자들은 여의도에 새로운 건물이 속속 들어서는 상황에서 굳이 오래된 유화증권 빌딩에 입주할 이유가 없다고 말합니다.

실제 유화증권에 위치했던 한 영어학원은 소방시설, 건물 관리에 만족하지 못해 지난해 말 인근의 증권사 건물로 강의실을 옮기기도 했습니다.

유화증권 관계자는 "소방 시설을 포함해 건물 관리는 원칙대로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화증권은 1990년대 뉴욕에 사무소를 여는 등 한때는 활발한 영업활동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년 전 16개였던 점포수는 꾸준히 줄어 현재 3개에 불과하고, 2017년에는 장내파생상품 중개 및 매매 자격 마저 반납했습니다.

그 결과 본업에서 자기매매 비중(상품운용부문)이 전체 실적의 94%(2018년 기준)를 차지하는 기이한 사업구조를 갖추게 됐습니다.

대외 영업 없이 회사 돈을 굴리는 자기매매를 통해서만 수익을 내고 있는 겁니다.

본업을 키우고자 하는 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주 수익원이었던 임대수익 마저 급감하자 주가도 5년 래 최저 수준까지 내려앉은 상황.

최근 한양증권 등 소형 증권사들이 사업 다각화를 토대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유화증권은 불꺼진 사옥처럼 은둔의 증권사라는 별명을 고착화 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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