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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핵인싸] "너는 욕들으라고 월급받는거야"…14년차 'IR 핵인싸'의 삶은?

김신우 신성이엔지 이사, 유튜브하는 IR담당자…전화·IR 행사 및 온·오프라인 넘나들며 기업 알려
조은아 기자

돈이 모이는 곳에는 언제나 이 '인물'이 있기 마련이다. 돈줄의 물꼬를 튼 자본시장의 '핵인싸'를 만나 돈은 물론 그 뒷이야기를 샅샅이 들어보는 코너, '머니핵인싸'면 당신도 이미 '부자'


"아침에 기사를 정리하고, 메시지를 쓰면서 오늘은 하지 말까, 할까, 이제 그만할까, 계속 할까? 책상 앞에 앉을 때까지 진짜 한 60번쯤은 생각해보는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 일기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나에게 주는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정보전달' 이상의 의미가 제게 생긴 것 같습니다." (김신우 신성이엔지 이사의 지난 1월 7일 '텔레그램 뉴스 스크랩' 中)

신성이엔지에서 전략기획을 맡고 있는 김신우 이사는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열정 넘치게 소통하는 '핵인싸' IR담당자로 유명하다. 전화나 IR(기업설명)행사는 물론이고, 온라인에서는 회사 홈페이지, 텔레그램, 유튜브 등에서 전천후 활약하고 있다.

신성이엔지는 클린환경·재생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 필수적인 클린룸이 주력 사업이다. 여기에 배터리 생산라인에 설치되는 드라이룸 등을 생산하면서 2차전지 사업도 하고, 재생에너지 사업부문에선 태양광 셀과 모듈 등을 만들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사업을 하는 신성이엔지의 진면목을 알리는 것이 바로 김 이사의 역할이다. 김 이사의 IR은 매일 아침 뉴스 스크랩으로 시작한다. IT·반도체, 재생에너지 관련 기사를 정리해 텔레그램으로 공유하는데, 국내 뉴스 뿐아니라 해외 뉴스까지 꼼꼼하게 훑는다. 원문 기사를 단축 링크로 정리해 가독성도 높였다. 여기에 일상소회 등을 담은 짤막한 편지같은 메시지를 더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2월 무렵부터는 음악도 엄선해 링크를 걸고 있다.



"뉴스는 거의 수시로 확인합니다. 보통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는 해외 관련 기사를 살피고, 아침에 회사에 출근해서 국내 기사들을 포함해 정리하죠. 음악은 코로나19로 답답한 세상에서 아침에 노래 한 곡이라도 힘나게 감상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했어요."

유튜브에선 직접 회사의 실적과 현황을 설명하고, 댓글도 단다. 처음 회사 소식을 유튜브로 알린 것이 2017년이니 '6년차 유튜버'인 셈이다.

"당시 신성이엔지 시가총액은 2,000억원대 수준으로 높지 않았어요. 대기업들처럼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많지 않다보니 투자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회사를 알릴지 고민이 많았죠. 마침 수동적인 IR에서 벗어나서 좀 더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IR'을 해보자는 경영진의 의사결정도 있어서 본격적으로 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전문 방송인 못지 않게 차분하고 안정감 있는 진행을 하고 있지만 처음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영상으로 얼굴이 공개되는 부담 속에서 개인에 대한 악플까지 달려서 속상하기도 했다.

"주변에서 굳이 댓글을 달 필요가 있냐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하지만 유튜브와 같은 SNS 채널 댓글에 잘못된 정보가 있으면 그대로 확산될 수 있으니 회사 입장을 직접 설명하고, 소명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죠."

IR과 공시 업무를 맡은지도 어느덧 14년차. IR 베테랑인 그에게 고비의 순간도 많았다. Investor Relations의 약자인 IR은 기업이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홍보활동을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흔히 '주식담당자(주담)'으로 불리며 주가를 관리하는 업무로 잘못 인식된다. 이렇다보니 주가가 떨어지면 주담을 찾으며 대뜸 욕부터 하는 투자자들이 부지기수다.

"한번은 투자자에게 욕을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랬더니 돌아온 말은 "너는 욕 들으라고 월급 받는거야"는 말이었죠. 멘탈을 잘 잡다가도 그런 순간이면 흔들리게 돼요. 이제 갓 회사에 입사한 후배들이나 IR 업무를 시작하게 된 직원들이 이 일을 전문적인 능력이 필요한 일이 아닌 욕받이 하는 자리라고 생각하게 될까봐 안타깝기도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늘도 마음을 다잡고 '소통'에 나선다. 신성이엔지의 좋은 점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알릴지, 시장에는 어떤 부분을 강조해서 보여줘야 할지, 혹시 회사의 전반적인 사업활동과 관련해서 놓치고 있는 건 없는지 하나하나 체크한다.

무엇보다도 신성이엔지 주가가 2020년 11월 고점을 찍은 후 지난해 하락세를 보인터라 IR 담당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터다. 김 이사는 회사의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방향을 최대한 정확히, 있는 그대로 설명하는 데 신경쓰고 있다.

"주주들에게 정말 민감하고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IR담당자로서 회사의 좋은 소식만 전한다면 IR이란 업무는 필요없다고 생각해요. 회사의 상황이 좋든 나쁘든 상장회사라면 그것에 대해서 투자자분들이 이해하실 수 있도록 알려야죠. 지금까지의 부족한 점은 계속 고민하고 채워나가면서 회사와 투자자 사이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할테니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조은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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