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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리뷰] ‘책의 혁명’ 통해 미래를 꿈꾸는 ‘지적자본론’의 주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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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츠타야 서점의 신화를 창조한 마스다 무네아키 회장의 이야기다. 일본 경제는 버블 붕괴로 장기 침체에 빠진 상태에서 2000년대 말 세계 금융 위기를 맞았다. 세계 2위 규모의 내수 시장이라 하지만 타격은 커서 제조·유통·서비스 업계는 불경기의 터널을 빠져나가려 몸부림치는 중이다.

그런 가운데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이하 CCC)은 ‘츠타야서점’을 통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주목을 받더니, 이어 손대는 분야마다 승승장구하여 일본 산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서점은 전통산업에 속하는 전형적인 제조업 분야다. 우리도 사정이 비슷하지만 일본에서는 최근 10년 사이에 만여 곳의 서점이 문을 닫았다.

츠타야 서점은 이와 달리 도심 외곽과 지방 도시에 개점하여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중이며 운영 중인 매장만 1400여 개에 이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그룹이 겨우 인구 5만에 불과한 다케오 시에 설립한 도서관을, 13개월 동안 100만 명 이상이 찾았다는 사실이다. 같은 기간 일본 전역을 통틀어 이런 기록을 가진 공공시설은 단 세 군데뿐이다.

“지성에 근거한 기획이 있으면 사양 산업은 없다”라고 말하는 이 회사 마스다 무네아키 회장의 독특한 경영 철학이 담긴 책 『지적자본론』을 민음사에서 펴냈다. 마스다 회장은 216쪽의 다소 얇은 책 속에서 우리 시대에 대한 독자적인 해석을 비롯하여, 방대한 주제에 걸쳐 종횡무진 논리를 전개한다. 그럼에도 그의 논리 전체가 ‘책의 혁명’을 매개로 일관되게 연결되어 있다.

마스다 회장은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좌절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제대로 된 ‘시대 인식’이 없기 때문이라 말한다. 그에 따르면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부족한 물자에 시달리던 ‘퍼스트 스테이지’, 안정을 구가하던 ‘세컨드 스테이지’를 지나, 고객의 고유한 취향을 충족해야 하는 ‘서드 스테이지’로 진전돼 왔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기업가들은 전 단계의 시대 인식에 머물러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인들은 상품을 주고받는 장소를 여전히 매장(賣場), 즉 상품을 파는 곳이라 부른다. 소비자의 관점에서 보면 그 반대임에도 불구하고. 또 기업가들은 종종 세계 최초, 전국 최초라는 말을 쓰는데, 이 말 뒤에는 “그렇기 때문에 약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는 변명이 숨어 있다. 마스다 회장이 말하는 ‘고객 가치’는 그 점을 용납하지 않는다.

마스다 방식은 이렇다. 유명한 다케오 도서관을 설립할 때 그는 책을 대출하는 곳이 아니라 시민들이 즐겨 이용하는 곳이라는 개념에 착안해 설계했다. 마찬가지로 츠타야 서점에는 ‘인터넷에는 절대 존재하지 않는’ 가령 바람이나 빛을 도입해 방문객들에게 편안함을 주려 했다. 자연스럽게 기획과 디자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진다.

마스다 회장은 저 생각을 극단적으로 발전시켜 “기업은 모두 디자이너 집단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기업은 성공을 거둘 수 없다”고 말한다. 오늘날 모든 상품은 두 가지 요소로 인식해야 하는데 기능과 디자인이 그것이다. 디자인은 부가가치가 아니라 본질적 가치이며 이것이 서드 스테이지에서 일어난 중요한 변화다. 나아가 고객 가치를 높이기 위한 디자인, 그것이 곧 ‘기획’의 본질이다.

그런데 상품이 제공되는 플랫폼은 무수히 존재할 수 있으므로, 고객에게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제안 능력’이 필요하다. 와인 잔을 멋있게 디자인할 수 있는 사람은 많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잔이라면 양질의 와인을 마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라이프 스타일 제안’이 ‘고객 가치’와 결합되어야 시장에서 선택받을 수 있다. 마스다 회장은 이 두 가지가 CCC 그룹 성장의 핵심 키워드라고 말한다.

그와 같은 제안 능력의 원천은 돈이 아니라 지식이다. 문제는 지적자본을 축적하는 일이다. 마스다 회장은 이 ‘지적자본’이 기업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생각에서 책의 제목도 『지적자본론』이라 정했다. 그는 일본이 세계의 지적자본을 이끄는 곳이 되고, 2020년의 도쿄가 클라우드로 연결된 거대 디자인 센터가 되는 꿈을 꾼다. 다음과 같은 그의 주장은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에 던지는 경고처럼 들릴 수도 있다.

“반세기 전, 일본의 미래를 창조해 낸 것은 철근과 콘크리트였다. 앞으로 일본을 창조해 낼 것은 디자인이고 여기에 필요한 것은 지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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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적자본론 :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 = 마스다 무네아키. 민음사. 216쪽. / 분야 : 경영이론 / 값 13,800원



김선태 기자 kstkks@me.com

[MT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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